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실패 후기

벨로그에 취준 성공, 이직 성공 글이 많은데 나는 실패를 적어보고자 한다.

이직 이유

나는 다음 3가지 중 한 가지도 만족하지 못하면 이직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1. 보상이 어마어마(?) 한지
2. 일이 재미 있는지
3. 내가 성장할 수 있는지

1번은 애초부터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논외였고 2, 3번이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 였는데 불행히도 조직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2, 3번을 모두 잃어버렸다

라인 경력 공채

이직을 할까 말까 준비를 할까 말까 하던 그 시점에 라인 경력 공채가 떴다. 많은 업무들 중 신입 때 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업무 공고가 떴고 지금 아니면 기회가 아닐 것 같아서 바로 이력서를 썼다.

릿코드는 나름(?) 꽤 꾸준히 풀어왔고 top 100 like 문제는 이미 다 풀었어서 별로 열심히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바, CS, 시스템 디자인등에 대한 상식이 적어서 알고리즘 보다는 여기에 더 집중했다.

서류 합격

서류는 역시(?) 합격했다. (경력직 서류는 넥슨 빼고는 떨어진 적이 없었다. 네카라쿠 백전백승)

코딩 테스트

코딩 테스트는 역시 라인이네(?) 할 정도로 어려웠다. 프로그래머스에서 풀었고 총 4문제 였는데 1문제가 진짜 손도 못대고 도저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포기 했고 나머지 3문제에 집중했다.

2문제 풀었고 나머지 1문제가 (내 기준에선) 분명히 맞는데 자꾸 틀려서 (그럼 틀린거야 임마) 어떻게 풀려고 했는데 잘 안되었다고 주석으로 주저리주저리 썼다.

1차 면접

4문제 중에 다 맞은게 2개 밖에 없어서 떨어질 줄 알았는데 붙었다. 되는 시간을 선택하면 그 시간에 화상 면접을 보는 방식이었다.

면접 전에 pre-test 가 있었다. pre-test 는 전반적인 CS 문제 부터 아키텍쳐 설계도 있었는데 경력자라면 다 풀수 있을 것이다. (😭 나는 다 못 풀었다.)

pre-test 를 30분 보고 나면 잠깐 10분 정도 쉬었다가 1차 면접을 화상으로 보았다. 3:1 로 보았고 줌이라는 플랫폼은 처음 써봤는데 나 빼고 다 배경 화면이 있더라. 나는 방이였는데 면접관 분들은 도서관에서 세렝게티까지 다양했다. 조끔 부끄러웠다.

역시 라인 면접의 어마어마한 후기 답게 대부분의 질문들은 내가 썼던 이력서 바탕으로 꼬리에 꼬리 물기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력서에 작성했던 프로젝트의 deep 한 부분에 대한 물음이 많았다.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설계 되었고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 자신 있었지만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기술들의 동작 방식등에 대해서는 완벽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답변 하면서 깨달았다.

공부했고 안다고 생각했지만 말로 하려고 하다 보니 정리하지 못하고 머릿속에 키워드만 빙빙 떠돌더라. 결국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반증이었다.

pre-test 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제대로 답변을 작성하지 못한 것 부터 개선 방향성 등에 대한 것들이 었다.

거의 1시간 30분 정도 보았는데 면접을 보면서 면접관들이 중요시하게끔 생각하는 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썼던 것들에 대해서 얼마나 자세히 알고, 내가 했던 프로젝트들이 스스로 주도적으로 진행한 것인지 등에 대한 것이다.

1차 면접 한 줄 소감

나는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에 대해선 자신 있었기에, 라인의 업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지원하였지만 내가 회사 일을 잘하는 이유는 단순히 해당 도메인/업무를 오래 해서 생긴 경험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차 면접

1차에서 떨어진 줄 알았는데 2차를 보게 되었다. 1차 면접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고, 면접 끝나고 제대로 답변 못한 것들에 대해 찾아보기도 하고 코딩도 해보았지만 (여기서 부턴 변명입니다.) 회사 일이 바쁘고 개인적인 일들이 겹쳐서 완벽히는 숙지하지 못했다.

2차 면접도 마찬가지로 3:1 이었고 2차 조직장들과 하는 화상 면접이었다.

주로 다른 기업의 2차 면접에선 아키텍쳐 설계나 알고리즘, 손코딩 등을 질문 받았었는데 라인의 2차는 1차의 매운맛 버젼이었다. (1차가 마라탕 3단계라면 2차가 4.5단계쯤 되었다.)

최근 몇년동안 나는 자바로 어떻게 이쁘게 코딩할까 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거기에 공부를 평소에 해왔는데 면접 질문들은 그런것들과는 상관 없었다.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CS에 연관된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예를 들면 현재 내가 진행하고 있는 업무 중 프로세스가 정상 종료되지 않는 이슈가 있는데 이때 무한히 생성되면 서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등에 대한 것들.

이름도 이제 기억 못하는, 운영체제 교수님.. 보고 계신가요..? B0 를 맞았던 이유가 있었읍니다...

다른건 다 제쳐두고 관심있다고 표현한 아키텍쳐에 대해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건... 100번 떨어져도 할 말이 없었다.

2차 면접 세 줄 소감

경력자로써, 그리고 내 연차로써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가야 할지, 무엇이 중헌지 알게 되었다.

프레임워크를 잘 다루고 익숙한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트러블 슈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본 지식(CS)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제대로 아는 것도 없이 입만 산 개발자였구나를 한번 더 느꼈다.

결과

취업 준비생 때 라인 서류 탈락 했었는데 그 때 탈락했던 메일들을 보면서 불행회로를 최대한 돌렸고 토씨도 안 틀리고 같은 메일을 받게 되었다.

비가 와서 다행이야... 흐르는 눈물을 감출수 있으니ㄲr...

탈락할 것 같았지만 탈락했다고나 할까.

소감

면접관들의 질문들은 내 기준에선 수준이 높았다. 위에서 언급했다 싶이 "프로세스가 무한히 생성 되면 서버는 shutdown 될 것이다" 정도까지만 생각했다면 면접에서 요구했던 답변은 (아마도) 운영체제/네트워크 를 중점으로 한 답변이었을 것이다.

지원한 공고의 업무를 하다 보면 이런 deep 한 고민들도 하게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더욱 해당 업무를 해보고 싶어졌다. (거기에 나는 글로벌 업무가 너무너무 하고 싶었다!)

맘 같아서는 같은 공고 또 쓰고 싶다. 인터넷 검색 열심히 해보니까 자주 등장 하던데... 내년에 또 도전해볼 수 있을까?

시켜줘 라인 명예 개발자 엉엉 😭 😭 (구질 구질)

앞으로 방향

지금 회사 업무에 완전히 흥미를 잃어버려서, 사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력서를 또 쓰고 하고 싶진 않았다. 이미 라인 면접의 맛을(?) 알아버려서 다른 기업은 나를 만족해줄 수 없을 것 같다.

보통 면접 떨어지면 1년의 텀을 두고 재 지원 가능하니까, 1년을 빡세게 공부해서 다시 지원해볼까? 싶다가도 내가 1년동안 지금 회사 일을 하면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여러모로 고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