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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리안 데이터 분석가로 근무를 시작한 여러분,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첫 날 대표님이 여러분에게 물어봅니다.
“다음달 SQL 캠프 입문반 참가자를 10배로 늘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업무를 받은 여러분은 어떤 방법을 떠올릴 수 있으신가요?
모두 다 가능한 방법이겠지만 각각 드는 비용과 실행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다 다르고, 무엇보다 그래서 입문반 참가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10배를 늘려야하는데 이 방법으로 그게 될까? 알 수 없죠. 이럴 때 퍼널 분석을 사용하면 문제를 조금 더 풀기 쉽게 만들어줄 수 있어요.
퍼널 분석은 고객들이 우리가 설계한 유저 경험 루트를 따라 잘 도착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최초 유입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단계를 나누어서 살펴보는 분석 기법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최종 단계까지 도착하는지, 또 어디에서 많이 이탈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유저 수가 줄어들게 되는데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래 그림처럼 점점 좁아지는 형태의 깔대기(Funnel) 모양이라 퍼널 분석이라고 말합니다. 각각의 단계를 넘어가는 것을 전환(Conversion)이라고 부르고 그 비율은 전환율(Conversion rate)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앱 서비스의 가입까지의 퍼널을 구성한다고 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그려볼 수 있습니다.
앱 서비스 가입까지 퍼널 예시
그러면 이제 퍼널을 보면서 퍼널 최종 단계의 유저를 늘리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퍼널로 유입되는 고객 수를 늘리는 방법을 처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래 테이블에서처럼 전환율이 같다고 가정하면 앱스토어 페이지 뷰를 본 사람 수를 늘리면 마지막 단계인 가입완료까지 도착하는 사람 수도 따라서 늘어납니다. 어찌보면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유료 광고 예산을 늘리거나, 자극적인 문구나 이미지로 클릭을 유도해서 많이 들어와보게 할 수 있겠죠. 들어왔다 나가는 사람도 그만큼 많겠지만 일단 들어오는 사람을 10배 100배 늘려버리면 그 다음단계로 가는 사람들도 분명히 늘어날테니까요.
앱 스토어 페이지 뷰 | 전환율 | 가입 완료 |
---|---|---|
100명 | 5% | 5명 |
1000명 | 5% | 50명 |
10,000명 | 5% | 500명 |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많이 들어와도 그만큼 많이 나가버리면 효용이 없겠죠. 아까와 같이 기존 전환율이 5%라고 해봅시다. 5%면 100명 중에 5명이 전환되는 거죠. 우리가 전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서 30%가 됐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유입을 전혀 늘리지 않고도 가입완료 수를 늘릴 수 있어요. 100명이 들어오면 30명이 전환되니까요.
앱 스토어 페이지 뷰 | 전환율 | 가입 완료 |
---|---|---|
100명 | 5% | 5명 |
100명 | 30% | 30명 |
그러면 이 때 유입을 늘리면 어떻게 될까요? 500명이 들어오면 150명이 전환되겠죠. 처음보다 30배가 늘었어요. 처음에 입문반 참가자를 10배로 늘리는 게 가능해? 하고 생각한 분 계신가요? 쉽지는 않겠지만 전환율을 끌어올리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환율을 높이는 작업이 중요하고요.
앱 스토어 페이지 뷰 | 전환율 | 가입 완료 |
---|---|---|
100명 | 30% | 30명 |
500명 | 30% | 150명 |
데이터리안에서도 실제로 얼마 전에 이 과정을 겪었어요. 월간 데이터리안이라고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 웨비나를 하는데요. 여기에 유료광고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광고 예산을 늘렸는데, 생각보다 신청이 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왜 그럴까 고민하던 와중에, 우연히 저희 광고를 직접 보고 웨비나 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설명이 너무 없더라구요. 설명이 부족해서 전환이 되지 않는게 아닐까? 가정을 세우고 자세한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바로 신청이 막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유입은 그대로였지만 전환율을 높였더니 성과가 늘어난거죠.
왼쪽은 페이지 수정 전, 오른쪽은 수정 후
전환율을 올리고 유입 수를 늘려도 결국은 한 단계를 거칠 때마다 이탈하는 유저가 생길 수 밖에 없어요. 단계가 너무 많아서 귀찮아서든, 갑자기 와이파이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든, 갑자기 실수로 창을 꺼버렸든, 뭐 상상할 수 없는 정말 다양한 일들이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나니까요.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퍼널의 단계를 줄이는 거에요.
지금 위의 예시를 언뜻 보면 단계를 여기서 더 줄일 수 있을까? 싶지만, 각 단계를 쪼개서 보면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가입 절차
소셜 로그인 가입 절차
지금 퍼널에서는 가입하기 한 단계로 표현되어 있지만 사실은 이메일 입력, 이름 입력, 휴대폰 인증, 아이디 중복체크, 등등 여러 단계가 들어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구글 계정 로그인, 소셜 계정 로그인을 많이 쓰잖아요. 이렇게 가입 절차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도 퍼널을 줄이고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이제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퍼널의 단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각 단계 사이의 전환율을 끌어올린 다음에, 유입을 늘리면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들지 않으시나요? 이상적으로는 더없이 좋은 시나리오인데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작업들을 순서대로 하나씩 다 하기는 어려울거에요. 들일 수 있는 시간과 비용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을 생각해야하고 우리에게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게 아니니까요. 우선순위를 정해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해야겠죠.
그래서 퍼널에 불필요한 단계가 들어있지는 않은지, 전환율이 너무 떨어지는 구간이 있지는 않은지, 유입량 자체가 너무 적지는 않은지 살펴보면서 가장 쉽고 빠르게 가장 큰 효과를 가져다줄 부분이 어디인지 찾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제 생각을 이야기해보자면 단순히 숫자만 뽑아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고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이 나오는 분석이 좋은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말로는 쉽지만 사실 쉬운 일은 아닌데요. 그런 점에서 퍼널분석이 좋은 툴이에요. 퍼널을 쪼개보면 어디를 개선해야할지가 나오잖아요. 그러면 혼자서 액션 아이템까지 찾는 건 어렵더라도 마케터, 기획자, 개발자, 다른 파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으니까요.
이제 어떠신가요? 처음에 퍼널분석을 배우기 전과 비교해서 이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좀 감이 오셨나요?
이 글을 쓴 데이터 분석가 김민주님의 강연 "알아두면 쓸데있는 Funnel 잡학사전" 들으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