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톤(kakao x goorm) in Jeju 4기 대상 후기 - 바로해루

Eamon·2022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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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경험을 위주로 작성된 글입니다. 다소 감정적이고 주관적일 수 있어요.

1. 구름톤 합격부터 제주행까지

프론트엔드 개발을 시작하고 나서 한 번쯤 로망이 있었던 단어는 "해커톤" 이었다. 밤새 코딩하고 짧은 시간안에 팀이 하나의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는 것이 나를 설레게 했다.

일전에 당근 마켓에서 진행한 MVP 인턴쉽을 진행할 때도 나를 설레게 했던 건 같은 것을 “몰입”해서 팀원들과 만드는 경험이였다.

구름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제주”라는 낭만적인 장소였기 때문이기도하다. 나는 정기적으로 여행으로 삶의 의욕을 충전하는 편인데 제주 바다를 보면서 코딩하는 낭만적인 시간이라니! INFP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해커톤이였다.

그러나 쉽지 않은 참가…

구름톤 1기에 참여했던 지인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구름톤이라는 프로그램이 실제로 재미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창구가 되었다고 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로 가는 희망을 품고, 3기와 4기에 모두 지원했으나 높은 경쟁력으로 떨어졌었다.


그러나, 12월 어느 날에 구름톤 주체 측에서 추가 합격 전화가 왔고, 바로 다 음주 출발이였지만 고민하지 않고 “YES”로 답하면서, 제주 비행기 표를 구매하였다. 사실 이때 부터, 현실감이 없었다. 제주행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 순간 까지도 믿겨지지 않았다.

제주는 놀기위해서 몇 번 방문했었지만, "일"이 있어서 가본적은 처음이다. 아직은 백수지만 출장 같은 느낌이라서 또 색다른 느낌이였다. 그러나 해커톤인 만큼 완전 일하러 가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랬다. 부모님께는 “해커톤”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셔서 그냥 세미나 보러가 정도로 둘러대고 제주도에 왔다.

공교롭게도 이전에 같이 스프린트에 참여했던 분과 같이 가게되서 신기하기도했다. 그 분과 했던 스프린트의 회고는 이 글에 있다.

나는 천성 “I” 라서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큰 편인데, 눈에 익은 사람 한 분 계신게 나에게 너무 큰힘이 되었다.


이렇게 우당탕탕 제주도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침 비행기여서 해가 뜨는 것을 하늘에서 봤는데 (내 창가쪽은 안보였지만) 하늘이 너무 이뻐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여러 회사의 과제나 서류 탈락에 자신감이 떨어진 요즘, 나에게 자신감과 활력을 가져다 줄 것 같아서 기대가 되었다.

2. 팀 빌딩, 그리고 망한 PR

구름톤 팀 빌딩은 2일차에 이루어졌다. 팀 빌딩은 주최측에서 미리 짜주거나,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팀을 짜서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나 자기 PR 발표를 각자 마친 뒤에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꾸려나가는 방식이었다.

일전에 구름톤 1기에 참여하신 분의 "자기 PR을 잘해야한다." 라는 조언을 미리 들었기 때문에, 팀빌딩 전 날 호텔에서 머리 싸매면서 "제주, 환경, 클라우드"에 연관된 아이디어를 내려고 노력했었다. 결국엔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내 PR 발표로 방향을 틀어서 준비했지만 그마저도 좋은 PR이 되지 않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만들고 싶은지?" 그리고 "어떻게 작업하고 싶은지" 세 가지를 고민해서 말씀드리려했지만 1분은 생각보다 적은 시간이였고, 각오만 말하고 내려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해루질"이라는 생소하지만 제주 느낌이 물씬나는, 그리고 실제로 제주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주제를 가지고 오신 기획자 분께 바로 달려갔었다.

이 순간이 해커톤 일정 내내 제일 잘한 점이고 운이 좋았던 순간이 아닐까싶다.

그렇게 차근차근 기획자, 디자이너, 백엔드, 프론트엔드 2명이 모여서 "해루월드"팀이 만들어졌다.

3. 해커톤 시작, 해루월드

팀이 정해지고 나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생각하면 (수상 순간 제외하고 )
팀이 만들어지고 나서 한 시간도 안되어 서로 말을 놓는 장면이다.

남들에겐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나에게는 존댓말을 놓는게 굉장히 어렵다. 그러나 팀원들이 편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주니 나도 덩달아 편하게 지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시간이 짧으니 어색하고 서로 격식차리느라 의사소통이 방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팀의 목표와 팀 룰을 먼저 정했다.

우리가 정한 목표와 규칙

우리가 정한 규칙들을 몇가지 말해보면,

  1. 호칭을 이름으로 부르기
  2. 피곤해도 짜증내지 않기
  3. 의견이 달라도 무시하지말고 속뜻을 파악하고 배려하며 말하기
  4. 리프레시는 언제나, 아무때나
    • 피곤하거나 예민하면 감귤모자 쓰고 있기
    • 산책 다녀오기
  5. 완벽함에 집착하지 않기
  6. 소울 듬뿍 칭찬 문화
  7. 각자의 리듬대로 작업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편한 분위기 만들기
  8. 문서화는 열심히!

적으면서 곱씹어보니까, "팀원 한명 한명이 우리의 규칙을 지켜나갔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다.

규칙이 언뜻보면 많은 것 같지만 우리의 목표를 이루기위한 최적의 룰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우리의 상황에 맞는 규칙들이었다.


내 마음에 들었던 규칙은 "피곤하거나 예민하면 감귤모자 쓰고 있기""완벽함에 집착하지 않기"였다.

짧은 시간에 좋은 퍼포먼스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over working 은 불가피하고, 내가 피곤한 상황이라면 동료들에게 알리고, 감귤모자로 나 뿐만아니라 동료들도 같이 리프레시하는 규칙이여서 너무 좋았다.
( 내가 힘든 상황이면 대부분 다른 팀원들도 힘든 상황일 것 이기 때문에... )

완벽함에 집착하지 않기도 역시 우리가 정해진 시간에 해낼 수 있는 최대치를 결과로 내기위해 꼭 필요한 규칙이였다고 생각한다.

팀의 목표는 간단했다.

자랑하자면 우리 팀은 이때 설정한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우리 팀은 처음부터 해커톤이 끝나갈 때까지,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에 대해서 계속 토의를 했던 것 같다. 페르소나를 정하고, 어떤 것을 우리 프로덕트의 keypoint 로 잡을 것인지 계속 대화하면서 의견을 수렴시켰다.

일을 하거나 프로젝트를 하면서, 의견 교류는 많았지만 의견이 발산되거나 평행선을 달린 적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이번 해커톤에서는 의견들이 대체로 수렴했던 것 같다. 그 수렴이 한 쪽으로 흡수되는 방향이 아니라서 더 좋았다. (흔히들 말하는 정반합? 느낌이였다고 생각한다.)

완벽해지려 하지말자

이 부분은 해커톤 한정... 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회사에서 마감 기한이 짧고,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에서 또한 알맞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가 구현 하고 싶었던 것은 디자이너분께서 만들어 주신 예쁜 제주도 일러스트 안에 해루질 장소를 표시해서 알려주고싶었다.

처음에는 해루질의 위도와 경도를 img width / height 의 비율을 이용해서 실제 일러스트에서 px 단위의 위치를 찾아내는 (지금 생각하면 이것 저것 생각할게 엄청 많은) 해결책을 생각했었다. 다른 프론트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방법으로는 해결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였고 몇 가지를 타협하였다.

  1. 일러스트 그림의 크기를 고정한다.
  • 크기가 고정되면 px 위치를 잡기 더 수월했었다.
  1. 장소 선택은 한개만하고 각 장소들의 부분 일러스트 안에서 '대략적인' 위치를 보여준다.
  • 상세페이지에서 지도로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에 어떤 해루질 장소가 있는지는 대략적으로 알려주어도 될 거라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실제 위치를 "사람"이 지도에서 보고 대략적인 일러스트상 위치를 찾아내어 px 을 정해줘야했다. ( 이 부분의 작업이 제일 고되고 오래 걸렸다. )

또한, 원래 해루질 장소를 받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개방해 공공 API 에서 제공하는 것은 해루질 장소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루질을 하면 안되는 마을 어장들을 알 수 있는 것이였다.

이 문제점 또한 "인간"의 노동력으로 해결 하였는데, 제주도청에서 제공하는 해루질 장소 pdf 문서를 보고 모든 정보들을 디지털화 했다.

이 두 가지 해결책은 cool 한 방법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우리 팀에게 주어진 시간과 상황에서는 너무나도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이대로 판단해서 진행한 우리팀의 판단력을 너무 칭찬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아름다운 화면...

팀원들의 피땀 눈물이 들어가있다.

그러나 완벽하게

이 부분은 같은 프론트엔드 개발자인 진희(github 프로필)에게 배운 점이다.

우리는 프론트엔드에서 작업을 할 때, 기술적 문제점을 두 가지 정도 만났다.
첫 번째는 nextjs 에서의 react-query hydration 문제이고, 두 번째는 axios 의 withCredentials 설정과 CORS 문제였다. 이 두가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로 넘기기로하자.

해커톤은 짧은 시간에 구현해야하므로 해결이 되지 않으면 아예 다른 방법(sever side 렌더링을 포기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수도 있고, 해결이 되었다면 굳이 더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어떤 것을 잘못이해하고 있는지 파고들고 멘토님께 질문했다. (나 역시 너무 궁금했기 때문에 진희와 마크 멘토님이 고민하시는 내용을 듣고 많이 배웠다.) 결국에는 해결되는 모습을 보고 쏟아지는 일들 사이에서 나는 어떻게 성장을 해야하는 걸까? 라는 의문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 보였다.

또 이 섹션에서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발표가 몇 분 안남아서 다들 정신없이 바쁠때 진희가 og image(링크 공유시에 보여주는 사진)를 넣었다. (디자이너인 은서는 ppt 준비로 엄청 바빴는데도 그 사이에 og 이미지를 규격에 맞게 만들어 줬다) 나중에 발표할때나 공유할 때 이미지가 나오니 더 완성된 프로젝트처럼 보였다. favicon 과 og image 같은 디테일들은 설정하는 시간대비 높은 완성도를 높혀주는 좋은 장치들인 것을 느꼈다.

4. 해커톤 결과, 대상...?

사실 나는 협업 도중 우리가 너무 쿵짝이 잘맞아서 프로덕트만 깨지지 않으면 (혹은 내가 시간안에 만든다면) 입상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발표가 진행되면서 다른 팀원들의 프로덕트가 완성도 높고 좋은 프로덕트라는 생각이 드니까 불안해하며 수상 결과를 들었던 것 같다.

결과는 대상이였고, 첫 해커톤에서 좋은 결과와 좋은 팀원들, 인연들을 만나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과정이 결과도 좋을 것이라는 믿음을 얻게해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3박4일동안 너무 재밌었고, 중간에 네트워크 데이라고 해서 맥주와 음식들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시간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음식이 다 맛있었다.

코딩하다가 힘들면 같이 산책하면서 영롱한 성산일충봉도 구경했다.

5. 마치면서

먼가 후기 글을 멋드러지게 쓰고 싶어서 (사실 채용 과제때문에...) 조금 늦게 회고를 작성해서 기억이 흐릿해져 갔었는데, 다시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정말 재밌었던 경험이였다. 우리 팀 뿐만아니라 다른 팀원들과 이야기하면서 교류하는게 너무 좋았다.

이 글은 고마운 팀원들에게 한마디씩 하고 훈훈한 마무리를 짓겠다.

  •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멋진 발표를 해준 기획자 시현이! 진행되는 내내 재밌었고 팀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서 나도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것 같아. 마지막에는 에너지가 빠진 ENFP 였지만.. 누구보다 멋있게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멋있었어~

  • 스피드와 완벽함 모두 잡은 디자이너 은서 해커톤 내에 진짜 객관적으로 가장 많은 업무를 하고 그것을 실제로 해낸 사람이 은서라고 생각해. 마지막날 아침에 이것저것 일이 들이닥쳐서 멘붕이 올만도 한데 차분히 해내는 모습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 백엔드였지만 백엔드 일이 끝났다고 해서 멈추지 않고 팀을 위해서 계속 무엇인가 고민하고 행동했던 백엔드 효재! 처음에 api 명세를 논의할 때 나도 너무 재밌었고, 많은 이야기를 초반에 나눈 덕에 "오잉? 이 응답이 왜 이렇게 오지?"라고 놀랐던 포인트가 거의 없었어! 있었다 하더라도 금방 고쳐줘서 좋았어. 백엔드적 업무는 분량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효재가 먼저 나서서 발표 준비나 데이터 정리를 도와주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 마지막으로 프로풰셔널한 프론트엔드 진희! 같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이것저것 고충도 토로하고 기술에대한 토론이나 공유도 많이하고 좋았다. 개발자로서의 욕심들이 보일때마다 멋있었고, 팀원들을 위해 그런 욕심들을 포기하는 모습은 더 멋있었어~ 앞으로도 종종 교류하면서 지내자.

우리가 만들었던 "바로해루" 프로젝트 주소

https://baru-haeru.vercel.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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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dily , Daily, Academically, Socially semi-nerd Front 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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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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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3일

운명적으로 발표전날에 같이 밥먹고 대상 최우수상 탔네여.
이몬 고생하셨고 네트워킹때 또 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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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5일

좋은 경험 하셨군용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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