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회고는 세가지 파트로 나눠서 작성하려고 합니다.
첫번째 파트는 제가 코드리뷰어로 활동한 것에 대한 회고입니다.
두번째 파트는 제가 개발자로 활동한 것에 대한 회고입니다.
세번째 파트는 개발자 커뮤니티와 관련된 회고입니다.
그리고 다음편은 이직기 +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2020년 백엔드 마스터즈 코스를 수료하고 코드스쿼드에서 코드리뷰어 제안을 주셔서 코드리뷰어로 활동하게 되었다.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다. '내가 리뷰어로 잘 활동할 수 있을까?', '현업에서 일도 얼마 안해봤는데 좋은 리뷰를 내가 할 수 있을까?' 와 같은 고민이었다.
실제로 리뷰를 하면서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렸던 이유는 내가 한 말에 확신이 생기지 않아서 직접 실행해보고, 레퍼런스가 될만한 문서를 찾아보는 탓에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꼼꼼하게 리뷰를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리뷰이에 대한 차트를 관리하고, 어떤 분이 리뷰를 요청하지 않으시면 직접 DM을 드려서 리뷰를 요청하시게끔 먼저 연락을 드린적도 있었다. (이런식으로 코드스쿼드 수강중에도 출석부를 관리했던 기억이 났다. ㅎㅎ)
사실 리뷰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세웠던 적이 있다. 처음엔 같이 협업을 함에 있어서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한 리뷰를 먼저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이런 비율은 줄이되 최대한 IDE에 의존하게끔 하고, 기술적으로 내가 아는 설계 방법이라던가 주의해야할 점에 대해서 리뷰를 하자고 다짐했던 것 같다. 그리고 최대한 내 리뷰를 골고루 해드리려는 욕심을 가졌는데, 리뷰어 선정 기준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받았던 것으로 봐서는 썩 잘하진 못한 것 같다. 😅
결과적으로는 완전 계획대로 리뷰를 하지 못했다. 나는 항상 코멘트가 수십개를 넘어갔으며, 지엽적인 부분도 있고, 내가 잘못 알고 리뷰를 남긴 내용도 많았다. (이불킥😭)
다만 가끔 2021 멤버스 기수분들과 대화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내가 남긴 리뷰 덕분에 꼼꼼하게 학습할 수 있었고,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주신 말씀 덕에 리뷰어라는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그렇게 알려드린 분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 들었는데 그럴 때마다 기쁜 기분이 들었다. 사실 그분들께서 열심히 학습하셔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내 도움은 아주 약간의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이 된다.
그리고 사실 다른 리뷰어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빠지셔서 활동이 조금 뜸해지셨는데, 리뷰를 받고자 하는 양은 그대로여서 때로는 넥스트 스텝 과제를 제출하고 새벽 3시까지 리뷰를 한 다음 7~8시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는 조금은 힘든 일상도 보냈었다. 이 때는 매일 '피곤해', '힘들어'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넥스트 스텝 과제를 하면서 이를 리뷰에 적용하니 내 이해도 올라가고,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약 5개월정도 리뷰어로 활동을 했는데, 회사 업무 + 리뷰어 + 과제를 하고 나니 정신적으로 많은 피로가 있었다. 그래서 한 달 정도는 그냥 내 개인 공부만 하면서 쉬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내년에도 리뷰어에 대한 제안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업무와 내 삶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리뷰를 하는 것이 목표다.
사실 쉬자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넥스트 스텝의 포비께서 연락을 주셨다.
리뷰어 제안이었다. 처음엔 쉬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고, 내 경력도 부족했기에 거절을 했었다.
하지만 리뷰어가 너무 부족해서 부탁한다는 말씀에 하겠다고 말씀드렸고, 리뷰어로 활동하게 되었다.
넥스트스텝은 코드스쿼드와 다르게 24시간 이내에 리뷰를 해주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사실 약속도 함부로 못잡았고, 리뷰어로 투잡을 뛰는 기분이었다.
특히 주말에 문제가 많이 두드러졌는데, 리뷰이도 재직자고 나도 재직자니까 평일에는 사실 저녁에 올라온 리뷰만 처리하면 현실적으로 충분히 처리가능한 양이었다. 하지만 주말에 올라오는 리뷰를 대처하다보면 내 주말 시간이 온전하게 지켜지지 않는 기분이었다. 이는 후반이 되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미 심적으로 굉장히 지쳐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코드스쿼드와는 달리 대부분 수동적이고, 활기없는 리뷰 경험을 보이는 분들이 많아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더더욱 재미도 없고 힘들기만 했던 것 같다.
나도 어떻게든 리뷰를 잘 하기 위해서 자극도 많이 받고, 피톨로지의 영상을 보면서 내가 잘못 알려드리는 것은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졌었다.
이 경험으로 느낀건 난 굉장히 자율적인 사람이라서 어떤 강제적인 제약같은 것이 가해지면 능률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넥스트 스텝 리뷰어로 활동하면서 분명히 많은 부분을 배웠지만, '다음에 다시 하게될까?'에 대해서는 나조차도 장담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조금 더 역량을 쌓은 다음 리뷰를 해주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던게, 피드백 중에 '경력이 3년 이하인 리뷰어에게 리뷰를 받고 싶지 않다.' 라는 피드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조금 더 회사 업무에 집중을 하고, 내 역량을 키운 다음 리뷰어로 활동하는게 더 좋을 것 같다는 내 생각도 분명히 있었다. 저 피드백만이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사실 9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획안도 너무 양이 방대하고, 클라이언트 개발자를 충원하는데 너무 긴 시간이 걸려서 12월 말 출시로 목표를 조정했다.
사실 클라이언트 개발자 충원도 내가 추천하신 분들이 입사하셨고, 겨우겨우 프로젝트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 분들이 없었다면 아마 그 전에 이직을 결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는 비포괄 임금제에 야근을 최대한 하지 말자는 기조여서, 그 기조에 맞추어 개발을 했던 것 같다. 백엔드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일정 수립이나 어떤 업무를 누가 수행할 것인가에 대해서 결정하고, 또 개발도 같이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좋은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애자일을 지속적으로 적용하다 보면, 일정을 어느정도 예측가능하게 되는데, 이게 무리한 일정이라는 지표가 좀 강하게 나왔고, 그 때부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고민들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백엔드는 어느정도 기능이 개발되어있는 상태였고, 세세한 최적화는 출시 이후 해도 충분하겠다는 내부의 판단이 있었기에 테스트 코드를 많이 작성하고, 프론트엔드 업무를 배워가면서 기능을 최대한 쳐내기 위해 노력했다.
모바일 웹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상호작용에 대한 고민도 많아야했고, 내가 아는건 간단한 html/css/js인데 react/typescript 기반으로 기술을 사용해야하니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맡은 일을 확실하게 하자는 책임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서 갑자기 모두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회의실에서 회사가 이전부터 힘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살짝 어이가 없었다. 나도 물론 잘못이 있다. 꼭 스타트업에 들어갈 때에는 재무상태를 파악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지, 매출은 나오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길 바란다.
사실 그동안 모아둔 돈이 다행히 있고, 마이너스 통장도 미리 만들어두어서 돈이 부족할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제든 망할 수 있는게 스타트업이라 처음엔 덤덤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뿐 마음 한 켠에는 마무리 짓지 못한 아쉬움, 혼란, 약간의 배신감, 그리고 나를 믿고 이 회사에 와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떠오르는 상태였다.
특히 출근을 안하기 시작한 첫 주에 굉장히 심각했다.
좋아하는 일을 해도 재밌지 않고, 얼른 일부터 하고 싶었다.
다들 열심히 달려왔으니 쉴 때다 라는 말을 해줬지만, 나는 쉬고싶어서 쉬는 것이 아니라 더 슬펐다.
결국 다시 구직을 해야할 때가 되었다.
회사에 대한 너무 많은 얘기가 적히지 않은 이유는 사실 이 때문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나는 플랜드에서 즐겁고 열정적으로 일했고, 일을 했던것에는 후회를 남기지 않고 나오게 되었다.
페이스북에 OOP와 DDD에 대해서 글을 남겼던 적이 있다. 오브젝트 책을 읽으면서 어떤 궁금증이 생겨 그런 생각을 남겼는데, 안영회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셔서 만나뵙게 되었다.
처음 뵈었을 때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이 영회님께 미친 영향을 들으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인가 같이 해보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영회님의 말씀에, 무엇을 해야하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XP 읽기모임을 통해 <아름다운 가게> 개발자분들과 유영모님을 만나뵙게 되었다. XP 읽기모임을 하면서 내가 다니던 회사 밖의 시야를 알게되고, '더 좋은 모습으로 우리 회사를 바꿔나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에 대한 고민도 굉장히 많이하게 되었다.
XP 읽기모임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때마침 회사가 안좋게 되었다는 얘기를 했었고, 영회님과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기로 약속했던 것 같다.
그렇게 베터코드의 java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되었고, SI 서비스만 하던 업체에 기초 세팅을 정의해서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이 때 느꼈던 점은 구직자와 현업에서의 기술 간극을 줄여서 기술 성숙도를 전반적으로 높이고, 더 발전된 형태의 개발을 지향할 수 있게끔 하는 것도 목표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이 그런 기술에도 익숙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갖고 있는 지식을 잘 전달하는 것에도 익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베터코드와 함께하면서 조금씩 네트워크가 확장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되었고, 코로나가 어느정도 진정되면 더 많은 분들을 만나뵙고 싶어졌다.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함을 느낀 한 해였다. 어디 적을 데가 없어서 그 밖의 생각으로 따로 뺐는데, 1년 내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그렇게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당 부분에 대해서 피드백을 받고자 하면 "디온은 커뮤니케이션 잘하는 편이죠." 라는 얘기를 듣곤 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너무 배려없고, 딱딱한 얘기를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이를 고치고자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비폭력 대화>와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이 올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는데, 비폭력 대화의 경우에는 우리가 행하는 말들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잘 알게 해준다. 읽다가 중간에 말았는데, 나오는 내용 하나하나 실천하다보면 얼마나 내가 폭력적인 말을 하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은 모두를 인간적으로 존중한다는 내용이 많이 와닿았고, '그럼 어떻게 해야 인간적으로 존중한다는 것이지?' 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책이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고, 내년에는 익스트림 프로그래밍 읽기 모임에서 추천받았던 <당신이 옳다>를 읽어볼 생각이다.
올해는 생각보다 책을 별로 못읽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마 자취를 시작하게 되면서 지하철을 타지 않게된 영향이 큰 것 같다. 의식적으로 시간내서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여러 요소들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는 내년에 계속해서 보충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새해에는 더 잘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