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휴학한 지 어언 6개월.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는 진로를 정한 뒤, 노마드 코더에서 자바스크립트 클론 코딩 강의를 들어보고 스타트업 인턴십에 지원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클론 코딩 몇 번으로는 떠오르는 기능을 턱턱 만들어내기 까지 스킬이 상승하지는 않았고, 그런 실력으로 도전한 인턴십에는 당연하게도 떨어졌다. (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성장은 더뎌지지, 인턴십에는 떨어지지... '프론트엔드에 소질이 없나?', '내가 잘 하고 있는걸까?' 의문을 갖게 될 쯤, 내게도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문자를 받은 당일 새벽까지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니까 기대하지 말자...' 생각하며 심장을 뱉을 듯한 긴장을 달래며 잠에 들었는데... 일어나자 마자 잠도 덜 깬 채 폰을 확인하고 소리를 질렀다.
😫: 끄아악─!
웬 피격이라도 당한 듯한 비명이었지만 합격하지 못 했을 때를 생각하며 어깨를 누르던 걱정을 탈탈 털어낸 기쁨,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기대감이 듬뿍 담긴 환호성이었다.
눈물도 흘릴 뻔 했는데 잠이 덜 깨서 안 나왔다.
머릿속에서 만큼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다른 국비 교육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멋쟁이사자처럼에 지원한 이유는, Javascript와 React를 중점에 두는 커리큘럼이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휴학을 결정하자 마자 Hrd-net에 가입해 여러 국비학원을 알아봤지만... 비수도권의 학원 커리큘럼에서는 리액트 대신 JQuery를 배운다거나, 강사분이 복불복이라는 둥 애로사항이 많아 포기했었다.
그 때 멋쟁이사자처럼에서 프론트엔드 국비교육을 알게 되었다. 대학교마다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으로 익히 알고 있던 멋쟁이사자처럼에서의 국비교육이라니! 당시에는 1기 모집이 끝나 과정이 진행중이었어서, 황금같은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에 한숨을 팍팍 쉬었는데 다행히 휴학이 끝나기 전에 2기가 열려 지원할 수 있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스쿨을 열어주신 멋쟁이사자처럼에 감사하다.
- 교육 기간: 03/28 ~ 08/01
- 학습 시간: 640시간 (약 8시간/일, 18주)
- 학습 환경: 온라인
- 모집 인원: 60명
- 2월 14일 - 3월 10일
: 1차 서류(자기소개서) 제출
- 3월 15일
: 서류 합격/불합격 발표, 2차 과제 안내
- 3월 15일 - 3월 18일
: 2차 과제(구현과제, 영상과제) 제출
- 3월 23일
: 최종 합격자 발표
- 3월 28일
: 교육 시작
서류 1차 - 과제 2차로 진행되는 선발과정이므로, 코딩테스트가 없다는 게 장점. HTML, CSS를 배운 경험이 있다면 비전공자 분들도 충분히 역량을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2차 과제에서 주어진 기간인 3일은 촉박하게 느껴졌다. 구현 과제 때문은 아니고 영상 과제 때문에... 자세한 건 후술.
1차 서류는 지원서를 작성할 때 주어지는 문항에 답하면 되는 자기소개서였다. 문항은 총 3가지로, 각 500자, 500자, 1000자 이내에 작성해야 했다.
- 프론트엔드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이 교육 과정을 수강 해야 되는 이유를 기술해주세요. (500자)
- 협업 또는 팀 프로젝트 경험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주세요. (500자)
- 18주 동안의 몰입과 효과적인 학습을 위한 학업 계획과 수료 후 목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주세요. (1,000자)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땐, 당연하지만 문항을 통해 멋쟁이사자처럼이 알고자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고민하여 그에 맞는 답을 내놓으려 노력했다. 멋쟁이사자처럼 브런치도 보고, 홈페이지도 하루종일 들락날락했다.
특히 3번은 앞의 두 문항보다 두 배 많은 분량을 차지하므로 머리를 두 배로 싸매게 만들었는데, 사실 구체적인 학업 계획을 서술하기에 500자는 부족하지 않았을까.
일단 서류에서 전체적으로
등을 어필했던 것이 서류 합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2월 22일, 접수 마감이 2주 넘게 남아있는 상황에 인스타 라이브로 진행된 설명회에서 "1기보다 경쟁률이 높다"는 말씀을 듣고 등골이 오싹해져 자소서 전체를 싹 갈았었다.
이 경험으로 깨달았다. 자소서 초안은 첨삭 전까지는 텍스트덩어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몇 번 뜯어 고치고 나서 초안을 보니 '뭐 이런 뻘글이 다 있나' 싶었다. 설명회 안 듣고 자소서 제출했으면 피눈물을 볼 뻔 했다.
과제전형에서는 영상 과제, 구현 과제 두 가지가 주어졌다.
1. 구현 과제
html, CSS을 사용하여 페이지 구현 (동점자는 JS를 통해 채점)2. 영상 과제
"간단한 자기소개 및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기 위한 단계적인 학습계획"을 담은 3분 이내의 영상
구현 과제는 로그인 모달 이미지를 제시해주었고 그걸 주어진 조건을 따라서 페이지를 만들면 되었다.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아 클론코딩 강의라도 몇 번 들어봤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덕분에 나는 과제를 받은 첫 날에 거의 90%를 구현했다.
다만 난이도가 낮은 만큼 다른 사람들도 곧잘 구현하지 않았을까 싶었기에, 클래스 네이밍에 신경 쓰며 구조를 알기 쉽게 html을 작성하고 버튼마다 hover 애니메이션을 넣는 등으로 차별점을 두려 했다.
HTML과 CSS로 채점을 한다고 했지만 동점자는 JS파일도 본다는 말에 JS로 뭘 넣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런 저런 기능을 넣자니 주어진 조건을 어기거나 디자인이 망가질 것 같아서, 고심끝에 JS 파일은 공백으로 냈다.
구현 과제보다도 머리가 아팠던 것은 영상 과제였다.
영상 자기소개서는 한 번 찍어본 적 없고 본 적도 없었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한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기까지의 학습 계획" 역시 어떻게 담아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여러 자기소개 영상들은 자신의 학력, 경력 및 스킬에 대해서 설명하지 학습 계획을 설명하지는 않아 대입 자소서의 학습계획 문항 답안들을 레퍼런스로 모아봤지만 영... 응용하기가 곤란했다.
둘째날 하루 꼬박 컴퓨터를 잡고도 대본을 세 줄 밖에 못 썼다. 그러고는 "과제 마감이 24시간 남았습니다"라는 문자가 오는데, 압박감에 잠도 못 잤다.☠️
대본 다 쓰면, 촬영하고, 편집까지 해야하는데... 아직 대본도 나오지 않다니! 손톱을 잘잘 씹으며 머리를 굴리다 멋쟁이사자처럼 브런치에서 본 문장이 떠올랐다. 멋쟁이사자처럼이 프론트엔드 부트캠프를 운영하는 이유(by. 멋쟁이사자처럼)
아하! 이 때부터 글이 조금씩 써졌다. 과거 시도한 것들에서 얻은 레슨을 적용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들을 담아냈다.
(주관적으로 이해한 바가 그렇고, 내가 어필하고자 한 부분이니 멋쟁이사자처럼 측의 과제 의도는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 없다!!!)
퀭한 몰골에 우선 씻고, 단정히 입고 영상을 찍었다. 밤 새는 것을 어머니한테 들켜서 영상 과제를 촬영할거라고 이야기했더니 계속 기대감어린 눈으로 "도와줄까?" 물으시는 걸 거절하느라 혼났다. 얼마나 걸릴 지도 모르고 일단 부끄럽다. 수 십번은 다시 찍어서 거절하길 잘했다고 본다.
여하튼 말을 한 번도 더듬지 않고 촬영할 수는 없었으나 어떻게 잘 편집했고, 자막을 넣어 영상을 만들었다. 무료 영상편집기라는 홍보에 아무런 의심 없이 편집했다가, 인코딩할 때 되어서야 화면 가운데를 커다랗게 가로지르는 워터마크를 발견하고(없애려면 유료 결제를 해야 했다...) 눈물 머금고 재작업을 하는 헤프닝이 있었으나 마감 당일인 18일 새벽까지는 편집을 마무리하고 무사히 제출할 수 있었다.
과제 만들며 자료를 찾다보니 요즘 취업할 때는 자기소개영상을 요구하는 곳이 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어진 형식이 없어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머리가 아프기는 하지만, 그만큼 자유롭게 이미지나 영상 등을 활용해 내 장점들을 드러낼 수 있겠다 싶었다.
다만 좋은 인상을 위해 카메라, 조명을 더불어 편집까지 신경써야 하다 보니 영상과제와 구현과제를 동시에 3일이라는 시간은 촉박하게 느껴졌다. 만족할 만한 퀄리티가 안 나오는데 시간상 타협해야 했어서 약간 괴로웠달까...
우선 한 달간 고생한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난 몇 달간 지방 인프라의 열악함을 뼈저리게 느낀 터라, 어쩌면 대입 때 보다도 멋사 합격이 간절했던 것도 같다.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체념하려면서도 마음을 졸였는데 이제야 숨을 틀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안 된다, 어렵다 하더라도 한 번 부딪혀 보면 뭐라도 되나보다.
28일 월요일, 첫 교육이 시작된다.
강사, 운영진분들, 동기들과 소통할 수 있는 discord에 들어가니 실감이 나면서 마음이 들뜬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18주 동안 내게 주어진 감사한 환경을 최대한 이용해 성장하고 어엿한 주니어 개발자가 되고 싶다.
앞으로 velog에는 배운 내용을 정리해 올리고, 학습 중 가졌던 의문과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을 꾸준히 기록해보려 한다.
다음 포스팅은 1일차 후기로 돌아오겠다.
안녕!
여담
트위터에서 거의 1년동안 사자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그런데 멋쟁이사자처럼에서 교육을 받으며 사자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려니 괜히 찔려서 닉네임을 바꿀까 고민했는데 역시 괜찮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은 포기한 상태인데
사실 아직... 신경쓰이네...
멋쟁이 사자처럼 프론트엔드 스쿨 2기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