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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텐션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리텐션 차트와 리텐션 커브를 살펴보겠습니다.
클래식 리텐션, 범위 리텐션, 롤링 리텐션, 사용자 고착도 계산을 어떻게 하는지는 시리즈의 이전 글에서 다뤘으니 처음 보시는 분들은 시리즈 첫 글 부터 읽어주세요 :)
지금까지 얘기한 리텐션 모아보기 👇
어떤 분석이든 마찬가지지만 "우리 서비스 전체 유저의 리텐션"의 같이 큰 덩어리의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정세랑이라는 SF 소설을 쓰는 작가와 수필을 쓰는 이슬아 작가 두 분을 참 좋아하는데요. 정세랑 작가가 하는 소설 쓰기 수업에 이슬아 작가가 갔는데 영 소설이 안써지더랍니다. 그래서 정세랑 작가한테 질문을 했대요. "소설이 잘 안써지는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세랑 작가가 대충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 소설에 인물이 두 명인가요? 다섯 명으로 늘려보세요."
저는 "이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데이터가 지금 한 덩어린가요? 다섯 개로 쪼개보세요"
전체 데이터를 쪼개어 특정 집단 안의 특징을 보고, 다른 집단과 비교하는 일을 코호트(Cohort) 분석이라고 합니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코호트의 예시는 아마 성연령일 것 같습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성연령 선물랭킹 화면 캡처
리텐션 분석을 할 때에도 코호트를 잘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입 시기별로 유저 그룹을 나누어 각 그룹별로 리텐션을 관찰합니다. 이렇게 하게 되면 시간 흐름에 따라 리텐션이 좋아지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 흐름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래 리텐션 차트는 Google Analytics 콘솔에서 지원하는 데이터리안 블로그 사용자 유지율 차트입니다. 보통 유저를 첫 방문 시기별로 나누어 이렇게 삼각형 모양으로 그립니다. 차트의 왼쪽 위에 "동질 집단별 사용자 활동"에서 "동질 집단별"이라는 것은 유저를 첫 방문 시기별로 나누어서 표시했다는 뜻이고, 예를 들어 1월 9일부터 1월 15일 사이에 이 사이트에 첫 방문한 사람은 260명입니다.
데이터리안 블로그 Google Analytics 사용자 유지율 차트
1월 9일부터 1월 15일 사이에 이 사이트에 첫 방문한 사람은 260명이고, 여러분들은 보실 수 없지만 GA 콘솔에서 이 차트 위에 마우스를 호버해보면 첫 방문한 이후 1주째, 2주째, 3주째에도 방문한 사람이 260명 중 몇 명이었는지, 그 비율은 어떤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차트에서는 옅은 하늘색은 대략 1~3%대, 그보다 진한 하늘색은 4~6%대, 그리고 7% 이상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 그러면 시간 순으로 차트를 살펴볼까요. 12월 19일에서 12월 25일 사이에 첫 방문한 사람들은 총 73명이었는데요. 가로로 한 칸 이동해서 1주째칸의 색깔을 보면 아주 옅은 하늘색이죠. 리텐션은 1% 대 였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서 1월 2일부터 8일 사이에 첫 방문한 사람들은 110명이었는데요. 1주째 리텐션은 4%대로 12월 19일~25일 사이에 첫 방문한 사용자 집단보다 1주째 리텐션이 3%나 더 높습니다.
1월 9일~15일 사이에 첫 방문한 사람들은 260명이었고 1주째 리텐션은 4%, 2주째 리텐션은 7% 대입니다. 이 사이트의 리텐션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개선되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사이트에 첫 방문한 사람들의 1주째 재방문율, 2주째 재방문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아마 1월 초 사이트 개선 작업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는 구글 애널리틱스에서 데모 데이터로 제공하고 있는 Google Merchandise Store 사이트의 리텐션 차트입니다. 데이터리안 블로그 리텐션과 비교해서 어떤가요?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요?
구글 Merchandise Store 사용자 유지율 차트
Google Analytics 4에서 제공하는 유지율 보고서에 대해서 좀 더 알고싶으시다면 공식문서를 참고해주세요.
리텐션을 높이는 방법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데브시스터즈 마케팅 총괄을 맡고 계시는 분이 "마케팅은 고객과 처음 만나는 순간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일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이것을 NUX(New User Experience)라고도 합니다. 0일~1일 사이의 리텐션 차트는 이 경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AARRR 단계에서는 Acquisition과 Activation 단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데브시스터즈에서는 '유저경험판'이라는 것을 그려서 유저와 처음 만나는 모든 접점에 대해 다 그려놓고 '내가 유저라면 어떤 장면을 만나면 멋지다고 느낄까'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고 합니다.
주로 유저의 가입 동선, 처음 받아보는 이메일, 처음 보는 화면, 처음 경험하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 개선을 통해 이 초기 이탈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유저 리텐션이 중요한 이유
유저가 우리 서비스와 처음 만났고 그 다음에도 우리 서비스에 접속했다면 일단 굉장한 산을 넘었습니다. 1번에서 봤듯이 초반 리텐션 커브는 굉장히 가파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파르게 리텐션이 떨어지는 구간을 지난 후 안정화 되는 단계에서는 사용자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영상에서 알토스 벤처스 박희은씨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저희는 일단 빠르게 올라가는 숫자를 좋아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숫자는 얼마나 유저가 계속 이 플랫폼에 재방문하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요. 재방문 할때마다 체류 시간이 늘어난다고 하면 그 두 개의 지표가 어떻게 말하면 황금지표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유저가 계속 이 플랫폼에 재방문하느냐"는 장기 리텐션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재방문 할 때마다 체류시간이 늘어나는지도 본다고 하네요. 유저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할 때 흔히 사람들은 앱 푸시나, 휴면 고객 대상 마케팅을 생각하는데요. 유저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고객들이 계속 경험하게 할 수 있느냐와 같이 좀 더 근본적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좀 오래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에버노트의 Smile Curve 도 잠깐 소개해보겠습니다. 보통 리텐션 커브는 우하향하는 곡선을 그리는데, 에버노트와 같이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에게 서비스의 가치가 높아지는 제품들은 이렇게 스마일 커브 리텐션 곡선을 그리는 수 있다는 겁니다. 차트를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를 것 같네요.
이미지 출처: Should Your Startup Go Freemium?
앞에서 네 개의 리텐션 시리즈를 통해 클래식 리텐션, 범위 리텐션, 롤링 리텐션, 그리고 사용자 고착도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알아봤고 이번 글에서는 리텐션을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지 얘기했습니다.
리텐션은 가장 개선하기 어려운 지표로 꼽습니다. DAU, MAU 등 단순 접속 지표는 속된 말로 돈을 태워 늘릴 수 있지만(광고를 늘리면 Acquisition은 늘어납니다), 사용자의 재방문은 돈을 주고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푸시, 이메일 발송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는 늘릴 수는 있으나 유저의 피로 관리를 생각하지 않은 캠페인은 장기적인 리텐션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조금 다른 얘기도 해보자면, 리텐션이라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언제나 최고의 우선 순위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이 웨딩홀 사업을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고객의 재방문이랄게 있을까요? 물론 이론상 있기야 있을 수 있지만 확률이 아주 낮습니다. 이런 성격의 사업을 한다면 리텐션(Retention)보다는 한 번의 기회에 최대의 매출을 내거나(Revenue), 주위에 입소문을 내주는(Referral) 것이 더 중요할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텐션을 한 번 계산하고 '우리 서비스의 리텐션은 이렇군!'하고 만족하거나 실망하는데서 끝나면 안된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분석하고 있는 서비스의 리텐션은 어떤가요? 좋아지고 있나요, 나빠지고 있나요. 만약 개선이 필요하다면, 특히 어느 구간을 개선해야 할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액션을 해 볼 수 있을까요?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하고 차트에서 실험의 결과를 발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