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질문이다.
어쩌다가 개발자라는 꿈을 갖게 되었을까?
시작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께서 가져오신 삼성 노트북이 내 꿈을 결정했다.
당시 웹하드(온디스크, 파일노리..)가 유행이었는데 '메이플 프리서버 만드는 방법'이라는 파일을 보고 바로 다운로드했다. 밤을 새워 메이플 스토리란 게임의 프리(가짜) 서버를 만들었다. 같은 반 친구들이 하나둘씩 접속하기 시작한다. 그 당시 유행하던 네이트온, 웹 디스크, 네이버 카페 등등.. 친구들이 친구들을 불러모으고 그 친구들이 형, 동생들을 불러모은다. 어느새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내가 만든 게임을 이용한다. 피드백이 들어오면 밤새도록 알지도 못하는 js파일을 메모장으로 수정해 나간다. 카페에 회원들이 고맙다고 글을 올려준다.
이 순간 난생처음 성취감이란걸 느꼈다.
초등학생 때 공부를 꽤 잘하는 편에 속했다. 중학교 1학년 때도 마찬가지였고. 그러나 부모님은 그보다 더 잘하길 원했고, 1등이 아니면 인정해주지 않으셨다. 중학교 1학년 때 꽤 좋은 성적이 나와서 부모님께 자랑했다가 오히려 혼난 적이 있었다. 그 사건 이후 공부를 해야 할 동기를 얻지 못했다. 학교도 안 가며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시점에 만나게 된 게 프로그래밍이었다.
프리서버를 만들고 나서 내 삶의 목표 의식이 생겼다. 성취감을 추구하며 살자. 사람은 성취감을 얻기 위해 살아가는구나. 이 생각은 27살인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기 위해선 대학을 가야 한다는 생각에 학교 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재수까지 해서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했다.
사실 컴퓨터공학과는 내가 상상한 곳은 아니었다. 개발보단 공학을 배우는 곳이었다. 만들고 싶은 걸 만드는 곳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걸 똑같이 만들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곳이었다. 다시 절망을 느끼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우아한 테크코스를 만나고, 개발에 대한 열정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백엔드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로 우아한 테크코스에 들어갔다. 사실 자바도 들어가기전 학교에서 수업으로 들었던 것뿐, 아는 게 없었다. 하지만 우테코에서 진정한 개발에 대해 배웠다. 원하는 걸 만들기 위해 배워야 하는 것들을 배웠다. 필요한 걸 얻기위해 공부하는 법을 배웠다. 매 순간의 배움의 연속이었다.
Peloton 이라는 서비스를 결과물로 얻었다. 사실 아쉬운 점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다. 하지만 대학 생활 전체를 다 합쳐도 얻지 못할 성취감을 얻게 되었다. 개발이 더 좋아졌다. 중학교 2학년의 얻은 깨달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냈다. 성취감이 나를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성취감을 위해 발버둥 치는 개발자, 성취감을 위해 어떤 공부도 가리지 않는 개발자
그리고
항상 성취해내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넥슨이 이 글을 싫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