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오늘도 끝이 났습니다. 하루 일과를 다 마치니 뿌듯하기도 하고 좀 힘들기도 하네요. 여러분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제 슬럼프는 나름? 극복한거 같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이겨내려고 발버둥쳤던 경험들은 또 하나의 데이터가 되어 저장소에 잘 쌓인 듯 합니다.
이번 달도 꽤나 열심히, 그리고 빈둥빈둥 살았습니다 ㅋㅋ. 여러가지를 해봤고 또 시도하고 또 깨져봤네요. 자라나는 사초생 새싹은 아직도 갈 길이 먼가 봅니다 ㅋㅋ
이번 달 회고록도 시작하겠습니다!
3월달 쯤에 제가 등산이 참 재밌다! 라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고백을 하자면 그 이후로 저 혼자 등산을 가자고 마음먹은 적은 없습니다.. 가기도 힘들뿐더러 제가 사는 동네에 타고 다닐만한 좋은 산이 없드라고요. 그래서 취미도 없이 빈둥빈둥.. 거리다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몸을 쓰는 걸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적당한 운동은 삶의 질 향상 및 건강 관리 등... 사실 뭐니뭐니 해도 운동이 끝나고 숨을 헐떡일 때의 그 기분 좋은 상쾌함, 그리고 운동을 할 때는 잡생각이 아예 사라진다는 게 가장 좋았었습니다. 개발을 하거나 집에서 유튜브보며 쉴 때와는 아예 다른 차원이었죠.
그래서 맨 처음엔 헬스를 시도해봤는데.. 돈만 날렸었습니다 ㅎ. 운동할 시간이 그리 여유롭지도 않았고. 아침 운동에 힘을 쏟아부었었는데 처음엔 잘 하다가도 힘이 들고 동기부여도 사라지니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었습니다.
돈 없고 의지력 부족한 저는 누군가가 지도해주는 운동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머리에 퍼뜩 떠올랐던게 하나 있었습니다.
왜.. 이런것들 보면.. 괜스레 가슴이 웅장해지지 않습니까..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그런... ㅎ
검을 쓰면서 혈투를 벌인 것을 보며 낭만이 있다!(...) 라는 생각을 이전에도 느껴왔었습니다. 그렇게 각만 살살 재다가 지난번 슬럼프가 오면서 취미를 꼭 가져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배워보자! 라는 생각이 든 즉시 도장에 연락해서 등록했습니다.
관비 및 입문 비용은 그리 비싸지 않았고(호구는 별개입니다...), 지금 고작 한달다닌 응애인데 꽤 재밌습니다!! 타격하는 맛도 있고, 조그마한 자세 교정 한번에 속도 및 공격의 강도가 달라져버리는 섬세함, 상호간의 예의 및 자기 수양, 무엇보다도 타격감!!! 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다보니 느끼는건데, 전 나름 악바리 근성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뭔가가 안풀리거나 끝장을 보지 않는다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을 보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이요. 고집 세고 꽂히면 시야가 좁아진다는, 그런 단점이 또 한편으론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게 새삼 느껴졌었습니다.
회사에 일하다보면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일하는 게 누굴 위한 것인가, 결국 회사에 이득을 취하게 해주는 거 아닌가? 일을 하는게 단순히 돈을 벌기만 위한 것이라면, 결국 '일을 한다' 라는 행위 자체는 나를 갉아먹으면서 회사에 득을 주게 하고, 각자마다 다른 급여를 받아 그저 '살아가는 것' 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죠.
모종의 이유 때문에 정말 개발자로써의 커리어가 끊겨있는 상황이었고, 작업실에 앉아서 작업을 하다가도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었습니다. 일의 흥미가 크게 떨어진 게 바로 이 이유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팀장님한테 한소리 들었었는데, '이 일이 나중에 너가 이직을 하면서 면접관한테 어필을 해야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럴 때 너가 자신있게 이야기를 하려면 이 일을 네 것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 라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충격에 꽤 휩쌓였었습니다.
이전에 퇴사를 고려했을 때도 철회했었던 이유가 내가 일했던 경험들이 결코 어디 도망가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서 이 악물고 나가보자 라고 생각했었는데, 구태여 덜 힘들게 생각하면서도 제가 일했던 경험을 몇배로 불릴 수 있는 방법이 있었더라고요.. 일을 하면서 자꾸만 소모된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제가 생각하기 따름이었습니다. 내가 배운 선에서만 일을 활용하는 거 같으면, 이 일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 필요한 지식, 구태여 알려주지 않은 지식을 스스로 공부할 수도 있고, 이를 통해 내 능력을 쌓는데 더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아직은 기회가 많으니깐요.
아직 응애 사회초년생이지만, 자꾸만 초심이랑 순수한 마음을 잃어간다는 느낌이 드네요. 열심히 되새겨가며 앞으로 정진해 나가야겠습니다 ㅎ;
예상하지 못했던, 부고가 났었었습니다.
몰랐었었습니다. 그렇게까지 힘들어하셨었는지. 어느 순간 연락이 안되었었긴 했는데 병원 일정상 전화 받기 힘들다 라고만 전해 듣고 말았었습니다. 그 얘길 들은지가 5개월 전이었는데, 부모님께 한번이라도 더 여쭤볼거 그랬었습니다. 그렇게 힘드신 줄 알았더라면 살아생전 한 번은 더 뵐려고 노력 했었을텐데.
가끔 회사 동료분 부모님께서 부고가 나셔 퇴근하시고 다녀오신 아버지, 어릴 때 그 모습을 보면서 아 그런갑다.. 하고 넘겼었었는데, 막상 직접적으로 다가오니 좀 얼얼하면서도 가슴이 무거웠었습니다. 운전대를 잡고 병원으로 향하는 동안, 솔직히 긴장도 많이 되고 충격도 먹었어서 '차에 스크래치 나더라도 좀 더 빨리 가야한다' 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들었던 거 같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받을 동안에는 슬프다라는 감정은 그리 없었습니다. 복받쳐올라왔던 적은 딱 세번, 입관할 때, 화장터로 들어갈 때, 그리고 현타가 왔었을 때 였습니다.
부모님께 죄송한 말씀이지만 좀 상황이 우스웠었습니다. 살아생전 힘들게 사시고, 그렇게 좋은 거 못누리시며 사셨던 분이 돌아가시고 나셔야 식장에서 VIP실에 들어가고 음식 좋은 거 올려드리고.. 그러면서도 평소에 보기도 힘들었던 사람들을 이 일 때문에 마주하고, 그 와중에도 가족 갈등 때문에 누구는 같은 가족임에도 완전 남처럼 대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가족, 우리 부모님께라도 잘 해드려야겠다고요.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챙겨드리고 서로간의 온기를 나누고, 추억을 더 많이 쌓아야겠다고요. 돌아가신 뒤에 겉치레로 비싼 장례를 치러드릴게 아닌, 조금 값싼 음식을 먹더라도 한 번이라도 더 같이 식사를 하고, 여행을 다니고 그래야겠더라고요.
이렇게 경각심이 생기다니, 어설프게 쓰라리네요.
어릴 때 가장 많이 했던 착각은 바로 하루아침에 변할 일들은 많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렇잖아요. 잘 자고 있다가 내 머리위에 운석이 꽂혀버리면 그대로 죽는거잖아요 ㅋㅋ. 어릴 땐 그런 상상을 하면서 무언가 무기력감에, 한편으론 또 프로젝트 성과든 아님 나 든 한순간에 슉슉 변할 수 있다고 믿었었습니다.
근데 나와서 일하고, 공부하다보니까 그런건 아니더군요. 하루아침에 무언갈 변화시킬 수 있다... 코인러들이랑 똑같은 마인드더라고요? 어~~ 떡상하면 벼락부자야~ 라고 돈을 투자했다가 그대로 돈 버리는... 그런 생각과 똑같더라고요.
세상에 배울 것도 많고, 또 요즘 세상이 바뀌는 속도를 우리 인간이 따라가기엔 너무나도 빠릅니다. 근데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무조건 빠르게 잘 바뀌어야 한다는 강박에 많이 사로잡힌거 같아요.
요즘은 그런 생각을 버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열심히 일도 하고 공부도 하되, 에너지 충전도 하고 비생산적인 일도 섞어서 하는, 시간관리도 중요하지만 나의 에너지 관리도 중요하다는 점을 많이 체득하고 있습니다. 결국엔 꾸준히 하는게 마스터가 되기 위한 방법이니깐요.
다만, 벼락치기를 위주로 했던 저에게 꾸준함? 은 꽤나 어려운 미션이었습니다. 꾸준함을 시도했다가 너무 넘쳐오르는 열정 때문에 매일 할 수 없는 양을 선정하고 또 못지키면 자책을 많이 했었죠. 결국 여기에 너무 목매달았어서 지난달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론은, 어제는 갔고, 내일은 올거고, 오늘은 지나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부를 하더라도, 쉬더라도, 무언갈 하더라도 나에게 쌓일지, 그리고 그저 흘려보낼지는 본인의 몫인거 같습니다.
단, 너무 한번에 많은 걸 하고 또 배우려 조급해하지 않고, 나에게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의 가치관 및 성격은 무엇인지를 쭉 탐구하는 것도 함께 해야할 몫인 거 같습니다. 불은 언젠가 꺼집니다. 이를 어떻게 쓸지, 그리고 어떻게 태울지는 본인이 해야할 몫이니깐요.
그리고 지나가는 시간과 오늘은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 덕에 쉽사리 잊기 마련이죠. 그렇다고 너무 위화감을 느끼면 안될 듯 합니다. 흘러가는 1초를 너무 신경쓰게 된다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칠 수 있지 않을까요?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또 준비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은 다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찬 미래를 위해 오늘을 꿋꿋이 버티고, 또 살아가는 여러분과 저는 모두 아름답고 멋진 존재들인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잘 살아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