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모델은 꼭 필요한 것일까 ?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박영석 대장은 안나푸르나 남서벽 원정에 나섰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는 실종되었고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배우의 길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다. 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여러가지 있듯 최고의 배우가 되는 길도 여러가지다. 누군가가 밟고 지나간 길을 따라 오를 수 있고,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도있다. 새로운 길은 언제나 힘들고 험난하며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한마디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반면에 이미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올라간다면 더 쉽게 정상에 오를 수있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개척해 놓은 길을 따라 히말라야를 정복했다. 그 업적을 이룬다음 자신만의 루트를 만들기 위해 나섰던것이다. 롤 모델이란 바로 이런것이다. 당신이 배울만한 점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를 롤모델로 삼아라.
"한 작가의 것을 훔치면 표절이지만 많은 작가의 것을 훔치면 연구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여러사람의 장점을 두루 공부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재능을 갖추려면 롤 모델 역시 다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 똑같이 흉내내는 것과 장점을 배우는 것은 엄밀히 다르다. 그의 장점을 받아들여 자신의 스타일로 녹여내야한다. 반드시 롤모델과 똑같은 길을 걷는다면 당신은 분명 실패하고 말 것이다. (제 2의 누구..)
배우의 역할은 관객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배우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던 간에 항상 '관객을 위한' 이란 수식어가 들어가야한다. 관객이 있어야 배우가 있다. 시인이 멋진 시를 써도 읽어 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 시는 휴지조각이다. 관객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배우의 연기를 본다. 따라서 배우는 관객에게 '무언가'를 줘야 한다. 이러한 계약이 깨진다면 관객은 배우를 외면하고, 배우는 도태되고만다.
절망에 빠진 사람이 배우의 연기를 보고 삶의 희망을 얻거나 , 배우의 연기를 보고 활짝 웃는다거나 그렇다면 배우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배우란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이다.
기술이 좋으면 몇년은 가지만 결국 들킨다. 가장 중요한것은 '진심'이다.
준비는 적게 하면서 많은 것을 얻으려 하는 곳에 항상 한숨이 숨어있다. - 괴테
시나리오를 받고나면 캐릭터와 약속을 하고 피나는 연습과 노력을 해야한다. 자기가 맡은 역할을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하며, 촬영이 들어가기 전까지 배역과 완벽하게 일치되어 있어야 한다. 심지어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비밀스러운 생각까지도 배우는 잡아내야만 한다.
나는 '기봉이'가 되기위해 몰입했다. 그는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말투와 표정, 동작과 호흡까지 남달라야만 했다. 나는 기봉이가 되기위해 영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모든것을 기봉이처럼 바꿨다. 걸을때도, 식당에서도 주문할때도 기봉이 말투로 주문했다.
나는 기봉이 처럼 되기위해 6개월을 뛰고 기봉이 처럼 표정지으며 말했다. 이것이 내 옷처럼 익숙해지고 편해져야 동작에 신경 쓰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
배우에게 있어 캐릭터의 완성은 완벽한 몰입을 통해 이뤄진다. 그렇지만 몰입은 저절로 이뤄지지않는 것이 아니다. 캐릭터와 몰입하려면 우선 캐릭터와 동화되어야 한다.
강제규 감독님은 말했다.
"배우가 이 상황을 믿지 않고 연기를 한다면 되겠는가?"
"우리도 믿지 않으면서 관객에게 믿으라고 강요하는 건가? 믿어라! 동화하라! 어떤 상황이든 배우는 이 상황을 본인에게 일어난 실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믿어야한다."
.. 내가 맡은 캐릭터를 연기하는게 아니다. 내가 그 캐릭터가 되는것이다. 뭐든지 상상할 때 '나'에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내가 이 상황에 처했더라면 ?' 이것이 첫번째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그상황을 느끼기 때문에 감정도 자연스럽다.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싶다면 캐릭터와 최대한 닮아야 한다. 그리고 캐릭터와 최대한 닮으려면, 그 캐릭터와 동화되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무엇이든 해야한다.(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한함.)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감정과 실제로 부딪혀서 느낀 감정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실제 촬영이 들어가면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심리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당신이 진짜 배우의 길을 걷고 싶다면, 오늘 연기 연습을 할 때 당신이라는 인간은 잠시 잊어야 한다. 그리고 캐릭터가 되어라. 캐릭터가 회사원이면 회사원 , 캐릭터가 배달원이면 잠시 배달원이 되어 경험을 쌓아라.
배우는 관객들이 영화 속 캐릭터에 빠져들게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연기해야 할 캐릭터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배우가 해야 할 몫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 중 똑같은 감정을 24시간 유지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의 감정은 순간순간 변한다. 떄로는 아주 극단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배우는 캐릭터에 몰입하고 동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캐릭터를 유형화하는 일에 관심을 두어서는 안된다. 캐릭터를 추상적인 울타리에 가두려고 하지마라. 섣부른 판단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방해된다.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당신의 판단이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라.
어떤 캐릭터를 준비하다 보면 자신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입양아가 아닌데 어떻게 입양아를 체험해 볼 수 있겠는가 ? 그런경우 직접 인터뷰 해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우리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지 깨닳을 수 있다.
우리의 인생은 비극도, 희극도 아니다. 그것을 합쳐놓은 '혼합물' 이다. 캐릭터를 어느 한쪽으로만 몰아가려 한다면 당신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취재,주변사람 관찰등으로 캐릭터를 창조해 낼때 조심해야할 것이 하나가 있는데, 절대 그 인물과 똑같이 흉내 내려고 하지마라. 기봉이는 실존인물이지만 내가 만든 기봉이와는 다르다. 실제 인물과 똑같이 했다면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흉내'이다. 진짜 배우는 캐릭터를 자기화 시켜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 낼 줄 알아야 한다.
배우는 다른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고로 진정한 배우라면 어떤 역할도 다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배우는 떄로 자신이 연기해야할 캐릭터와 자기 자신사이에 어떤 공통점도 발견하지 못할 때가 있다. 실제 삶에서 만났으면 상대도 하지 않았을 인물을 연기해야 할 때가 잇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인물이 되기위해 필요한 것은 무조건 훔쳐라. 배우는 뭐든 훔쳐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사람이다.
캐릭터를 만들려면 우선 단서를 긁어 모아야한다. 우선 작가나 감독에게 캐릭터에 대한 의견을 읽고 시나리오를 읽는게 좋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시나리오 밖 사건까지 상상해 봐야한다. 가령 , 그 인물이 20대 이전에는 공부를 잘했을지 , 주변인과 관계는 어땠을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을지 상상해가며 캐릭터를 잡아야 한다.
성동일의 천지호 역할 처럼 본인이 맡은 캐릭터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지인에게 힌트를 얻을 수도 있고, 본인이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을 통해 통찰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다른 영화 속에서 다른 배우가 만든 인물중에서도 훔칠 수도 있다. 물론 훔치는 것만으로 캐릭터를 창조할 수 없다. 그것들을 잘 조합하여 당신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
배우는 말랑말랑한 영혼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외부로부터 강요된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인해 어깨가 무거워지면 자유로움은 사라지고 , 자유로움이 사라지면 그저 그런 연기밖에 못 보여 주게 된다. 그러면 배우로서의 생명도 끝난다. 다시말하지만 배우는 기본적으로 자기 삶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 마음속에는 자유로운 영혼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 있어야 한다. 연기를 삶처럼. 삶을 연기처럼 살라.!
배우는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살아야 한다. 배우는 대중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살면 안되는 특수한 직업이다.
당신이 진실하다면 언젠가 그 진실은 세상에 드러나게 되어 있다. 만약 잘못을 했다면 도망치지말고 정정당당하게 죗값을 치뤄야 한다. 늘 조심해서 행동해도 다른사람들에 의해 사건이 될 수도 있고 말도 안되는 황당한 루머에 휘둘릴 때도 있다.
네가 아무리 운전을 안해도 상대방이 와서 받으면 그것도 교통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