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디지털 통신의 여정은 매우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현실에서 시작한다. 바로 OSI 7계층 모델의 가장 첫 번째 단계인 물리 계층(Physical Layer)이다.
물리 계층은 상위 계층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0과 1의 비트 스트림(Bit Stream)으로 변환한 후, 이 디지털 신호를 전기 신호, 빛 신호, 또는 전파와 같은 물리적인 형태로 바꾸어 세상에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외부에서 들어온 물리적 신호를 다시 0과 1의 디지털 비트로 변환하여 상위 계층으로 올려 보내는 관문이기도 하다.
이 계층은 데이터의 내용이나 의미, 오류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오직 '어떻게 하면 0과 1을 안정적으로, 물리적인 매체를 통해 저쪽 끝까지 보낼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문제에만 집중한다.
물리 계층은 데이터 통신의 물리적인 측면을 총괄하며,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데이터 부호화 (Encoding): 컴퓨터 내부에서 사용되는 0과 1의 비트 데이터를 전송 매체를 통해 보낼 수 있는 전기 신호나 빛의 형태로 변환한다. 예를 들어, 전압을 높이면 '1', 낮추면 '0'으로 약속하는 방식이다.
신호화 (Signaling): 변환된 신호를 어떤 규칙(약속)에 따라 물리 매체로 보낼지 정의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동기화(Synchronization)', 즉 송신자와 수신자가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높은 전압 = 1', '낮은 전압 = 0'으로 약속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송신자가 '111'을 보내기 위해 높은 전압을 길게 유지하면, 수신자 입장에서는 이것이 긴 '1' 하나인지, 짧은 '1' 세 개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 타이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더넷에서는 맨체스터 코딩(Manchester Coding) 같은 영리한 방식을 사용한다.
맨체스터 코딩은 모든 비트 신호의 정중앙에서 반드시 전압에 변화가 일어나도록 규칙을 정한다. 예를 들어, '1'은 높음 → 낮음으로 변화하는 신호로, '0'은 낮음 → 높음으로 변화하는 신호로 약속한다. 이렇게 하면 모든 비트는 데이터 값과 함께 '여기가 비트의 중간이야'라는 타이밍 정보를 함께 가지게 된다. 수신자는 이 일정한 변화를 기준으로 박자를 맞출 수 있으므로, 데이터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동기화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전송 모드 정의: 데이터가 흐르는 방향을 결정한다.
단방향(Simplex): 한쪽 방향으로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예: 라디오, TV 방송)
반이중(Half-duplex): 양방향 전송이 가능하지만, 동시에 송수신할 수는 없다. (예: 무전기, 허브 환경)
전이중(Full-duplex): 양쪽에서 동시에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예: 전화, 스위치 환경)
물리적 명세 정의: 케이블의 종류, 커넥터의 모양과 핀 배열, 전압 레벨, 전송 속도 등 통신에 사용되는 모든 하드웨어의 물리적, 전기적 특성을 규정한다.
물리 계층에서는 데이터의 내용을 해석하지 않고 오직 신호 자체를 다루는 단순한 장비들이 사용된다.
리피터 (Repeater)
리피터(Repeater)는 약해진 신호를 입력받아 원래의 깨끗하고 강한 신호로 증폭하고 재구성하여 다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 신호는 전송 거리가 멀어질수록 약해지는 감쇠(Attenuation) 현상을 겪는데, 리피터는 이를 해결하여 물리적인 전송 거리를 확장시킨다. 현재는 대부분 다른 네트워크 장비가 리피터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단독 사용은 거의 없다.
허브 (Hub)
허브(Hub)는 여러 개의 포트(Port)를 가진 리피터라고 할 수 있다. 한 포트로 들어온 신호를 증폭하여 해당 포트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포트로 그대로 복사해서 전송한다.
동작 원리: 허브는 데이터의 목적지 주소(MAC 주소 등)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 '묻지마 전송' 방식 때문에 '더미 허브(Dummy Hub)'라고도 불린다.
단점: 모든 포트로 불필요한 데이터를 전송하므로 네트워크 전체의 트래픽을 증가시킨다. 또한, 여러 장치가 동시에 데이터를 보내면 신호가 충돌하는 충돌(Collision)이 발생하기 쉽다. 허브에 연결된 모든 장치는 하나의 '충돌 도메인(Collision Domain)'에 속하게 되며, 이는 반이중 통신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비효율성 때문에 허브는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대부분 2계층 장비인 스위치(Switch)로 대체되었다.
데이터 신호가 실제로 이동하는 통로인 전송 매체는 물리 계층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LAN 케이블로, 두 가닥씩 꼬인 4쌍의 구리선으로 구성된다. 선을 꼬는 이유는 외부 전자기 간섭(EMI)이나 다른 선과의 신호 간섭(Crosstalk)을 상쇄시켜 노이즈를 줄이기 위함이다.
UTP (Unshielded Twisted Pair): 외부 간섭을 막는 차폐 처리가 없는 케이블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설치가 용이하여 가정이나 일반 사무실 등 대부분의 환경에서 널리 사용된다.
STP (Shielded Twisted Pair): 케이블 전체를 금속 호일 등으로 감싸 차폐 처리한 케이블이다. 외부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막아주므로 공장, 병원 등 전자기 간섭이 심한 환경에 사용된다.
[출처: https://westcoastcomm.com/difference-utp-stp-cable/]
| 구분 | UTP (비차폐 꼬임쌍선) | STP (차폐 꼬임쌍선) |
|---|---|---|
| 구조 | 외부 차폐막 없음 | 금속 호일/편조 차폐막 존재 |
| 노이즈 저항 | 상대적으로 약함 | 강함 |
| 비용 | 저렴 | 비쌈 |
| 유연성 | 높음 (설치 용이) | 낮음 (설치 어려움) |
| 주요 사용처 | 가정, 일반 사무실, SOHO 네트워크 | 공장, 병원, 데이터 센터 등 노이즈가 심한 환경 |
| 카테고리 | 최대 대역폭 | 최대 속도 | 주요 특징 |
|---|---|---|---|
| Cat.5e | 100 MHz | 1 Gbps |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가비트 이더넷용 케이블 |
| Cat.6 | 250 MHz | 10 Gbps (최대 55m) | 10기가비트 이더넷 지원, Cat.5e보다 간섭에 강함 |
| Cat.6a | 500 MHz | 10 Gbps (최대 100m) | Cat.6의 성능 개선 버전, 더 높은 대역폭 제공 |
다이렉트(Direct) vs 크로스오버(Crossover) 케이블
[출처: https://www.router-switch.com/faq/what-are-straight-and-crossover-cable.html]
[출처: https://www.router-switch.com/faq/what-are-straight-and-crossover-cable.html]전기 신호 대신 빛(광 신호)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전송하는 매체이다. 구리선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와 넓은 대역폭을 제공하며, 전자기 간섭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싱글모드 광섬유 (SMF, Single-Mode Fiber): 코어 직경이 매우 가늘어 빛이 단일 경로로 직진한다. 신호 손실이 적어 수십 km 이상 장거리 전송에 유리하다. 통신사의 백본망, 해저 케이블 등에 주로 사용된다.
멀티모드 광섬유 (MMF, Multi-Mode Fiber): 코어 직경이 비교적 굵어 여러 경로의 빛이 동시에 전파된다. 이로 인해 전송 거리가 수 km 이내로 제한된다. 데이터 센터 내부, 빌딩 내 LAN 등 비교적 짧은 거리의 고속 통신에 사용된다.
[출처: https://medium.com/@fiberstoreorenda/comparison-between-mmf-and-smf-optical-cables-757f108a4e6e]
| 구분 | 싱글모드 (SMF) | 멀티모드 (MMF) |
|---|---|---|
| 코어 직경 | 좁음 (약 9µm) | 넓음 (50~62.5µm) |
| 광 경로 | 단일 경로 | 다중 경로 |
| 전송 거리 | 장거리 (수십 km 이상) | 단거리 (최대 2km) |
| 대역폭 | 매우 높음 | 높음 (SMF보다 낮음) |
| 광원 | 레이저 (고가) | LED, VCSEL (저가) |
| 비용 | 고가 | 저가 |
| 주요 용도 | 통신사 백본, 해저 케이블 | 데이터 센터, LAN |
케이블 없이 전자기파(전파)를 이용해 공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라디오파(Radio Waves):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가며 장애물을 잘 통과한다. (예: AM/FM 라디오)
마이크로파(Microwaves): 직진성이 강하며 위성 통신이나 기지국 간 통신에 사용된다.
적외선(Infrared): 벽을 통과하지 못해 리모컨과 같은 단거리 통신에 사용된다.
Wi-Fi (IEEE 802.11): 무선 LAN 기술 표준으로, 주로 2.4GHz와 5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
2.4GHz 대역: 장애물을 잘 통과하고 도달 거리가 길지만, 채널 수가 적고 다른 기기와의 간섭이 심하다.
5GHz 대역: 채널이 많아 간섭이 적고 더 높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장애물 통과에 약하고 도달 거리가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