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일수록 민간신앙을 굳게 믿게 된다.
(그림 출처: 인스타그램 데브 경수(@waterglasstoon))
우리팀 자리에는 배포 토템이 하나 있다. 어느날 누군가가 쌓기 시작한 이 토템은 프링글스 3개로 시작했으나 점점 그 규모가 커져갔고 결국에는 서브타워를 짓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글에서는 올 한해동안 생긴 루틴(feat. 아날로그 감성)과 개선점 대해 써보려고 한다.
투두리스트의 탈을 쓴 운동 일지 달력. 빨간색은 아침 요가, 보라색은 저녁 요가, 노란색은 배드민턴이다.
사과 먹는 소리가 거슬릴 것 같아서 자리를 옮긴거였는데 주변이 조용해서 의외로 업무 정리하기 꽤 좋았다. 이걸 몇번 반복했더니 뒷자리 팀원분이 아침마다 회의하시는거냐고 물어보시길래... 사과 먹으러 가는거라고 말씀드렸다.ㅋㅋ
무계획의 끝판왕인 내가 TODO 리스트를 적게 된 이유는 단 하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정리가 안 된다.😇 300번 이슈 작업하다가 '아 맞다 290번 그거도 해야하는데' 혹은 '310번 이것도 까먹으면 안되는데', '아참 그 내용 확인해봐야지' 와 같은 생각이 마구 들기 때문이다.
사진을 유심히 보면 아직 체크되지 않고 빈칸으로 남아있는 목록도 있다. 이 리스트의 목적은 '복잡한 머릿속 정리하기'지, '오늘 끝내지 않으면 죽는 일 작성하기'가 아니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대하다보니 미완료 할일도 가끔 생긴다. 그럴 때마다 오늘도 나를 과대평가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일은 좀 적당히 적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메타인지는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면담 시간에 할 일을 머릿속에 계속 넣고 다니면서 우선순위 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씀드렸더니, 휴대폰 메모 앱이나 바탕화면 등 계속 눈에 띄는 곳에 적어둔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따라해봤다. 대신 휴대폰 앱이 아니라 회사 책상에 있는 작은 디퓨저 케이스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저녁 식사를 한다. 회사에 출근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밥 때문이다. 얼마나 진심이냐면 주말에 만든 밀키트가 남는 등의 이유로 집에 밥이 생긴 날에는 출근을 하지 않는다. (동기가 언제 재택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적이 있다.) 어찌됐든 잘 먹는게 최고다. 퇴근하고나서 운동도 해야 하기 때문에 저녁은 웬만하면 챙겨먹고 간다.
식당으로 내려가기 전에 하는 일은 크롬 창을 다 닫고 노트북을 닫는 것이다. 그 전날 했던 일을 '내일도 봐야해!'라면서 그대로 남겨놓고 다음날 회사에 돌아오면, 반드시 이걸 끝내야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알 수 없는 규칙이 발동되면서 그 날 할 일 목록도 코드리뷰도 이메일 확인도 모두 제쳐두고 그것만 하게 되었다. 할 일이 진짜 딱 1가지만 있을 때는 괜찮지만 보통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해로운 습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IDE, 메모 앱, 임시 저장 파일이 있는 앱을 빼고는 그 날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가는 편이다.
작년 이맘때쯤 행복 저금통이란걸 발견했다. 좋은 일 생길 때마다 날짜와 기분, 있었던 일을 적은 쪽지를 하나씩 넣는 저금통이다. 왼쪽 종이뭉치(원래는 다이소에서 영어 단어장으로 팔리고 있었다.ㅎ) 하나로 계속 저금했는데, 높이를 재 보니 1/3은 쓴 것 같다.
생각보다 회사와 관련된 쪽지가 많아서 놀랐다. 약 50장 정도 되는데 그 중 12장에 팀원들이 등장하고, 5장에 개발 관련 이야기가 등장했다. 틈새 홍보를 하자면 그 5장 중에 교보문고 리드잇zine 6호에 기고한 이야기도 들어가있다.^~^
회사 일을 하다보니 깃헙 잔디 관리가 쉽지 않다.🥲 플러터 프로젝트와 사내 인프라 활용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고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둘 중 하나는 후딱 끝내고 나머지에 집중할 때가 된 것 같다.
수많은 업보가 생겼다.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동시해 진행하면 정신없다.
올해도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