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정글 첫 주 후기

채림·2023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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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정글 첫주차 주말이다.

정글에서는 1주차가 아니라 0주차라고 불렀다.
월요일 점심에 입소해서 토요일까지, 5일밖에 안됐는데 이미 5주는 지난 느낌이다.

첫 3일은 좀 빡빡했다.

도착하자마자 냅다 웹프로젝트를 3일만에 만들라고 했고, 나는 좀 아는 편이지만 다른 사람들 대부분은 입학시험 때 공부한게 전부이기 때문에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아침에 9시에 나와서 새벽 2~3시까지, 밥 먹는 시간을 빼도 15시간씩 했다. 사실 원격으로 집에서 했으면 절대 못할 스케줄이었다. 그런데 뭐 별 수 있나. 강의실에 앉아있어야 하고 다들 하는데. 거기에 첫주차이기 때문에 의욕과 열정이 넘치는 것도 있었다.

결론은 하니까 된다.

나를 제외한 팀원들이 웹개발이 아예 처음이기 때문에 CRUD 이상을 기대하진 않았는데, jwt 토큰으로 로그인에 이미지 업로드까지 프론트-백 모두를 3일만에 구현했다.
다른 팀들도 처음 아이디어 발표 때는 에이, 저렇게 기능을 많이 구상해서 다 못 만들겠다. 저거 내가 한달동안 했던 건데. 했는데 거의 완벽하게 다들 해왔다. 지도에 토큰 블랙리스트, 배포까지 다들 대단했다.
그래도 한 가지 좀 뿌듯했던 건 발표 내용은 우리팀이 제일 잘 짠 것 같다. 엘리스에서부터 발표를 도맡아서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중요 기능 설명에 트러블슈팅 넣은게 딱 맞아 떨어졌다. 어쩐지 사다리타기만 하면 내가 걸리는게 내 발표 능력을 위해서인가....

다음 한달은 좀 걱정되긴 한다.

이번주 금요일부터 한달간은 알고리즘 주간인데, 금요일 토요일 이틀 하고 벌써 지겨워 죽겠다. 프로젝트 할때는 다들 논의하느라 와글와글 분주했는데 지금 하는 알고리즘이 기초라 그런가 논의할 것도 없어서 완전 독서실 그 자체가 돼버렸다. 너무 고요해서 말 한마디 꺼내기도 민망해. 따뜻하고 배부르고 조용한 강의실은 너무 졸리다.
그리고 그 뒤부터는 그 악명높은 C언어와 핀토스이기때문에 더 걱정되기도 하다.





여기까지는 회고였고 이제 에세이를 써볼까 한다.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성찰, 이라고 한다면 단연 진작에 이렇게 했으면 이미 취뽀하고도 남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그렇지만 절대 그럴리 없다는거 알기때문에 아쉽진 않다. 지금 고3때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내가 혼자 이렇게 할 수 있을 리 없다. 이거 되게 하려고 수업도 없고 굳이 모일 이유도 없는걸 대전까지 내려와서 이러고 있는걸. 다만 뭐 감시하는 것도 아니고 강요하는 것도 없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5개월 뒤까지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한다.
마음 같아서는 쭉 이렇게 뭐든 열심히하고 뭐든 최고이고 싶은 마음이 계속 갔으면 한다. 같은 반 타잔들이(정글에 사니까..) 다들 의욕 넘치고 잘 하고 싶어하는게 느껴지는데 그게 지속되면 될 것 같기도 하다.

5개월만에 짠! 완벽한 수석 개발자!가 될 순 없겠지만 오? 얘는 태도며 기본 실력이며 싹이 보이는데? 정도는 됐으면 좋겠다. 웬만한 데 면접까지는 가는. 절대 오늘 구글 코테에 한문제도 못 풀어서 그런게 맞다. ㅠ.....
너무 거창한 바램인가 싶기도 하고 진짜 될 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5개월만에 사람이 그렇게 개조될수가 있나 싶다가도 하루에 최소 12시간씩 하는데 안될 것도 없지 안나 싶기도 하고.

실력면에서는 어려워도 인맥쌓는건 꼭 하고싶다. 인맥이라고 하니까 되게 속물적이고 계산적인것 같지만 그냥 친해지고 싶다는 뜻. 나중에도 서로 연락하고 좋은 영향 주는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

그거 외에는 딱히 다짐하고 그럴건 없는 것 같다. 원래부터 거창하게 뭘 계획하고 생각하는 타입이 아니라.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겠지. 사실 정글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게 그거이기도 하다.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만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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