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code) 1차 프로젝트 : 첫 sprint 회고(self-refactoring)

김동우·2021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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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위코드 1차 프로젝트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첫 스프린트가 끝나고 돌아보니, 생각을 정말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생전 처음으로 누군가와 팀을 이뤄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고, 또 미숙한 점이 많았습니다.

돌아보니 저는 분명 미성숙하고, 또 순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지 않은 인생임에도, 성인이 된 저의 지난날은 경쟁의 연속이었습니다.

정신차리자는 마음으로 좋은 학점, 비교적 높은 어학성적, 또 무언가 색다른 경험을 쌓기 위해 발버둥치던 나날을 보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때론 친한 친구의 부탁도 현실적으로 결정해야만 하는 우물에서 살았습니다.

상상속으로 나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가 경쟁을 하고, 어쩌면 살아있는 모두가 경쟁하는 사회라는 생각으로 굳건히 버텼습니다.

그런데 개발은, 적어도 개발자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일주일이었습니다.

언제나 혼자 열심히라도 하면 어떻게든 될 줄 알았는데,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26년 인생에서 처음으로 결이 다른 일주일을 보냈기에 생각을 가감 없이 글로 적어볼까 합니다.

결여의 미학

지난 인생을 스스로 돌아봤을 때 단 한 번도 완벽한 적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쯤 하면 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경계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싫거나, 밉지 않았기에 저는 저 나름의 삶 또한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원치 않더라도, 전과 달리 여유를 좀 가지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실력과 재능 혹은 보유한 지식의 양 이런 것은 제 수준에서 논할 얘기가 아니고, 단지 시야를 달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흘러가듯 가자. 될 대로 되겠지 뭐.' 이런 마인드는 더더욱 아니고,

'내가 바라보는 것만이 본질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닫는 사람이 되자.' 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시작과 결론은 그렇습니다.

저는 때때로 제 계획에 잡아먹혀 스스로를 좀먹는 일이 잦습니다.

생각해보면 대학 시절, 겨우 일정을 다 맞추더라도 후련함은 커녕 후회만 남는 그런 순간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반대로 완벽하게 일정을 맞춘 과제를 제출할 때, 정말 후련하고, 기뻤습니다.

그런데 어제 클라우드를 정리하다 우연히 본 대학시절 과제들은 하나같이 투박하고, 못미더운 부분들을 가득 담고 있었습니다.

대학 4년 모두 지금에서 보면 참 바쁘지만, 못미더운 사람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저에게 있어 분명 최선이었을거고, 저는 그 안에 다양한 감정들을 녹여냈을겁니다.

덕분에 금요일 LOVE 미팅 이후 생각했던 것들을 실제로 한 번 엿본 기분이 들면서, 팀에서 제가 어떤 사람이었을지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좋았을거고, 때로는 힘들었을테지만 사실 사람 사는게 다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직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팀의 첫 스프린트의 결과물만을 놓고 보면 오합지졸 그 자체입니다.

제대로 구현해낸 것 하나 존재하지도 않고, 현재 수준에서 최선임에도 완벽은 커녕 졸작에 가깝습니다.

코드리뷰 수정사항은 마트 영수증에 가까운 수준이고, 수정해도 이게 맞나 싶은 부분도 분명 있을겁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정말 즐거웠습니다.

못난 사람들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는데, 코드와 결과물을 보면 참으로 흥겹습니다.

무언가를 만들고 완성도를 평가하며 즐거운 것이 아니기에 이렇게 흘러가는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 나중에 더 높은 수준에서 지금을 바라보면 더 즐거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안쓰럽기도 할거고, 군데군데 팀원들이 코드를 짰던 마음도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또 제가 즐거워지면 남들도 즐거워질 수 있는 길에 한걸음 내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정말 어려운 길입니다.

돌아보면 완벽하지 않았기에 더 후회가 되곤 합니다.

지금 당장 스스로의 결실이 보잘것없고, 어림도 없는 수준이라도 사랑해야겠습니다.

그래야 팀원들의 결실도 사랑해줄 수 있겠죠.

이제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돌아보면 결국 결여된 무언가니까요.

결여된 것을 더는 나무라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별 내용이 없습니다.

이론도 없고, 실습도 없는 그냥 글입니다.

다만 이번 글은 스스로 하는 real self-Refactoring 입니다.

인간 김동우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신 분에게는 좋은 글이 될겁니다.

다음 글은 팀원들과 소통을 위해 프로젝트 내에 깃든 제 생각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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