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할 고급 아이디어 vs 이룰 수 있는 기술 구현

디아·2023년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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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포트폴리오 속 담긴 수상 내역입니다. 대회 출전은 총 10번 정도 되지만 수상은 6개 정도입니다. 적다면 적겠지만 그 속에서 수많은 도전과 좌절을 겪어왔고, 대부분 팀장을 맡아가며 여러 팀원들 속 고뇌, 갈등, 토의 및 토론과 같은 엄청나게 많은 과정들을 겪어왔었습니다. 대회 뿐만 아니라, 자잘하게, 그리고 거대하게 진행한 프로젝트는 다 합쳐 25개가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남들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을 좋아하고, 또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도전하는 그 과정 자체가 너무나 즐거웠기 때문에 이런 프로젝트 및 대회 활동을 즐겨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본질을 잃고 방황하며 이 과정들이 너무 짜증나기 시작해졌습니다. 더군다나 제 머릿속, 그리고 발목을 움켜잡는 큰 과제가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이루지 못하더라도 아이디어를 내는게 중요한가? 아님 조금 떨어진 아이디어라도 구현해내는 것이 중요한가?

아이디어 사례 - 우수상만 받던 학생

이전에 웹/앱을 개발하는 친구들을 보며 참 많은 현타를 느끼게 했었던 부분들입니다. 해커톤을 하면서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인정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프로젝트를 제외하고요). 그도 그럴것이, 구현을 참 못했습니다. 몇 시간 안에 아두이노를, 라즈베리파이를, ESP32 기능을 제대로 구현한 적이 그닥 많지 않았습니다. 다른 웹이나 앱 개발하는 친구들은 코드 몇십, 몇백줄 써가며 구현해나가고 있을때(물론 그 친구들또한 수준급으로 잘한덕도 있습니다), 저는 코드 몇 줄 써가며, 멀티테스터로 전원 체크하고, 안되는 수십개의 이유를 하드웨어에서 찾아가며 개발 속도가 현저히 딸렸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대회 진행 중반쯤 와서는 노선을 틀었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요... 제가 항상 우수상에서만 그치는 이유가 항상 여기에 있었습니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으면 뭐합니까, 구현하여 작동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 그냥 아이디어톤에만 가까운 작품이었는데요.

기술 개발 사례 - 선생님과의 대립

https://portfolio.bssm.io/portfolio/39

2023년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에 재학하던 도중 교내 대회인 '산학협력 프로젝트 경진대회'에 (반강제로) 출전하게 되었었습니다. 사진과 같이 산학협력 수업을 들으며 한백전자의 서비스 로봇 AIoT Serbot PrimeX 위에 YOLOv5 모델로 사람을 감지해 졸졸 따라다니는 기능을 구현하여 출품하게 되었었습니다. 뭐.. 아이디어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사람을 따라다닌다는 건, AI가 흔한 현재 시점에선 그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아니었지요. 그래서 수상 욕심은 전혀 가지지 않고, 그저 당시 발표에 참관하고 있던 후배들한테 우리학교에 이런 로봇이 있고, 기존에 존재하는 고급 하드웨어 기능들을 이용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여 개발하고 구동할 수 있으니 참고해서 시야를 넓혀봐라, 뭐 그런식의 취지를 가지고 대회 발표를 진행하였었습니다.

그렇게 빠르게 발표를 마치고 기술적인 부분만 질문 받고 들어가려 했는데, 한 선생님께서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이걸 어디에 써 먹을 수 있죠?'

순간 당황했었습니다. 정말 가볍게 나왔던거라 예상 질문 같은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존에 나온 예시를 들어 얼버부렸었습니다. '창고나 가정 등에서 사람을 따라다니며 짐을 옮겨주거나 호위해주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뭐.. 이런 식으로요. 그러자 그 선생님께서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이미 있잖아요"

...이때 좀 화가 났었습니다. 그 뒤로 하신 말씀은, 아이디어 등을 떠나서 제가 구현한 것을 부정하는 내용이 좀 섞여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선생님의 발언을 부정하며, 여러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앞서 말하였듯 아이디어가 좋지 않다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기술 구현도 이루었는데, 과연 아이디어가 안좋다고 이렇게 제 프로젝트를 부정해야 할만한 것들이었을까요?

나의 생각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사례들을 겪으며, 하나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둘 다 해답이 아닌, 둘을 합친 것이 정답이었습니다. 이루지 못할 미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이 개발자의 미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회에서는 구현을 할 수 있는 정도로만 아이디어를 잡고 개발하는 것이 좋긴합니다. 그런데 굳이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프로젝트를 개발하여 뿌리부터 깊게 배워 나의 스킬을 쌓고, 또 아이디어를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를 구현해나가며 나의 역량들을 완벽하게 늘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 상황마다 알맞은 전략을 사용해야 하지만, 본질은 멋진 아이디어를 구현해해는 것, 이게 제가 생각한 본질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

이 부분은 개발자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기도 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어떤 점이 더 중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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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깊은 주니어 개발자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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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17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