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2022년을 돌아보기

Grace·2023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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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풋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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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독서 - 박노해

지난 시간을 비우고 채우자

시간이 지날 수록 '한 해'에 대한 의미가 크게 중요한가- 싶다.
해는 매일같이 똑같은 위치에서 뜨고, 지고 있고
모두에게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어째서 다들 한 해가 지날때마다 정리를 하는걸까
숨을 잠시 고르고, 내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데에는 어떤 기준이 필요한데
아마도 그게 1년 주기가 가장 적합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지난 것들을 잘 비워내고 털어내야 새로운 것을 잘 채워넣을 수 있겠단 생각에.

아마 개발자로서 첫 회고를 남겨보고자 한다.

결국, BYE

2022년도는 내 삶에 정말이지 이벤트가 많았던 한 해였다.

추운 계절이 지나, 삭막하던 가지에 형광색 새싹들이 피어날 때 쯤
개발자로서의 첫 커리어를 마무리짓게 되었다.

간단한 결정도 쉽게 내리지 못하는 나였는데,
고르고 고르고 고심해서 이력서를 넣던 나였는데.
너무나도 애정을 갖고 일하던 회사에서 터덜터덜 걸어나왔다.
서로 그게 아니였는데. 하며-

여전히 후회는 아니지만, 좋은 동료들에게서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을텐데
더 긴 시간 함께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고 아쉽다.
그래서 고심하고 고심하다가, 정신없이 나오느라 제대로 감사인사도 못드렸던 사수분께
2022년에 끝나기 직전에 감사인사를 드렸었다.
덕분에 지금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너무너무 감사했다고.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했다고 또 한번 더 인사를 남겨봅니다.🙇🏻‍♀️

그리고 동시에 길었던 연애도 내 손으로 끊어버렸다.

그렇게, 새로운 시작의 상징인 3월에, 중요한 선택들을 내리며 정리했다.

00서비스 - 기간: 일주일

불안함에 배경화면으로 해두었던 어떤 작가님의 감사한 그림 ㅎ

너무나도 귀한 실무경험을 쌓았으니, 금새 더 좋은 회사로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의외로 며칠 가지 못했다.
취업을 준비하던 기간이 워낙 길었던 사람이라서. 다시금 불안하고 울적한 하루하루가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개발에 대한 재미를 알아버린 덕에,
러닝을 시작해서 체력을 기르며 계속해서 마음가짐을 다잡곤 했다.

생각보다 좋은 회사들은 정말 많았고, 서비스도 정말 많고 스타트업도 정-말 많았다.
힘든 취준 기간이었지만, 감사히도 좋은 회사들을 많이 경험해보았다.
경력도 6개월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짧은 기간동안 했던 작업들을 흥미롭게 봐주셨고,
주니어를 채용할 계획이 없음에도, 당차게 연락을 드린 회사에서는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감사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셨다.
(이 경험을 통해, 채용 공고가 없더라도 관심이 생기는 서비스면 무조건 연락을 해봐야겠단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나는 박보검 눈을 닮았던 면접관님을 잊지 모태..

그래서 희망을 여러번 가지곤 했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스타트업들도 더 핏이 맞는 인재를 데려와야되는지라. (그런거겠지..)
탈락에 탈락을 반복하다가 갑자기 두 회사에서 합격연락을 받게 되었다.!

첫 회사는 서비스를 시작도 하지 않은 완전 초기멤버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두번째 회사는 백엔드(시니어)개발자가 있고 프론트엔드 개발자도 있는 상황이라서.
여기저기 자문을 구해본 뒤, 두번째 회사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 런. 데
왠걸? 내가 들어가면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분은 퇴사를 하게 되는 상황이었고,
설상가상으로 백엔드 개발자분도 암암리에 그만둘 계획이 있으신 분이었다...
감사히도 그만 두시는 FE개발자분께서
"혹시라도 계획 있으시면 빠르게 런 하시는.."

인수인계를 위해 급하게 쉬지도 못하고 바로 출근을 한 상황에서
인수인계 코드를 이해하기도 쉽지가 않았고,
백엔드 개발자 분은 협업하기 힘들겠단 판단이 들곤 했다.
팀원들과도 하루 이틀만에 핏이 안맞는다는 느낌이 와닿았고,
내가 면접을 보며 이해했던 서비스와는 결이 많이 달랐다.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며칠동안 밤잠 설치며 고민한 끝에 일주일만에 그 회사에서 나오기로 결정했다.

이건 정말.. 내 인생 일대의 결정 중 하나인 것 같다.
남 눈치 엄청 보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는 내가
나만 생각하고, 나를 먼저 생각한 결론을 내린건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 직전에, 나는 한번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다른 회사에 취업하게 되어서 면접은 취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
라고 답변을 보냈던 회사에 다시 연락하게 되는데...

주니어 연장자


감사히도 채용 이전이라서, 면접 보러 오시라는 연락을 받았고,
나는 직전 회사에 대한 설명아닌 해명(?)을 준비해서 갔다.

어째서 일주일만에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내가 지원한 회사에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나는 당당히 대답할 자신이 있었다.

면접만으로 회사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내가 무언가 의견을 내어 바뀔 가능성이 없을 것 같다는 판단 하에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을.
내가 원하는 서비스, 팀이 아니었다는 것을 설명드렸다.

그리고 그렇게 더위가 한창이던 8월 중순에,
경력은 주니어지만 가장 연장자로서(?) 신기한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

모두가 사회 경험보다는 학교생활이 더 길던 사람들이었기에
초반에 업무 형태를 잡아가는 시간이 꽤 길게 걸렸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꽤 길게 해왔던 내 사회경험들과, 짧았지만 굵직했던 첫 회사에서의 경험들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개발경험으로서는 완전히 주니어였지만, 회사 형태를 가꿔가고 규칙들을 세워가는데에는 내가 시니어급이었기 때문에 🫠
하지만 다들 나이를 잊게하는 생각들과 업무관심도가 내게 더 큰 흥미를 가져다주었다.

일단 제외하고, 베타 오픈!

며칠밤을 지새고, 새벽이 되어서야 억지로 잠을 청하게 되었던 약 두달간의 기간이 지나, 어쩌다보니 정말로, 서비스를 오픈하게 되었다.
한시적으로, 제한적인 사람들에게 오픈하게 되었지만, 오픈하는 주에 얼마나 긴장되고 불안하고 걱정이 되던지.

이게 되나. 이렇게 하는게 맞나. 이렇게 해도 되나
이끌어주는 사람은 없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물어가며 찾아보고 해결하는 시간을 거쳐 드디어 웹버전을 오픈하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손길이 필요한 저를,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신 재호님과 정기님께
이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고 말해봅니다..🙇🏻‍♀️ 감사합니다!


가득 찼던 2022년도를 비워내며-

고마운 친구 동생의 노을 기록 - 민주야 고마워❣️

개발자로서의 회고 말고도, 2022년도에는 정말이지 돌아보고 기록할 일들이 많았다.

덕분에 프로젝트도 기획해볼 수 있었던 아빠의 퇴직.

코로나 이전부터 해외로 나갈꺼라고- 나갈꺼라고- 얘기하던 오빠네 부부가
갑자기 정말로 8월에 휘리릭 하고 짐을 싸고 떠나게 되어서
덕분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자취생활을 해보았고 😖
(정말 내가 존경하고 멋지게 생각하고 있음을.ㅎ_)

충분히 예고되어 있었지만, 준비할 수 없던, 외할아버지의 별세.
아빠의 수술, 이어서 엄마의 수술까지.

제대로 비워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라는 것인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그저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일들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들도 기억나는걸 보면, 한 해를 꽤나 꽉꽉 알차게 기억하며 보냈던 것 같다.

가장 감사한 것은,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겠다는 것.
어떤 부분들을 더 채워나가고 싶고,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는 것.

그렇기에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를 비워내고
새로이 2023년도를 또다시 꽉꽉 채워나가보려고 한다. 더 꾹꾹 눌러담아야지.

다가올 2주간의 시간동안 또다시 밤을 지새며, 작업에 몰두해야 할 계획이 있음에도
이렇게 시간을 내어 회고록을 작성해보는 것은,
더 많은 경험들을 채워내기 위한 마음가짐을 위해서이다.

모두에게 항상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고, 내가 잘한것만 골라서 말하고 싶지만
위인전이 아닌 회고록이기에. 이런저런 말을 다 하느라 길어졌지만.
드디어 2022년 회고 마무리.!

앞으로의 해보지 않은 작업들도. 경험했던 작업들은 더 나은 방법으로.
열심히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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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사는건 재미가 없더군요, 새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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