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세무사무소의 IT 컨설팅,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김도도·2026년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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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하나 만들어달라는 부탁에서 시작됐다.

첫 부탁은 소박했다

아이 친구 엄마 중에 세무사무소를 운영하는 대표님이 있다. 어느 날 물으셨다. "홈페이지, 만드는 거 어렵나?"

사연이 있었다. 이미 한 번 외주로 만든 홈페이지가 있는데 — 도메인도 이상하고, 기능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너무 촌스럽기까지 했다. 돈을 냈으니 사용은 하지만 맘에 들지 않는 상태. 백엔드 개발자에게 홈페이지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서 가볍게 수락했다. 그런데 제대로 만들려면 이 사무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아야 했다. 그래서 물었다 — 평소엔 어떤 프로그램을 쓰시는지,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질문이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현장을 들여다보니

3인 사무소의 책상 위에는 프로그램이 여러 개 떠 있었다. 신고용, 기장용, 문서 작업용 — 각각 따로 비용이 나가는데, 서로 연결은 되지 않는다. 한쪽에서 내려받은 파일을 사람이 옮겨서 다른 쪽에 넣는다.

실무는 이렇게 흘러간다. 고객 업체들이 이메일과 메신저로 자료를 보낸다. 실무자가 그걸 받아 엑셀로 열고, 거래 한 건 한 건을 손으로 분류한다. 마감 주간이면 이 작업이 수천 건 단위로 쏟아진다. 처음 보는 항목이 나오면 옆자리에 묻고, 옆자리도 모르면 '기타'로 던지고 넘어간다. 이 모든 과정을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한다 — 자료 받는 방식도, 분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이 지점이다 — 모든 작업이 실무자 개인의 기억에 의존한다. 기록으로 관리되지 않으니, 한 명이 이탈하거나, 인수인계를 하거나, 다른 담당자가 대신 처리할 때 오류가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구조다. 지식의 위치가 문서나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이었다.

그래서 할 일이 점점 늘어났다

홈페이지를 새로 만드는 건 기본이었다. 현장을 보고 나니 그 위로 할 일이 쌓였다.

먼저 흩어진 협업 도구부터 일원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다음은 사무소 전용 시스템 — 흩어진 프로그램들의 기능을 통폐합하고, 개인의 기억에 있던 지식을 시스템으로 옮기는 쪽으로. 홈페이지 외주가 어느새 업무 시스템 구축이 되어 있었다.

문제는 규모다. 예전 기준이라면 기획자, 백엔드, 프론트엔드, 인프라까지 팀 하나가 붙어야 하는 일이다.

질문이 바뀌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이렇게 고민했을 거다. "이걸 혼자 할 수 있을까?"

그런데 AI를 제대로 부려보면서 질문 자체가 바뀌었다. "이걸 두 명 이상이 할 이유가 없는데?"

지식과 코딩 그 자체의 가치는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대신 중요해지는 건 도메인과 현실 — 현장이 진짜로 어떻게 굴러가는지 이해하고, 그걸 동작하는 시스템으로 번역하는 일이다. 그 번역만 사람이 제대로 하면, 나머지 규모는 AI가 감당하는 시대가 됐다. 말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라서,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완전히 낯선 도메인에서,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

이 시리즈는 그 검증의 기록이다. 몇 가지 원칙을 미리 밝혀둔다.

성공담보다 시행착오를 쓴다. 가정이 현장에서 깨진 순간, 하루 만에 되돌린 결정, 정성껏 만들었는데 휴지가 된 문서 — 그런 것들이 본편이다.

숫자는 시간으로 쓴다. 매출이나 금액이 아니라, "몇 시간 걸리던 일이 몇 분이 됐나"를 기준으로 기록한다.

고객을 특정할 수 있는 디테일은 각색한다. 사무소의 이름, 실제 데이터, 시스템의 구체적인 구현은 쓰지 않는다. 흐름과 배움만 남긴다.

다음 편은 첫 현장 방문 이야기다. 코드를 쓰기 전에, 이 일을 통과하는 네 사람의 하루를 문서로 그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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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부려 낯선 도메인을 해체하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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