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의 첫 걸음, 한 달 회고록

devCecy·2020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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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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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라는 꿈을 꾸며 첫걸음을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나온 시간과 마음을 글로 남겨보자.

0. 아직은 어수선한 시기

개강 한달 전, 사전스터디 조가 꾸려지고 온라인을 통해 일주일에 한번 정해진 시간에 만나 한 주간 공부한 것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조원들이 저마다의 사정으로 채팅방을 떠났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왔다. 함께할 동기들의 얼굴을 실제로 보지도 못했고, 우리 이제 시작한다, 요이땅! 하는 것도 없었기에 아직 개발자가 되기위한 여정을 시작했다는 실감은 들지 않았다. 살짝 실감이 들기 시작한건 개강 한주 전 사전 스터디 조원들과 오프라인으로 만났을 때 부터였다. 함께 밥을 먹었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 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할 이야기가 그리 많았는지 4차?까지 가며 시간을 보냈다. 다들 각자의 사연들을 가지고 모인것이 신기했고 대단해보였다.

1. 시작은 언제나 설레는 시기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다이어리에 별표와 하트로 도배해둔 개강(?) 첫 날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회사 첫출근이라도 하는 마냥 설레 쉽게 잠에 들기 어려웠다.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될까, 시설은 어떨까, 무엇을 공부하게 될까, 어떤 어려움, 기쁨을 만나게 될까 등등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첫 날, 그래도 사전스터디 조원들이 있어 마음이 조금은 편했고, 보물찾기를 하듯 자리마다 선배기수들이 남겨놓은 소소한 선물과 쪽지들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위워크 출입카드를 발급받았고, 멘토분들을 만났고,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안내를 받는 등 여러가지 정비할 것들이 많았다.

다음 날부터는 랜덤으로 정해진 자리에 앉았다. 하루의 일과는 구글 캘린더를 통해 안내 받았다. 강의의 연속으로 이루워진 학원 생활과는 다르게 개인의 학습들로 하루가 꾸려지지만 그 가운데 하루 한 개 정도의 세션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레플릿이라는 사이트에 HTML과 CSS에 관련된 개념과 문제들을 제공 받았고 우리는 퀘스트를 깨듯 그 문제들을 푸는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2. 초조함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시기

2주차 부터는 자바스크립트 공부가 시작되었다. 레플릿에는 개념 설명과 그것을 이용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있는데, 슬슬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몇시간 내내 한문제를 붙잡고 있기도 했다. 이때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동기들은 벌써 레플릿 다 풀었다는데, 나는 아직 반도 못풀었다니? 이런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에 대충 넘어가고 문제의 끝을 보고 싶어진다. 다시 이시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에게 부디 조급해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다. 동기들과 내자신을 비교하며 문제를 내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대충 넘어가버리면 결국 내 코드 곳곳에서, 그리고 코드카타 시간에 더 큰 아픔을 맛보게 되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그 구멍을 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위코드로 향하는 지하철에서도, 잠들기 전에도, 일기에도, 비교는 어제의 나와만 할 수 있음을 계속 상기시켜줘야만 했다.

- 집념의 동기를 닮고 싶어진 날

소소하게 기억에 남는 하루가 있는데, 그날은 일찍 도착해 문제를 풀다 우연히 대각선에 앉은 동기분의 모니터를 보게 되었다. HTML, CSS의 호버 문제를 풀고 계셨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그날 하루가 끝날 쯤 우연히 다시 본 모니터에는 여전히 그 호버 문제가 있었다. 어떤 마음으로 하루종일 그 문제를 풀고 계셨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분을 보면서 와, 진짜 끝을 보려고 하시는구나, 멋있다. 라고 생각했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이해하려고 하는 모습이 정말 좋아보였다. 마음이 조급해 질때면 그날을 떠올리려고 한다.

- 위스타그램이라는 보상의 시간

2주차 막바지에는 인스타그램 로그인페이지와 피드페이지를 클론하는 위스타그램 미니프로젝트를 한다. 2주간의 시간에 대해 보상이라도 받는듯 이 시간은 정말 재밌다. 그동안 배웠던 조각조각들의 코드들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쁨을 맛 볼 수 있다. css와 씨름하며 레이아웃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도 했지만, 결과물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작업은 진짜 즐거웠다.

3. SPA를 '스파'가 아닌 '에스피에이'라고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시기

3주차 부터는 진짜가 다가온다. 리액트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전스터디 기간동안 HTML, CSS, Javascript는 끄적여라도 봤기 때문에 그나마 친숙했지만, 리액트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첫 느낌은 좋았다. 재밌었다. 진짜 프로그래밍을 하는 느낌이랄까? 특히 Route로 페이지들을 연결하고나서는 SPA를 'SPA(스파)'가 아닌 SPA(에스피에이)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됨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종종(이라고 쓰고 '매일'이라고 부른다.) state 와 props 그리고 lifecycle주기, fetch함수 등등 무엇 하나 나를 가만 두지를 않았지만, 자바스크립트로 만든 위스타그램 리액트로 옮기고 팀원들과 github을 통해 클론을 받고 세팅을하고 코드리뷰를 하는 등등의 모든 시간들이 좋았다.

- 문제적남자 많이봐도 코드카타는 못풉니다

아, 3주차 부터는 애증의 코드카타도 시작된다. 알고리즘 문제를 푸는것인데, 아직 한 문제도 내 힘으로 풀어내지 못해 약간 속상하기도 하다. 셜록홈즈를 애정하고 크라임씬, 지니어스, 문제적남자 같이 머리쓰는 예능만 찾아보는 내가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다니...라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도 크다. (예능과 알고리즘이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도 논리적인 생각을 길러나가는 시간이 조금 길어지고 있을 뿐, 한 문제라도 스스로 풀고 졸업하리라 비장하게 다짐하고 있다.

- 모니터를 3번 옮기며 생긴 근육통

이 시기에 대해 한가지 더 남겨보자면, 누군가 나를 툭치면 눈물이 또록, 하고 떨어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슬픈일은 전혀 없었다. 리액트로 괴로워 죽을것 같았던 것도 아니다. 마음을 돌보지 못하고 키보드만 두드려서일까, 아님 코로나 블루인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몰려온 것인가, 3주만에 무거운 모니터를 3번이나 옮겨서 생긴 근육통 때문인가, 여하튼 마음이 연약해지는 시기였다. 그러다가도 줌 화면을 통해 열코딩하는 동기들을 보고 있으면 난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과 모각코 방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동기를 보며 꺼이꺼이 웃으며 잘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4. 라인프렌즈를 장바구니에 담는 시기

내일부터 1차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내가 제안했던 라인프렌즈 사이트를 클론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그러나, 이제는 나 혼자하는 싸움이 끝이나고 동기들과 힘을 합쳐 하나의 사이트를 완성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내가 민폐가될까 걱정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 아래 주말동안 정말 숨이 턱 막힐 만큼 시간을 투자해 개념을 정리하고 작은 사이트들을 만들어보았다. 화려한 기능과 비주얼은 아닐지라도 작고 충실한 기능을 만들어내어 팀원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고싶다.

1차 프로젝트를 통해 바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성장통 겪기'이다. 나는 실제로 키가 갑자기 크게되면 겪는다는 전설의 성장통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데 그 결과, 여성 평균키 -10cm로 살고 있다. 그렇기에 코딩으로는 꼭,꼭 눈물나는 성장통(?)을 겪고 싶다.
아, 극심한 성장통에 눈물이 난다면 프렌즈들을 장바구니에 담아보는 것으로..!

그리운 위코드 데스크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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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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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미현님이랑 동료 개발자와 부트캠프해서 정말 감사한것같아요! 열심히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자주 동기부여가 됬던것 같아요~ :) 우리 화이팅해서 1차 프로젝트 잘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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