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네이버 부스트캠프 웹/모바일 10기의 챌린지 과정도 절반이 넘게 지나갔습니다.
2주차 회고에서 저는 '내가 설명할 수 있는 CS 지식' 을 학습하고, '의식적인 행동과 휴식' 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하며, '동료와 함께'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이제 챌린지 마지막 주를 앞두고, 이 다짐들이 3주차에서 어떻게 지켜졌는지, 어떤 시련을 겪었고 무엇을 배웠는지 돌아보려 합니다. 이번 회고는 노래를 들으면서 읽어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3주차에 접어들며, 미션의 형식과 난이도 모두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하루에 하나의 미션을 해결하던 방식에서 이틀에 걸쳐 구현과 개선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으며, 짝과 함께 하는 설계나 AI 피어 세션과 같은 새로운 활동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저에게 기대와 동시에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두 가지 큰 시련에 마주했습니다. 하나는 미션 자체의 복잡성과 모호함이었고, 다른 하나는 2주차에 세웠던 '용기 있는 휴식'이라는 다짐을 뒤로 한 채 또다시 늦게까지 미션에 매달려야 했던 저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3주차의 미션들은 지난 2주간 학습했던 다양한 CS 지식을 활용해서 해결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들이었습니다. 특히,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특정 CS 개념의 내부 동작 원리를 깊이 파고들어야 했던 두 번째 미션은 저에게 낯설고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요구사항이 역대급으로 모호하게 느껴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떻게 설계하고 구현할 것인지'를 스스로 정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러한 막막함 속에서 저는 또다시 '완벽한 설계'라는 함정에 빠졌습니다. 3주차 첫 미션에서 머릿속에 이상적인 시스템 아키텍처를 그리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고, 그 결과 정작 구현에 들어갈 시간이 바닥나 핵심 기능 중 하나조차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이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구현을 제대로 마치지 못하면 다음 과정에 가지 못할 거야'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또 다시 저를 짓누르기 시작했습니다.
2주차 회고에서 비효율적인 밤샘 대신 '용기 있는 휴식'을 취하겠다고 다짐했지만, 3주차 두 번째 미션에서는 이 다짐을 어기고 또다시 잠에 늦게 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번 밤샘은 지난번처럼 찝찝하거나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아니라, 막혔던 부분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지난 회고까지는 생각이 떠오르는대로 글을 써내려갔는데, 이번에는 회고의 다양한 방법론 중 가장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KPT 회고를 통해 3주차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어떤 것들을 지켜나가고, 어떤 문제들이 있었고, 이를 돌아보며 4주차에는 어떤 시도를 할 지 하나씩 천천히 살펴보겠습니다.
3주차의 어려움 속에서도 제가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긍정적인 경험과 태도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해야만 해서'가 아닌 '즐거워서' 밤을 새웠던 경험은 저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무작정 선을 긋는 것이나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것 모두 불필요한 제약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즐기는 마음'을 저의 나침반으로 삼고, 이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고 나아가려 합니다.
또한, AI를 활용하는 방식도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챌린지 과정 전에는 단순히 답을 찾는 도구로 사용했다면, 이제는 AI에게 동료 리뷰어 역할을 부여해 저의 문제 해결 과정을 객관적으로 진단받았습니다. AI는 저의 '초기 단계의 과도한 설계'라는 약점을 정확히 지적해주었고, 덕분에 저는 좋은 설계와 과도한 설계의 경계에서 길을 잃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AI를 '스파링 파트너'로 활용하려 했던 2주차의 다짐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구체적인 시도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추상적인 개념을 제 언어로 소화하고 구현을 통해 효용성을 체감하는 저만의 학습법은 여전히 유효했습니다. 3주차 미션에서 사전적 정의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개념들을 비유를 통해 설명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아하 모먼트'를 경험할 수 있었고, 이를 코드로 구현하며 이해를 한층 더 다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들을 통해 성장했지만, 동시에 저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주차에는 여전히 길을 잃고 방황하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2주차 회고에서 다짐했던 '용기 있는 휴식'을 지키지 못하고, '완벽한 설계'라는 함정에 빠졌던 것입니다. 미션의 요구사항이 모호해지자 저는 다시 불안감에 휩싸였고, 결국 구현에 앞서 이상적인 시스템 아키텍처를 그리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아버렸습니다. 불확실성을 줄여보고자 한 시도라고 당시에는 생각했지만, 막상 구현에 들어가니 설계에서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눈에 띄게 있었습니다.
짝 설계 미션에서는 '슬로우 스타터'라는 생각에 갇혀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빠른 학습 후에 설계 초안을 가져가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렸고, 스스로를 낮추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는 좋지만,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야 했습니다.
3주차의 경험을 바탕으로 4주차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시도해보려 합니다.
짝 설계 미션에서 더 적극적인 태도 취하기: 다음 짝 설계 미션에서는 요구사항이 공개되자마자 분석하고, 학습해야 할 키워드를 정리하여 짝에게 먼저 공유하고자 합니다. '슬로우 스타터'라는 생각에 갇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목표와 체크포인트를 설정하여 미션에 접근하며 함께 성장할 계획입니다.
복습과 체화에 집중하기: 미션을 진행하며 알게 된 CS 지식을 학습정리 노트에 남기는 것 만으로 그것이 100% 저의 지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일이지만, 이번 주말 동안 1~3주차에 작성한 학습 정리 자료를 모두 돌아보며 새롭게 업데이트하고, 이를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통해 복습하며 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즐기는 개발자가 되기: 비효율적인 밤샘은 피하되, 막혔던 부분을 해결하는 즐거움이 느껴질 때에는 그 몰입을 끊지 않고 끝까지 이어가고자 합니다. 그로 인한 체력 저하는 2일차 개선 과정에만 전념하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조절해 봐야겠습니다.
지난 3주간의 챌린지 과정을 돌아보며, 저에게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불안감에 쫓기는 캠퍼'에서 '성장을 즐기는 개발자'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3주간의 회고를 정리해서 AI에게 분석을 맡긴 결과, 다음과 같이 주차별로 저의 성장 동기, 학습 방식, AI 활용법, 동료 관계, 태도 변화를 한눈에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구분 | 1주차 | 2주차 | 3주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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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동기 | '다음 과정에 가지 못할까'라는 불안감과 조급함 |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자기주도적 성장에 집중 | '즐거워서' 몰입하는 경험을 통해 내적 동기를 강화 |
학습 방식 | AI에 의존, 학습과 구현의 균형 상실 | '학습-설계-구현' 사이클 반복, '야크 털 깎기' 방지 | '즐거움'을 나침반 삼아 학습, '나만의 언어'와 '구현'을 통한 체화 |
AI 활용 | AI에 과도하게 의존 | AI를 '스파링 파트너'로 활용하며 사고 확장 시도 | AI를 '동료 리뷰어'로 활용해 객관적 진단 및 구체적인 협업 시나리오 수립 |
동료 관계 | 피어 피드백에 소극적, 동료들의 학습법을 배우려 다짐 | 동료의 실천을 보고 휴식의 중요성을 깨닫고, 비교의 대상을 '나'로 한정 | 짝 설계 미션에서 '수동적 태도'의 문제점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변화 |
태도 변화 | '완벽해 보이기'에 급급한 비효율적인 모습 | 자기 객관화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 노력 |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능동적 태도 확립 |
3주차의 긴 고민과 성찰의 끝에서, 저는 '즐거움'이라는 나침반을 발견했습니다. 과거 현업 개발자인 지인에게 '해야 해서' 밤을 새우는 것과 '하다 보니' 밤을 새우는 것의 차이를 들었을 때,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3주차 미션에서 '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아닌 '학습하는 과정이 재미있다'는 마음으로 밤을 새웠던 경험을 통해, 비로소 그 차이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즐기는 마음이 바로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최근 제가 본 F1 영화 속 주인공의 태도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한때 전설이었지만 은퇴했던 베테랑 드라이버가 돈이나 명성이 아닌, 그저 "레이스가 재미있으니까"라는 순수한 이유 하나로 다시 F1에 돌아온 모습에서 저는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의 태도처럼, 저 또한 남들의 평가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성장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개발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평생 도전과 마주하는 일의 연속일 것입니다. 이 길을 즐기지 못한다면 결코 오래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막막한 미션 앞에서 좌절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불안해하고, 잠을 줄이며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대신, 그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저를 옭아맸던 모든 불필요한 제약들을 내려놓고, '즐거움'이라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묵묵히 나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 (중략) ...
아니 벌써 3주차라니. 점검 연결고리가 많아지고 복잡해지고 더 봐야하는 자료도 많고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것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철이라 지치기도 하고 할 일이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아 머리가 아프기도 하죠.
이 순간이 학습 과정에서 고점을 지나는 결정적 순간일 겁니다. 챌린지는 CS를 학습하고, 학습하는 지식을 무언가 직접 만들면서 경험하고 연결하는 순간들이 이어져있습니다.
다음주 마지막 주를 만나기 전에
주간 학습 피드백을 작성하기 전에
3주차 결정적 순간을 잘 보내고 있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도 해주세요어떤 주제나 미션이든 모든 학습을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딱 내가 한 만큼은 인정해줍시다.
- 3주차를 마무리하면서 슬랙에 올라온 JK님의 메시지
이처럼 '과정 자체를 즐기는' 마음가짐은, 챌린지 마지막 주를 앞두고 F1 영화 속 대사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JK님의 메시지처럼, 이제는 모든 학습을 끝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제가 한 만큼을 인정해주려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남은 챌린지 과정을 온전히 즐겨보려 합니다.
F1 영화 속 주인공 소니 헤이스가 자신의 동료인 조슈아 피어스에게 던진 "Three laps is a lifetime" 이라는 대사가 영화를 보고 온 지 2주가 넘었음에도 계속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F1 레이스에서 단 3바퀴는 평생과도 같은 시간이며, 그 안에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챌린지 과정의 마지막 4주차 역시 그렇습니다. 불안함과 조급함은 내려놓고, 오직 '즐거움'이라는 나침반을 따라 저만의 레이스를 펼치는 4주차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Three laps is a lifetime."
저도 이번에 KPT 도구를 처음 써봤는데 간단명료해서 제 행적을 돌아보고 기록하는 게 엄청 편하더라구요. 진작에 좀 써볼 걸 그랬나 봅니다😂
저도 1주차에는 '해야 해서' 밤을 샌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하다 보니' 밤을 샌 느낌이에요. 동훈님의 멘트 덕분에 제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조금 더 확실해졌어요👍
우리 4주차도 함께 즐겨봐요 동훈님!!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