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엔 잘 기억이 안날 것 같아서 가볍게 써보는 회고록!
(...가볍게 쓰려했는데 너무 길어진 회고록)

들어가며...

저는 이화여대 멋쟁이사자처럼 9기 (2021년)부터 10기 (2022년)까지 총 2년 동안 멋사에서 활동했습니다.

1학년 때 들은 파이썬 교양 수업이 너무 재밌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멋사 9기에 지원했었고, 그렇게 웹 개발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9기에서 Django로 풀스텍 웹 개발을 공부했고, 특히 프론트엔드에 흥미를 느껴 그대로 10기 운영진이 되어 프론트엔드 트랙장으로 1년 더 활동했습니다.

10기는 대면 활동으로의 전환 덕분에 이전보다 더 풍부한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10기에서 한 활동이 정말 많았고 좋았던 점도 많은데, 바빠서 미처 다 기록하지 못한게 너무 아쉬워서 기억을 더듬어보며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 10기 기준이며, 11기부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멋사, 이런 점이 좋았다

2년간 활동해보며 느낀 이대 멋사의 장점입니다.

• 기획자, 디자이너, 프론트, 백엔드 개발자와 협업 할 수 있다.
• 기획부터 개발, 배포까지 모두 경험 할 수 있다.
• 이화여대 대동제 사이트 개발에 참여 할 수 있다.
• 믿을 수 있는, 검증된 실력을 가진 팀원들과 함께 해커톤에 출전하고 수상 실적을 쌓을 수 있다.
• 내가 개발한 사이트를 실제 유저를 대상으로 운영해보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 세미 연합 동아리다. 대부분의 활동은 이대 멋사 안에서 하지만, 빅 이벤트는 연합 활동이다. 교내 동아리는 지루하고, 연동은 두렵다면 멋사가 딱일 것 같다.
• 1학기, 방학, 2학기 모두 빈틈 없이 활동 할 수 있다.
• 원한다면 웹이 아닌 다른 분야의 개발도 공부 할 수 있다. (코드라이언에서 제공해주는 무료 강의 수강 가능)

여기서부턴 운영진 한정

• 제대로된 행사 기획을 해볼 수 있다.
• 현업에 계신 pm, 마케터, 개발자분들과 소통 할 수 있다.
• 조직 관리 경험을 통해 여러 노하우를 얻는다.
• 팀에서 리더가 되어 활동 한다.
• 세션 진행을 위한 자기 주도적 학습
• 사회 생활을 맛 볼 수 있다... :)

🦁 이런 활동을 했습니다

멋사 10기는 아래와 같은 활동을 했습니다.

운영진 교육 (1월~2월)

멋사는 운영진이 모든 교육 세션을 진행합니다. 대략 2시간 분량의 교육 세션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실습 중 발생한 오류를 해결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운영진이 해당 세션 내용을 완벽히 알아야만 했습니다.
제가 운영진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1년간 배운 내용을 제대로 다시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운영진끼리 모여 지난 기수에서 1년간 배웠던 내용을 모두 복습하고 세션 자료를 보충해 다시 제작 했습니다.
멋사 대학 중앙에서 자체 인강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스터디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만약 운영진을 하지 않았다면 장고는 제 기억 저편 어딘가로 사라졌겠죠)

9기 멋사까지만 해도 Django로 풀스택 개발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10기부터 프론트엔드, 백엔드, 기획&디자인 트랙이 생겼고 각자의 포지션에 더욱 집중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9기 수료자들은 JS나 React 모두 배우지 않은 상황이었고, 당장 3월부터 세션을 진행해야해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어쩔 수 없이 반강제로(?) JS와 React를 공부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당황스럽고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 계기로 인해 제가 프론트엔드 개발에 입문하게 되었으니, 저에겐 진로를 정하게 해준...아주 좋은 기회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리크루팅 (2월말~3월말)

리크루팅 과정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뽑을 수 있는 인원은 매우 한정적이고 능력있는 지원자는 너무 많았습니다. (이대생만 모여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모든 자소서와 포트폴리오를 세 번 정독하고 운영진끼리 몇시간 동안 토론을 해서 간신히 추렸던 기억이 납니다.
과연 앞으로 제가 살면서 그렇게 많은 남의 자소서를 읽고 평가해볼 기회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평가하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자소서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어떻게 어필 해야 인상적인지 등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1학기 교육 세션 진행 (3월 말 ~ 7월)

1학기에는 중간, 기말고사 기간을 제외하고 매주 정규 교육 세션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대 멋사는 운영진들이 돌아가며 교육 세션을 진행합니다. 한 달에 두 번, 많으면 세 번 정도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하면 부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세션을 준비했는데, 그 과정에서 개념 공부를 꼼꼼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배우는 입장에선 '실행되면 장땡(?)'이라는 태도로 공부하기 쉬운데, 가르치는 입장이 되니 제대로 공부하게 됐습니다. 혹여나 내가 개념을 잘못 가르칠까, 실습 때 오류가 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세션을 준비했습니다. 역시 사람은 남을 가르칠 때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이대 멋사는 매주 과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코드라이언 강의 수강입니다. 멋쟁이사자처럼 소속 학생은 코드라이언 강의를 무료로 수강 가능합니다. 커리큘럼에 맞게 코드라이언 강의를 수강했었습니다.
둘째는 스터디 과제 입니다. 운영진이 트랙별로 스터디 과제를 내주는데, 그 주의 세션 내용을 복습하고 활용 할 수 있는 실습 위주의 과제입니다. 각 트랙의 아기사자끼리 모여 과제를 풀고 서로 피드백도 주고 받습니다.

덕.동.이 DRF 연합 세션 (7월)

올해는 특별히 덕성여대, 동덕여대 멋사와 함께 연합 세션을 진행했는데요, Django REST framework(DRF) 세션을 위해서 세 학교가 힘을 합쳐 세션을 준비했습니다.

세 학교의 운영진들이 함께 행사를 기획했고, 저는 특히 사전 과제 구상에 참여하면서 React와 DRF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연합 세션이 처음 보는 사람들, 특히 타대학 사람들을 만나 협업해본 첫 경험이었습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어떻게 일하지?' 라는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근데 막상해보니 다들 열정 넘치고 친절한 분들이었고, 생각보다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이후부턴 연합 활동이 있어도 걱정을 덜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중앙 아이디어톤 (7월)

멋쟁이사자처럼 대학의 꽃은 중앙 아이디어톤입니다. 멋쟁이사자처럼 대학 소속 42개의 대학 모든 아기사자들이 참여하는 아주 큰 규모의 아이디어톤 입니다. 본선에 진출한 10팀만이 본선에 진출해 발표를 하고 현업에 계신 PM, 디자이너님께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대 멋사팀의 본선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는데요. 상호 평가를 통해 아이디어를 디벨롭한 후 컴공과 교수님 앞에서 발표하고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듣는 것 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구상한 서비스가 당연히 다른 사람이 들을 때도 이용하고싶은 서비스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피드백을 받아보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왜 내 아이디어는 언제나 별로일까)

아무튼, 저희 이대 멋사에서 참가한 한 아기사자 분이 지하철 관련 서비스 아이디어로 본선에 진출하셨답니다.

멋사 10기 MT (7월)

코로나 학번이라 대면 활동을 많이 해보지 못했었는데, 첫 MT를 멋쟁이사자처럼과 함께했습니다. MT 기획도 재미있었고, 대성리 계곡에서 물놀이 했던 것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제 대학 생활 중 가장 인상깊은 기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MT 준비를 하면서 동아리에서 MT를 가는 것이 생각보다 정말 큰 일이라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물론 고생은 대표님이 제일 많이 하셨습니다.)

여자들이 기획한 해커톤 : 여기톤 (7월)

2022년의 첫 해커톤은 여기톤이었습니다. 여기톤은 "여자들이 기획한 해커톤"이라는 뜻으로, 서울권 6개 여대 멋사(이화, 숙명, 성신, 덕성, 동덕, 서울)가 모여 기획한 해커톤입니다. 약 120명 규모의 큰 행사였습니다.

한 팀 당 5~6명으로, 기획/디자인 1명, 프론트 3명, 백엔드 2명 정도의 비율로 구성했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팀이 6개의 대학으로 구성되어 타 여대 분들과 협업할 수 있었고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던 것이 인상 깊습니다.

올해 여기톤의 서비스 키워드는 "여성을 위한 웹 서비스"와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였습니다. 여성 개발자만 모여서, 여성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에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행사입니다.

저는 기획팀으로 활동한 덕분에 행사 기획에 있어 많은 부분에 기여할 수 있었어서 좋았습니다.

스여일삶 대표님의 연사도 듣고 "내 트리를 꾸며줘"를 개발하신 개발자님도 직접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평소 웹 서비스 운영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을 개발자님께 직접 여쭤볼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 운영 중 생기는 트러블 슈팅에 대해 질문했었던 것 같다)

행사장에서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던 활동이었습니다.

행사 기획은 처음이었기에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다음에 비슷한 행사를 또 기획하게 된다면 더 만족도 높은 행사를 기획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앙 해커톤 (8월)

8월에는 멋쟁이사자처럼 대학의 하이라이트, 중앙 해커톤이 있었습니다. 전국 멋사 42개 대학이 모두 참여하는 인원 1500명 규모의 해커톤이었습니다.

이대 멋사에서 출전한 Over the OTT 팀이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밤 새서 개발을 마무리하고 발표 준비까지하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1차 투표에서 팀 홍보를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팀들이 많았는데, 그 현장의 열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팜플렛과 판넬을 제작하고 팀 테이블을 돌아다니시며 서비스 소개를 하시는 아기사자분들이 계셨는데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신촌톤 (8월)

신촌의 4개 대학 멋사가 모여 진행한 해커톤입니다. 연대, 이대, 서강, 홍대 멋사가 함께 했고, 무박2일로 진행됐습니다.

신톤 멋사 해커톤은 2021 9기때도 진행했었습니다. 9기 시절엔 비대면으로 진행해서 아쉬웠었는데, 이번엔 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어 훨씬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신촌톤이라는 행사가 1년 중 유일하게 남학생분들과 협업했던 활동입니다.

행사 장소가 IT 기업이 많은 동네의 멋있는 빌딩이었는데, '언젠가 나도 이런 회사를 다닐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동제 사이트 제작 프로젝트 (9월)

10기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고르라면 대동제 프로젝트를 고를 것 같습니다.

이대 멋사는 매년 이화여대 대동제의 부스 안내 사이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도 대동제 TF팀과 협업해 사이트 기획부터 부스 운영 유저 정보 수합, 사이트 개발까지 약 한 달 반동안 진행했습니다.

멋사의 기획&디자인 트랙 아기사자 전원이 와이어프레임/상세 디자인을 맡아주셨고, 개발은 프론트/백 아기사자 전원과 운영진 전원이 참여했습니다.
운영진을 포함한 동아리원 전원이 참여한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습니다.

2022년의 대동제가 9월에 진행된 덕분에 1학기 교육 세션을 모두 들은 아기사자들 또한 충분히 개발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프론트엔드 트랙은 모든 팀원이 각자 2~3개의 페이지를 할당받았고, 본인의 페이지를 온전히 만들어 나갈 수 있었기에 만족도가 높았던 활동이었습니다.

멋사 이전에 했던 프로젝트는 기획>개발>배포>끝 이였는데, 대동제 프로젝트는 실제 유저에게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의미가 남다른 활동이었습니다.

사이트는 약 5일간 운영했고, 부스 운영 유저는 150명이었습니다. (일반 유저는 그 이상이었으나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음)

사이트 방문자 수가 예상보다 많아 서버비로 인해 동아리 파산의 위험을 겪었으나.. 다행히 서버비는 학교를 통해 지원 받아 파산은 면했습니다.

대동제 당일 점심 시간 쯤부턴 분 당 사용자가 500명이 넘어가면서 우리 서버 터지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납니다. (괜한 걱정이었음)

대동제 프로젝트와 관련한 글은 아래 링크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1. 대동제 프로젝트 - 회고
2. 대동제 프로젝트 - 오류 해결

스프린트 스터디 (9~10월)

보통의 개발 동아리들은 한 학기 씩 활동하지만 멋사는 1년 단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중간고사 기간 전까지 시간이 참 애매하게 붕 뜨는데요, 이 때 부족했던 개념을 보충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3주 동안 진행되는 짧고 간결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주제와 스터디 방식은 각 트랙 아기사자들이 자유롭게 결정해 진행했습니다. 프론트 트랙은 바닐라JS를, 백엔드 트랙은 Spring을, 기획디자인 트랙은 비즈니스 모델, 로직 분석, 기업 목표 분석 등등을 공부했습니다.

아기사자 졸업 프로젝트 (11월~1월)

멋사 아기사자들이 수료 전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토이 프로젝트나 해커톤 같이 짧은 프로젝트만 해왔던 아기사자들이 처음으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기획과 디자인에만 두 달, 개발에 한 달 반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긴 시간 동안 진행한 덕분에 결과물의 퀄리티가 좋게 나왔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멋사에서 활동하면 아래와 같은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배포 할 수 있습니다. 많관부

1팀 - 이름하여 이름하다
2팀 - 응원이 부적해

10기 전시 사이트 개발 (1월)

전시 사이트는 각 기수의 활동을 정리하고 졸업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한 사이트입니다. 리크루팅 홍보 과정에서 활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전시사이트 보러가기

전시 프로젝트는 이번 기수의 가장 마지막 활동이었고, 디자인 팀의 자유도가 높다는 점, 프론트 팀은 그동안 해보지 못한 기술을 적용해볼 수 있다는 점 등이 특징이었습니다.

학기 초에는 디자인팀이 개발 팀의 실력을 어느정도 감안하여 디자인을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1월은 활동 막바지인 만큼 개발팀의 실력이 많이 올라 디자인 팀이 이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프론트엔드 팀은 이 플젝에서 처음으로 Next.js를 사용해 개발했습니다. 여유가 있었더라면 Typescript까지 사용했텐데, 이번 기수에선 사용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특히 이번 기수의 전시 사이트는 참여를 원하는 아기사자들(프론트)의 지원을 받아 함께 제작했습니다.

마치며

멋쟁이사자처럼은 코로나 학번이었던 저에게 진짜 대학 생활이 무엇인지 알려준 동아리였습니다.
부원으로 활동했던 2021년에는 웹 개발에 입문하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법, 이슈를 해결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운영진으로 활동했던 2022년에는 그 누구보다 꽉 찬 한 해를 보내며 개발 실력, 협업 경험, 커뮤니케이션 스킬, 포트폴리오 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대 멋사 11기도 10기 만큼이나 열심히 굴러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혼돈의 카오스였던 10기보다는 훨씬 체계적으로 활동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최고멋사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