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MX Master 분해

Sorbet·2021년 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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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이 글은 고장난 마우스를 분해하고 분석한 글 입니다.
  • 실제로 이 마우스를 구매하고 사용하는 관점에서 작성된 글은 아닙니다

  • 오늘 분해할 마우스는 바로 썸네일의... 로지텍 MX Master 2S 라는 물건인데, 옜날에나 끝판왕급 물건이였지, 요즘에는 더 좋은게 많이 나와서 약간 퇴물느낌이다.
  • 아파트 15층에서 떨어트려서 박살난 이 마우스를 분해하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을지 뇌피셜을 가득 담아 분석해보고자 한다




  • 부터 난관인게 특수나사다. 별모양 나사인데 이거 맥북같은데서 일반인들은 풀지말라는 신호다. 근데 이런 별나사때문에 안풀꺼였으면 시작도 안했겠지..
  • 이를 위해서 택한건 별모양 나사가 지지하는 부분은 니퍼로 뜯어버렸다.




  • 다행히, 마찰에 강한 검정색 테플론테잎을 제거하고 나니 일반적인 형태의 십자나사가 나와서 어렵지 않게 분해할수 있었다




  • 일단 뚜껑을 따고나니 엄청난 수의 나사들과 서브모듈(작은 PCB )들이 반겨준다.
  • 일단 나사가 많으면 어렵고 복잡한걸 만들수 있긴 한데, 그만큼 생산에 드는 비용과 난이도가 올라간다. 단순히 비싼걸 넘어서 QC나 숙련된 작업자들이 생산량에 비례해서 늘어나던가 생산라인 장비가 많아지는 관리포인트가 늘어나는데
  • 역시 근 10만원 돈 하는 마우스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




  • 이건 리본케이블인데, 노트북이나 요즘 전자기기에서 작게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부품
  • 싸구려 마우스들은 이런거 하나도 없는데, 여기에는 무려 두개나 들어간다..
  • 이런 고밀도 케이블은 커넥터 납땜도 소량생산이 안되고 무조건 SMT라인으로 돌려야된다..




  • 이 마우스에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인데, 마우스 휠이 두군데 있는데, 일반적으로 위치하는 클릭버튼 사이 말고 엄지손가락이 위치하는 부분의 휠이다.
  • 이 휠이 무한회전하면서 마우스를 쓸때 조금더 편했는데, 이게 과연 어떤 방식으로 휠의 돌아감을 알아낼지 궁금했었는데




  • 서브모듈을 분리해보니 일단 이 휠과 휠의 회전을 측정하는 센서 사이에는 무접점 방식이였다.
  • 전기적 접점이 없는데, 각도를 측정할수 있다라..




  • 어떻게 각도를 측정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이 드럼통같이 생긴 휠과 센서를 좀더 알아보기로 했다.
  • 무접점으로 각도나 변위를 측정하기 위해선 대충 3가지 중에 하나의 방식으로 귀결되는데
    1. 빛을 이용하는 광학식이거나
    2. 정전용량을 이용하거나(C= 정전용량계수*면적/거리) 공식으로, 정전용량은 거리에 반비례한다.
    3. 자기장을 이용하거나
  • 위 셋중에 하나일꺼같다



  • 센서를 좀 만지작해보니 자기장을 이용하는거 같은게, 이 센서에는 철로된 나사들이 달라붙는다.
  • 참고로 나사는
    • 검정색 나사는 철로 나사를 만든다음에 니켈같은걸로 도금처리를 해서 최소한의 부식처리를 한 나사이고(중간은 가는)
    • 영롱한 은색은 나사 제작 이전에 철 원료에 크롬같은걸 섞어서 스테인레스 제질로 만든 나사이고(나사의 강도나 내부식성은 최고지만 가격도 최고..)
    • 마지막으로 혼탁하고 흰때가 낀거같은 은색나사는 아무런 처리도 하지 않은 스틸나사이다(제일 저렴)




  • 센서를 살펴봤으니 드럼통도 까봤다. 역시 4개의 작은 자석이 달려있어서 각도를 측정하는, 자기장을 이용하는 방식이였다.
  • 한가지 궁금한점은 4개의 자석이라면 일반적으로 90도씩 정렬해서 배치할법 한데, 360도 4등분을 할때 90-90-90-90 배치가 아니라, 45-135-45-135 각도로 배치되어있다.
  • 왜그랬을지 궁금하다.. 쓰는데 심심하지 말라고 인터벌하게 스크롤하라고 이러는걸까?
  • 자석이 4개이니 만큼, 이 휠의 최대분해능은 1회전당 4tick 이 되겠다. (동일간격 4틱은 아니지만)




  • 작은 휠을 대충 살펴봤고, 이제 주 기판을 살펴볼차례인데
  • 휠이 너무 더럽다(죄송합니다),
    ??? : 이거 완전 밥도둑이구만 기래..
  • 심지어 배터리마저 별도의 거치프레임이 있고 나사로 연결되어있다.




  • 가장 중요한 스위치를 살펴보면 옴론차이나 스위치이다.
  • 뭐 중국이라고 무적권 후진건 아니지만.. 10만원짜리에 그래도 중국산보다는 좋을꺼같은 일본산 넣어줬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사라졌다.




  • 배터리를 분리하고 메인보드를 살펴보니 요런 모습인데,
  • 심지어 마우스 휠이랑 좌우 클릭스위치가 붙어있는 모듈은 또 따로 기판으로 분리되어있다.
  • 아무래도 싼마이 마우스였다면, 배터리도 없었을테고 어떻게든 한 기판안에 휠이랑, 메인보드랑 같이 다 떄려박았겠지만, 인체공학적인 이유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보드가 분리되어있어서 흥미로웠다.
  • 확증편향같지만.... 아무래도 휠이나 마우스 클릭버튼이 높아서 좀더 인체공학적으로 손목이 편했던거같긴 하다.




  • 그리고 앞부분에서 배터리를 분해했던 프레임인데, 이 격자무늬는 아마도 배터리를 지지하면서 마우스의 비틀림강성 확보를 위해서 이런 격자무늬를 넣어놓은듯 하다.
  • 그리고, 또 한가지 흥미로운점은 사각형 배터리니까 일반적으로는 나사를 4개 박을꺼같지만 3개의 다리와 나사가 박혀있다.
  • 아무래도 기하학(유클리드 기하학)상 점3개는 오직 하나의 평면만을 결정하니까 어느정도는 "적정기술"을 적용한게 아닐까 생각된다.




  • 휠과 버튼이 연결된 서브기판과 메인기판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
  • 고밀도 케이블이라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기에 어려운 부분이다.




  • 그리고, 이부분에서 대단하다고 느꼇던게, 이 마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휠을 돌리면 내가 손가락으로 잡아서 멈출때까지 계속 돌아가는 기능이였는데
  • 내부에 DC 모터가 장착되서 마우스휠을 강제로 돌려주는 방식이였다!!
  • 여태까지 뜯어본 마우스들 중에서 마우스에 모터가 달려있는 모델은 처음이라 신기하다..




  • 그리고 이부분은 마우스 휠이 돌아가는걸 인식하는 부분인데, 사진상의 검고 우뚝서있는 부품이 아마 빛을 인식하는 수광부인거같고




  • 왼쪽의 투명한 부품이 빛을 발사하는 발광부라서, 마우스 휠이 돌아가면서 빛의 진행을 막았다가 다시 열렸다가를 반복하며 마우스 휠의 회전을 인식하는듯 하다




  • 마우스 휠을 보면 이렇게 촘촘한 바퀴살 무늬가 있는데, 이 부분이 바로 빛을 끊었다가
    다시 보내주기를 반복하는 부분이다.
  • 이 바퀴살이 촘촘한만큼, 마우스 휠의 최대 분해능이 결정되는데
  • 싸구려 마우스들은 이 마우스 휠의 분해능이 낮아서, 한틱만 내려도 페이지가 북북 내려가는 경험을 할수 있지만, 이런 고오급 마우스는 웹서핑할때 정밀하게 내릴수 있어서 편하다
  • 근데 10만원짜리 마우스 사서 더 잘할수 있는게 생산성있는 일이 아니라 웹서핑이면 대단히..;;..;;




  •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메인 기판




  • 우상단에 C05C라고 마킹되어있는 칩은 무선통신 및 MCU가 탑재된 노르딕사의 nRF51802 SOC이다.

  • 링크 : https://www.nordicsemi.com/Products/Low-power-short-range-wireless/nRF51802



  • 그리고 가장 크게 생긴 부품은 마우스의 변위를 측정하는 레이져센서 PMW3816이다.

  • 링크 : https://playfmrussia.ru/en/programmy/logitech-obzor-myshek-besprovodnaya-mysh-logitech-mx-master-upakovka-i.html

  • 검색을 해도 데이터시트가 보이지 않는걸로 봐서는 로지텍만을 위한 ASIC이거나 아니면 최소 로지텍만을 위해서 반도체 패키징공정을 돌려줬나보다.

  • 마지막으로 센서 바로위에 작은 칩은 HC595라는건데, 쉬프트 레지스터라고, MCU의 GPIO 출력핀이 부족할때, 출력핀을 늘려주는 기능을 한다. 원래는 핀하나에 LED하나만 연결하는게 이상적이겠지만, 그게 안될때는 출력핀 하나로 여러개의 LED를 각기 출력할 수 있다.

  • 마킹으로보아 TI칩은 아닌거같지만, HC595가 워낙 표준적으로 많이 쓰이는 TTL칩이라 일단 긁어와따..




  • 플라스틱으로 된 렌즈를 끄집어내면 이렇게 생긴 센서가 보이는데, 이것도 케이싱이고 플라스틱 케이싱을 제거하면 실제로는 아래 사진과같은 레이져센서가 나온다




  • 실제 센서모습, 빛을 받아들이는 부분이라 검정색으로 보일 뿐이다. 그리고 근처로 수많은 핀아웃이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저 핀아웃들은 금을 많이쓰고, 요즘에는 구리에 코발트를 섞어서 쓴다고도 한다...



- 내부의 포토센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CMOS 카메라와 유사한 것으로, 바닥의 이미지를 계속해서 동영상 촬영하듯이 읽어낸다. 

다만, 그 해상도가 작은 편이며 fps는 드럽게 높아서 지금 나오는 고성능 마우스들은 1ms의 반응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초당 4천장의 이미지를 촬영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DSP에서 레벨링과 감마 커브 조절을 통해 contrast를 적절하게 높인다. 

이렇게 하면 허연 부분은 완전히 흰색으로, 검은 부분은 완전히 검게 변할 것이다.
검은색 점의 좌표를 추적한다. 

이미 있던 점들은 이동방향을 계측하며, 새로 생긴 점들은 마우스 내부 프로세서의 테이블에 등록한다. 밖으로 벗어난 점들은 삭제된다. 

마우스가 움직이면 점들의 위치가 변하는데, 이 위치를 추적하고 증분 및 전체 점들의 이동량을 평균내어 최종적으로 마우스가 상대적으로 이동한 위치를 추출해낸다.

요즘 마우스는 전부 DSP 프로세서가 알아서 해준다. 심지어 센서와 프로세서 통합 칩도 있다. 기술의 발달로 유명 브랜드의 제품은 저가형이라 해도 제법 쓸만해졌다. 

게임이나 디자인 등 세세한 움직임에 대한 정확한 반응을 요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 시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
  • 그렇다고 한다.

  • 해당 마우스센서의 제조사 사이트인데 : https://www.pixart.com/
  • 이 회사의 사업영역을 보니까 마우스센서가 가장 중요한사업인거같고(제품이 다양하다)
  • 그밖에도 핑거 네비(한번터치, 두번터치 , 탭, 홀드 등의 손가락제스쳐 인식)나
  • 이미지센서 + 오브젝트 디텍션 ASIC 관련한 중국의 팹리스 회사다 -> 여러모로 중국스럽다




  • 대충 분해는 끝났고, 마지막으로 USB를 연결해서 이 마우스의 제어컴퓨터인 노르딕사의 nRF51802 를 해킹해서 커스텀펌웨어를 올리거나, 로지텍의 양산제품에 탑재된 펌웨어 바이너리를 다운받아서 분석해보고 싶었지만, PC와 연결할수 없었다.
  • 나같은 나쁜 엔지니어들은 일반적으로 만든사람만 접근할 수 있도록 시퀀스액션같은걸 하면 DFU모드에 접근할수 있도록 해놨는데, 로지텍은 그런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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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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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7일

와 멋있습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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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9일

와 ㅋㅋㅋ 재밌게 봤어요 ㅎㅎㅎ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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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4일

정말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분해글이라 너무 재밌네요ㅋㅋㅋ
이제 MX MASTER 3가 나왔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ㅎㅎ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