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개발 인프라에 대해 깊게 파는 내용이라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배포 시스템, 클라우드 인프라, 공통 라이브러리, CI/CD 파이프라인, 서버 환경 셋업, 개발 환경 구성 등이라 생각하였죠. 때문에 이 책을 통해 깊게 지식을 익힐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사실 그런 개념이나 사용 기술들을 알려주는 내용이 아니었어요. '플랫폼'이 단순 인프라와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배경에서 탄생했으며,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하는지를 다루었습니다.
오히려 생각지 못한 즐거운 발견이었어요. 아직 실무적으로도 접할 수 없던 분야이기에 이번 기회로 정확히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단순한 기술적 인프라가 아닌, 제품 철학과 조직 전략의 관점에서 해석합니다. 플랫폼 팀은 단순한 기술 지원팀이 아니라, 내부 개발자들이 효율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프로덕트 팀이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해요.
또한 플랫폼은 단지 기술 구성요소가 아니라, 명확한 고객(내부 개발자)이 존재하는 하나의 제품이며, 이 제품을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책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유독 흥미롭게 다가온 점은, 애플리케이션 팀과 플랫폼 팀의 차이에 대한 설명이었어요. 저 또한 플랫폼보다는 애플리케이션 팀의 사람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플랫폼 영역을 이해하고 배경을 쌓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플랫폼은 철저히 고객 중심으로 설계되고, 진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의 고객은 내부 개발자란 점도 흥미로웠어요. 개발자 경험(DX)이나 사용자 여정(User Journey)도 철저히 고려되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건 우리가 만든 거니까 써야 해”라는 식의 접근은 실패로 이어진다는 점도 실감 있게 설명됩니다.
플랫폼 팀은 독립된 기능을 수행하는 팀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팀과 지속적으로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더 나은 코드를 쓰고 더 빠르게 배포할 수 있도록 돕는 팀입니다”라는 정체성을 조직 전체에 어떻게 퍼뜨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아주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요.
많은 조직이 ‘표준화’라는 명분으로 플랫폼 팀을 만들지만, 실제론 내부 고객을 무시한 채 팀의 욕심만 반영된 경우가 많아요. 책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플랫폼이 외면받는지, 실제 예시 없이도 독자가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잘 풀어냅니다.
단지 플랫폼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운영까지도 플랫폼 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온콜 체계나, SLO, 장애 대응, 실패 복구 등의 책임도 플랫폼 팀의 일부여야 하며, 이를 통해 전체 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실제로 플랫폼 팀에 속해 있거나, 조직 내에서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정말 유용한 가이드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막 접한 입장에서는 많은 부분이 뜬구름 잡는 얘기로 느껴졌어요. 아직은 공감보다는 관찰에 가까운 독서가 되었어요.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굉장히 탄탄하고 설득력 있어요. 하지만 구체적인 기업 사례나, 실무적인 경험이 좀 더 들어 있었다면 훨씬 생생했을 거라 생각해요. 현재 상태로는 ‘원칙 중심’의 글이기 때문에, 실무 적용을 고민하는 독자에게는 약간 아쉽게 느껴질 수 있어요.
몇몇 용어들은 번역이 다소 어색했어요. 예를 들어 ‘거짓양성(오탐)’, ‘거짓음성(미탐)’ 같은 표현은 배경이 없는 독자로서는 이해가 어려운 표현이었습니다.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단순히 기술적인 지식을 쌓는 책이 아니었어요. 플랫폼 팀이라는 존재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잘 기능할 수 있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들었어요. 플랫폼이 단순히 인프라 구축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를 알려주었어요.
플랫폼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저에게 어려운 책이었지만, 언젠가 제가 플랫폼을 현업에서 마주하고 깊이 알아야할 때, 이 책은 분명 아주 단단한 길잡이가 되어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