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인 토스 심사를 제출하고 나서 1시간 뒤 서류 합격 연락이 왔었다. 처음에는 심사 결과를 전화로 알려주네라고 생각했는데, 전에 넣었던 이력서가 통과했다 해서 머릿속에서 “이게 뭔 소리고” 했었다. 정신을 차릴 때쯤에는 이미 직무 인터뷰까지 보게 되었고, 부랴부랴 인터뷰 준비를 하게 되었다.
토스는 나처럼 프로덕션을 위해 개발을 선택한 엔지니어들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기업이고, 그런 기업들을 조사하다 보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기업이라 생각한다.
서류와 인터뷰 과정을 준비하면서 토스라는 문화에 나를 맞춘다기보다는,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민감한 이슈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 왔는지, 내 타임라인 속에서 나의 액션과 그 이유들을 정리했다.
면접을 준비하는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내 자신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부족한 것들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며칠이 지나 토스 채용팀에서 연락이 왔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기뻤고, 꿈꿔왔던 기업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몇 시간 정도 정신을 못 차렸던 것 같다. 뭔가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았다.
토스는 '솔직함'과 '전문성'에 가치를 높게 보는 것 같았다. 인터뷰 과정에서 면접관분들이 적극적인 질문을 하실 때마다 두 키워드를 사용하시기에 ‘여기는 솔직하고 전문성 있게 일하자는 주의구나’라는 가설을 만들었다. 거기에 맞춰 꾸밈없는 답변과 지식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풀어가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결국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 부분이 잘 설득된 것 같다.
이후 채용팀에서 입사 관련 안내와 JD, 팀에 대한 설명 등을 매우 자세하게 알려주셨다. 그리고 메일로도 안내를 해주셨는데, 메일을 확인할 때 비로소 ‘진짜 합격했구나’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일 뿐, 엄청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우선 내가 합류하게 될 팀에서의 나의 파트는 개발을 하지 않는 직무다.
내가 토스라는 기업을 가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이였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토스라는 기업을 입사하고 나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 토스 팀에 함류 해서 어떤 동료와 함께 일하며 그 동료들에게 내가 어떤 일을 해줄 수 있고 어떤 성장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이 기회를 선택함에 있어 앉게될 트레이드 오프를 고민했을때 가고 싶었던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에는 선뜻 발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오퍼에 대해 리젝을 했다. 단순히 한다 안 한다의 선택이 아닌, 소중한 기회를 잡느냐 조금 더 기다리느냐를 고민했을 때 조금 더 기다려보는 선택을 했다.
"난 무조건 개발을 할 거야!" 이런 것보다 내가 어디서 누구랑 무엇을 하느냐를 고민해봤을 때, 나는 내가 선망하는 기업이 결국 나에게 '어제보다 더 발전하는 나'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더 잘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지원한 직무가 그걸 제공하지 못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내가 해석한 JD의 job들이 내가 꿈꿨던 미래의 모습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지금 나의 상황과 글에 표현하지 못한 것들, "카더라"라는 정보를 배제하고 판단했을 때 최종 목표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는 높은 확률을 가진 쪽을 선택한 것이다.
내가 지원한 직무도 나에게 엄청 과분하고 소중한 기회다. 그러기에 신중한 고민을 했고, 그 소중한 기회를 단지 토스라는 가치만 보고 선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토스에 합격했다는 것이 모든 직무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전히 다른 직무에서는 서류 단계에서 탈락을 경험하고 있다.

토스의 면접 프로세스를 경험했다는 것은 분명 큰 자산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떨어진 직무에 대해선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 직무에서는 왜 내 이력서가 설득력을 가졌는지, 다른 직무에서는 어떤 부분이 Bio와 달라 설득되지 않았는지를 분석해야 할 것 같다.
더 멀고 힘든 길일 수도 있지만, 이 여정을 조금 더 즐기면서 현재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해 이번 경험을 다음 인터뷰 기회에서 잘 풀어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토스. 차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