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World 24 GDG 송도 컨퍼런스 후기

오다혜·2024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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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컨퍼런스를 다녀보면서 유익했던 기억도 있고, 시간이 좀 아까웠던 때도 있었다. 앞으로는 무분별하게 컨퍼런스를 많이 가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지만 HelloWorld 24 송도 컨퍼런스 흥미로운 주제의 세션들이 많아서 보자마자 티켓을 결제해버렸다.

총 5개의 방에서 서로 다른 강연들이 동시에 진행되는 형태였다. 기술 세션들은 거의 모바일 위주여서 프론트엔드인 나의 관심 밖이라 커리어 세션들 위주로 들었다.

  1. 전문대 비전공 출신이 커뮤니티를 만나서 해외 취업과, 팡(FAANG)까지 가게된 이야기
  2. 코드 위의 공허함: 개발자의 내면 탐구
  3. YOLO로 행복한 탑티어 개발자 되기
  4. 1인 개발자로 행복하게 살기

최근에 개발자로서의 next 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던 터라 선배 개발자분들이 경험했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에 선택하게 되었다.

1. 전문대 비전공 출신이 커뮤니티를 만나서 해외 취업과, 팡(FAANG)까지 가게된 이야기

해외 취업의 성공 비법보다는 성욱님의 살아온 인생사와 가치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 장사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재고 관리 업무를 하시다가 데이터 분석을 잘하면 사업 수완이 더 좋아질 거 같아 10년만 데이터분석을 배우고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커리어를 변경
  • 데이터 분석 실력을 키우려고 SQL 커뮤니티에 들어가고 스터디에 참여
  • 거리와 시간의 제약없이 더 공부하고 싶어 돈을 빌려 서울로 상경
  • 열심히 하다보니 커뮤니티 운영진이 되었고 커뮤니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짐
  • 쌓아온 영향력을 바탕으로 해외 취업의 기회 및 좋은 회사의 오퍼를 받게 됨

간략히 요약하면 이런 삶을 살아오셨는데, 이 때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 실력과 영향력을 키울 수 있으셨다고 했다. 잘하시는 분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빨리 성장하실 수 있으셨다고. 무식하게 방법도 모르고 공부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서 추천하지 않는다며 잘하는 사람에게 배워서 효율적이고 빠르게 성장하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모르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나중에 모르는 것은 잘못이라는 조언을 듣고 욕먹어가면서(ㅋㅋ)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셨다고 한다.

나도 회사에 입사하고 나만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6개월동안 슬럼프에 빠졌었다. 그 때 성욱님과 같은 멘토를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이라도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는 것을 자존심 상해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밑천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워서, 평가에 연연하면서, 시간을 버려가면서 스스로 해보려고 했었는데 솔직히 쉽지 않았다. 지금은 벌써 만 2년차 개발자가 되었는데 지금에서라도 모른다고 이야기해야지 더 묵혀뒀다가는 정말 창피해질 날이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 좋은 동료들이 많은데 당장 다음주 출근해서부터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마구 창피해져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나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당장 '창피해져라'고 말하고 싶다.

2. 코드 위의 공허함: 개발자의 내면 탐구

  1. 왜 개발자가 되었나.
  2. 수천개의 직종이 있는데 왜 개발자를 택했나.
  3. 지금 치열하십니까.

이 세 가지 질문으로 발표를 시작하셨다. 짧은 질문들이었는데 왜 마음을 콕콕 찌르는지.. 속으로 대답했다. 치열하지 않은 것 같다고.

대건님은 충만함 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셨다. 개발이 좋아서 충만한 마음(열정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원하는 개발이 아니라서 공허함을 느끼고 물질적이 되셨다가 충만함을 채울 수 있는 회사에 가서 열심히 커리어를 쌓으셨다고 하셨다.

  • 목표를 실패할 때마다 번아웃이 온다.
  • 목표를 너무 의지하지 마라.
  • 목표는 나를 공허하게 만든다.

Q&A 시간에 어떤 취준생 분이 마이너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불안하고 공허함을 느끼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여쭤보니 잘하고 싶은 언어가 코틀린이면 바꾸고 그렇지 않으면 연연해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남들이 이 프레임워크가 좋다고 하면 그걸 따르고, 또 흐름과 시대를 따라서 바꾸다보면 오히려 좋지 않다는 조언이었다. 그리고 내 신념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해서 주위에 비슷한 사람들을 두라는 조언도 하셨다.

외적 동기가 아니라 내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라는 조언이 제일 와닿았다. 회사 내에 분위기도 좋고 복지도 좋다보니 솔직히 일이 만족스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참아가면서 일하며 점점 월급 중독이 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내가 만들어내는 임팩트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고 외적인 동기(좋은 회사 분위기, 좋은 복지)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제는 내적 동기에 의해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3. YOLO로 행복한 탑티어 개발자 되기

이 세션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조금의 해답을 찾게 되었다. 승민님은 재미, 도전 두 가지 키워드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재밌겠다고 생각한 일에 도전한 과정들을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공모전 도전을 위해 휴학을 결심하고, 창업을 위해 장학금을 포기하고 한 번 더 휴학을 하고, 비전있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위해 또 휴학을 하셨다. 대기업을 합격했음에도 재밌어보이는 스타트업에 입사하는 도전을 하셨다. 심지어 결혼을 하셨음에도 또 다시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 퇴사 후 창업을 하셨다고 한다.

멋있었던 점은 승민님이 느끼는 재미에는 '영향력'이라는 근거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사회에 더 큰 혁신을 낼 때 재미를 느끼고, 그 재미를 실현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도전하시는 실행력이 있는 분이었다. 실제로 그 재미를 위해 행동을 했고 성취도 하신 승민님의 모습을 롤모델로 삼고 싶었다.

세션의 초입에 한 번, 마지막에 한 번 강조하셨던 부분이 '사람은 자신이 경험했던 것 이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며 자신의 이야기도 하나의 케이스일 뿐 소신껏 살라고 하셨는데 그 점 또한 좋았다. 본인의 철학이 있으면서도 다양한 의견과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줄 아는 모습이 본받을 점이라고 느꼈다.

세션을 들으면서 학부 시절에 내가 왜 개발이 즐거웠었는지,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세상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내가 가진 기술로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에 기여할 수 있어서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그 과정이 너무 즐거웠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밤을 새도 즐겁기만 했다. 공부를 해야 하는 동기가 명확하게 있었을 때 기술적으로도 빠르게 성장했었다. 내가 정의한 개발자는 기술을 통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그 마음가짐대로 행동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게 되었다. 그 물음을 통해 최근에 했던 고민에 답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4. 1인 개발자로 행복하게 살기

1인 개발자라는 미래는 진지하게 꿈꿔본 적이 없었는데 재호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1인 개발의 장단점을 알 수 있었고 나의 미래에도 1인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대기업 출신의 재호님은 자신이 진짜 대기업이라는 우산을 벗어났을 때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알고 싶어 도전을 하셨다고 한다. 3년 동안 수익이 없었음에도 매일을 꾸준히 앱을 개발하고 개선해서 지금의 '커피 한 잔' 앱을 성공시키셨다고 한다.

1인 개발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라서(물론 서버, 클라이언트 모두 개발할 줄은 알아야 함) 도전해봄직하지만 수익을 위해 조급해하지 말고 사용자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하셨다.

느낀점

회사에 계신 시니어 개발자분들과는 확연히 다른 선택지를 택한 네 분의 인생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서 일단 굉장히 신선했다. 내가 최근에 진지하게 하던 고민에 대한 해답을 들을 수 있어서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시니어 개발자분들의 응축된 노하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가치있었다. 2년이나 고민을 했던 부분에 대해 앞으로는 껄무새가 아니라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번외

컨퍼런스 전날 집에서 송도까지 편도로만 2시간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OMG..) 늦잠과 불참의 유혹이 잠깐 스쳐갔지만 결론적으로는 참석하길 너무 잘했던 컨퍼런스였다. 개발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계기가 2019 이화여대 devfest GDG 컨퍼런스 였는데 이번 송도 컨퍼런스도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고 개발자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던 사건이 모두 GDG 컨퍼런스라는 사실이 신기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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