처음 작성하는 회고문이지만 이렇게 한 해를 정리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의 뜻 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던 시간들 이지만 그 시간을 지혜롭게 보내는 생각과 함께 많은 이벤트와 사람들 덕분에 성장을 함께 할 수 있었다.
퇴사를 하고 난 이후부터, 모두가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학습 - 스펙 쌓기 - 알고리즘 문제 풀기를 거쳐서 단기간에 취업을 하는 계획대로 보내려고 했었지만, 한 편으론 불안한 마음도 존재했다. 퇴사 전, 내가 실무에서 힘들었던 기억을 되짚어 보면 기본 소양이 부족한 것을 많이 자각했고 퇴사하는 날 까지 그 부분을 메꾸기 위해 제대로 쉬었던 기억이 없었기에 그랬다.
이 길목에서 내 가족과도 다름없는 친구의 조언이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정말 정직하게,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실적으로 준비를 해야할 것에 대해 우선순위를 세우는 데 도움을 주었고 나 또한 그 생각에 매우 동의했다. 그래야만, 개발자로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 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전반적으로 Computer Science의 기본기가 약했던 나는, coursera 강의를 수강하고 과제를 풀어가면서 아래의 기본기를 다져나갔다.
그리고 나서, 프로그래밍 언어(ex) Python)가 가진 고유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파이썬의 decoration pattern을 잘 사용하면, 템플릿 메타 프로그래밍을 대신 할 수 있는 이점이 존재 한다는 정도가 그 예시가 되겠다.
여기까지 쉬지 않고 공부하는데 대략 5개월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그러나 아직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에 대해 여러 고민이 있었고 그 원인을 파헤쳤을 때 궁극적으로는 내가 웹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찾게 되었다.
이렇게 준비하면서 하반기가 시작되었고, 이 때부터는 프로토타입으로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웹의 백엔드 처리 부분을 구현해서 면접까지 가져가야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고, 알고리즘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지점 까지 오면서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경험 두 가지를 말하자면,
이 두 가지는 물론 처음 시작할때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나와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나의 우려와는 다르게, 타인의 코드를 리뷰하는 것에 관대한 사람들을 만난 것도 매우 큰 축복 이었지만 조금 더 나은 알고리즘은 무엇인지, 내가 짠 로직에서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준비 되어야 하는지를 함께 짚어갈 수 있어서 유익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현재는 알고리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이론을 다시금 되짚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계획하면서 떠오르는 당장의 생각보다도 더 나은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는 단계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고, 체중이 70키로에서 75키로까지 불어나면서 체력은 그 절반으로 떨어졌다.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고갈 된다는 것을 느꼈던 무렵에 일상을 버티기 힘들었던 체력과 건강한 삶을 되찾고자 다이어트를 결심했고 그 과정에서 현재의 옵트(OPCT)를 만났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기로 결심했을 때, 난관을 맞게 됐다.
그 당시 나의 상태는 기초 운동을 받쳐줄 정도로 근육이 없었고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시작하는 운동이기에 평상시에 운동을 틈틈이 해오던 일반인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늦은 밤, 크런치 자세를 힘들게 1세트를 완주하면서 운동중에 느껴지는 통증을 참아낸 것에 대해 정원에서 좋은 피드백을 얻었고 작은 변화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과 하나 둘씩 서로의 노력으로 건강이라는 Goal을 향해 이어지는 선순환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바로 그 점이 운동을 나의 루틴의 일부로 잇게되는 작은 시작점이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이미 3개월이 지났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운동의 범위나 가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체지방부터 빠르게 감량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네가지를 하루도 빠짐없이 지켰고 체지방을 10키로 감량했을 때 할 수 있는 운동의 범위가 많이 늘어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일상에서 작은 변화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체적인 변화 뿐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해주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런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활력이 생긴 것이 일상에서 찾아온 기쁨이기도 했다.
나의 속도에 맞춰서,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옵트를 통해 현재는 평상시에 관심사로 두었던 것들,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열정적으로 빠져드는 것 만큼, 나의 호흡과 삶의 균형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깨달았던 한 해 이기도 했다. 나의 에너지를 무리해서 고갈시키는 것 보다는, 이런 균형을 빠르게 되찾는 연습이 내년에도 쭉 이어질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한 30대는 충분히 괜찮았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다소 느린 시작이었지만 그만큼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나의 일상을 사랑하는 시작이었기에 내년에 꿈꾸게 될 시간들이 기다려진다.
이렇게 개발자의 필수 덕목들을 잘 지키면서 사셨으니.. 금방 좋은 일이 찾아 올 것 같은 걸요?!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