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직장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

Hojune Yoo·2023년 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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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좋은 회사를 골라 갈 능력이 됨?ㅋ

어떻게하면 좋은 직장을 고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 글을 적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요청을 받고 한참동안 고민을 했다. 내가 좋은 직장을 골라서 간 적이 있었던가?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적이 없는 것 같다. 이전 글에도 적었는데 내가 이직을 하는 방법은, 보통 리쿠르터에게 먼저 연락을 받거나 갈만한 회사들의 리스트를 추려서 가장 가고싶은 회사의 역순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것이다. 면접을 본다고 연봉협상까지 가는 확률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라서 일단 되는 회사들 중에서 골라 가는정도? 그나마도 붙는 회사들은 10개정도 보면 2~3개밖에 안되기때문에 고른다는 말도 사실 민망하다.

사실 우리들은 다 알고있다 어느회사들이 명성이 있고 좋은 직장인지. 그런데 이직을 고려할 때 '꿈의 직장'에만 집중해서 여기 아니면 안된다는 마인드로 이직을 준비하게되면 안됐을 경우의 좌절감도 크고 면접을 준비하는데에 있어서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나는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될거라는 가정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되면 좋고 아니면 다른데 있겠지 뭐... 내가 엄청난 능력자가 아닌 이상 어느 회사에 면접을 봐도 당연히 될거다 라고 생각하고 가는게 좀 오만한게 아닌가.

그럼 그나마 이직 잘 하는 방법은?

어차피 좋은직장 고르는 방법이야 우리 모두가 알고있으나 그런 직장들을 골라서 들어간다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고. 그렇다면 오만해지지 않는 선에서 이직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1. 연봉
일단 내가 한달에 최소 이정도는 받아야 만족할 수 있다는 최저선을 정해야 한다. 미국회사들은 대부분 포지션을 오픈하면서 얼마정도의 연봉을 제시하는지를 공개한다. 만약 공개돼 있지 않다면 리쿠르터 혹은 헤드헌터와 커뮤니케이션을 하여 이정도는 받아야 내가 이직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라는걸 이야기 하는게 좋다. 물론 정확하게 얼마 라고 먼저 부르는건 먼저 패를 노출하는 행위라 꺼려질 수 있긴 하지만 괜히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어느정도는 이야기를 하는게 좋다.

연봉협상에 들어갔을 때 여러 회사에 오퍼가 있는 경우라면 이미 깐 패여도 다시 수습이 가능하다. 내가 어느회사에서 얼마의 연봉을 제시받았는지는 굳이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연봉 협상시에 '내가 다른 회사에서 너희가 오퍼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연봉을 제시 받았는데 사실 포지션이나 프로덕트는 너희 회사에 더 관심이 있다. 혹시 연봉을 조금 더 올려줄 수 없느냐, 이정도면 좋을 것 같다' 라고 대략적으로 제시를 하면서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작단계에서 최저점정도는 이야기를 하고 들어가는게 좋다.

2. 복지/문화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에 대해서 미리 면접이전에 상세한 내용을 미리 리쿠르터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연봉이 조금 적더라도 복지가 좋아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가는것이 좋다. 또한 WLB (Work Life Balance)가 어느정도인지 Oncall이 있다면 Rotation이 얼마나 자주 돌아오는지, 가끔 Paid Oncall Rotation을 하는 회사들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도 인터뷰 과정속에서 물어보는게 좋다. 아무리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여도 일주일에 60시간 70시간씩 일을 해야한다면 금방 다시 이직이 마려울 수 있다.

3. 포지션/팀
내가 어느포지션에서 어떤 책임을 맡고 어떠한 일을 하는 팀에서 일을 하게 되는지를 미리 알아야 한다. 책임을 많이 맡을수록 일은 고되지겠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도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큰 회사에서 큰 일을 맡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보통 좀 더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책임의 규모를 늘려가며 경력을 쌓다가 그걸 토대로 좀 더 큰 회사에 중역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내가 시니어 엔지니어 이상의 책임을 큰 회사에서 지고싶다면 미래를 위해 연봉이나 복지를 조금 희생하더라고 작은 회사로 이직을 하는것도 방법이다.

또한 프로덕트의 어떤 부분을 담당하게 되는지, 이 회사는 뭘 하는 회사인지, 재정적으로 얼마나 안정적인지에 대한 정보들도 요즘같이 Layoff를 많이 하는 살벌한 시기에는 꼭 미리 알아봐야 한다. 경기가 안좋을때는 R&D (연구)를 하는 부서나 특별히 정립된 프로덕트가 없는 회사에 들어가는건 조금 위험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토대로 장단점을 정리하고 조건에 충족하는 회사들을 마음속으로 정리 해 두고 면접 순서를 내가 가고싶은 회사 순위의 역순으로 정한뒤에 합격하는 회사를 놓고 연봉, 기회, 네임벨류 등을 놓고 비교해 봐서 이직을 하면 된다.

확률이 낮다면 횟수를 늘리자

물론 면접은 스트레스 받고 어려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돈이 드는 일은 아니다. 내 손에 쥔 패가 많을수록 협상이 유리해지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힘들더라도 이직을 할 시기가 되면 여러 회사와 동시에 면접을 보거나, 계속해서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면접을 주기적으로 보는게 좋다. 때로는 내가 다른 회사와 아직 면접을 보고있다는 사실 자체도 협상카드가 되기도 한다. '다른회사도 면접 보고 있는데 너네가 이정도 오퍼 해 주면 그냥 다 그만두고 바로 서명할게' 이런식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론 실제로 오퍼를 받는 것 보다는 협상력이 떨어지긴 한다)

보통사람인 우리들은 대부분 가고싶은 회사를 골라서 한군데 면접보고 바로 연봉 협상에서 이직하는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물론 그렇다고 가고싶은 회사에 대한 꿈을 접으라는게 아니다. 이직은 언제든지 할 수 있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지금 있는 회사보다 조금 더 나은 기회를 계속해서 찾다보면 언젠가는 내가 가고싶었던 기업중 한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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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미국 개발자입니다.

88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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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3일

마인드셋이 대단하십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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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6일

이직은 언제나 두렵네요 이력서 내는게 뭐라고 떨어질까 무서워서 못내는 경우도 가끔 존재 ㅠㅠ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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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31일

겉에서 보이는 것 말고 근본적인 것들이 더 중요합니다.

적당한 연봉, 면접때 다 털기, r&r 은 기본이고,
회사의 얼라인이 맞춰져 있는지, 직원과 회사의 신용을 올리기위한 시도를 하고있는지, 팀간 사일로 현상은 없는지, 조직에 남의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독불장군이나 성격이 까탈스러운 사람은 없는지.
회의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주기적으로 보고가 있는지, '회의'라는걸 제대로 하는지- 출퇴근에 대한 기록은 어떻게 하며 주말 및 야근시 보상체계가 있는지 등

회사-조직-개인의 목적이 공유되어 하나의 '팀' 이라는 느껴져야 합니다.

위의 3개 조건들이 아무리 좋아도, 하나의 팀이라는 느낌이 안들고 사일로 현상, 회사와 개인의 신뢰가 무너짐 등이 발생하면 직원들은 동태마냥 시키는것만 하고 자발적으로 일을 하지 않게 됩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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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5일

매일한번 확인해주실수있나요?

2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