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개발하다가 손과 손목이 아팠던 적이 있다. 개발자의 숙명으로 느꼈었다. 손목을 조금만 돌려도 두둑 소리가 나서, 정밀검진을 받아본다면 '관절 나이가 노인이시네요. 코딩하다가 주기적으로 쉬어주시고 하세요.' 라는 뻔한 말을 들을 것 같아 병원도 안 갔다. 이에 대해 잠자코 생각해보았다. 앞으로 내가 개발을 몇 년 더 할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수십 년은 키보드와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럴 일은 없지만) 개발을 하지 않더라도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계속 써야 한다. 평생 써야 하는데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여기에서 오는 경제적-신체적-심리적 손실이 얼마나 클까? 손과 손목 다치면 얼마나 괴로울지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손과 손목 통증에 대해 마땅한 대책이 없으면 손목 통증은 지속될 것이다.
A-1) 말 같잖은 소리다.
A-2) 솔깃하다. 말로 코딩하면 되잖아!
'시리야 1264번째 줄에 브레이크 포인트 찍고 디버그해줘~'
'하이빅스비. 723줄에 있는 int를 char로 바꿔줘~'
장난 같아 보이나? 진짜 현실이 되었다. 입코딩 관련 키워드로 구글링하면 이런 기사는 매우 많다.
하지만 아직 한참 먼 것 같다.
'야 빅스비!! 723줄에 하라고 724가 아니라!! 말귀 못알아먹네.'
라고 짜증난 내 모습이 이미 보인다.
이것도 패스.
A-3) 평생을 코딩해도 손이 안 아픈 개발자도 있을 것이다.
내 키보드 타건법과 마우스 사용법이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A-4) 손을 안 쓰면 안 아프다. 그럼 덜 쓰면 덜 아프겠지.
복붙을 마우스 우클릭으로 하던 것에서 단축키 ctrl c, v로 하면 손이 당연히 덜 아프다.
A-5) 타이핑하다가 마우스로 손을 옮길 때 집중력이 끊이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부터 손의 피로도 상승의 주범이다. 어떤 마우스든 '손이 겪을 피로'의 관점에서보면 마우스는 사용해선 안된다.
이에 대해 생각해본바, 개발을 계속 한다면 손의 혹사는 필연이기에 앞으로 손 사용법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해보인다. 게다가 일을 덜 하고 더 많은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게으름뱅이 체질이다. 이왕 수정하는 거 손이 덜 아프면서도 업무 효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 방법을 만든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수정할만하지 않을까?
이때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때 참았어야 했다. 이 시작이 내게 미칠 영향을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때 뿜어져나오는 욕구를 참지 못해서 최적화에 미쳐버린 자가 태어나게 되었다.
너무 재미있어요 다음 편이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