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도 말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취업에 성공하여 해가 바뀌며 딱 1년을 맞이하게 되어 새해이자 1주년 기념의 회고록이다.
작은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다. 사원의 수가 웬만한 IT 회사의 개발팀 보다 작은 곳에 취업을 하게 되면서 프론트엔드 직군의 사수 없이, 연차가 많으신 백엔드 1명, 나와같은 신입 백엔드 1명, 프론트엔드 1명(나) 단 세명의 오합지졸 같은 개발팀을 꾸리게 되었다.
어디선가 사수가 없으면 도망가라는 말을 들었던것 같지만 몇번의 면접탈락으로 멘탈이 흔들리고 있던 나는 우선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보통 신입은 코드작성보다 서류작성을 더 많이 한다고 들었었다. 또 그보다 많은 서류를 읽어야 한다고 들었다. 웹 기획서, 사이트 맵, API DOC, 와이어프레임, 스타일 가이드, 기존 프로젝트의 설계서들 여러가지 서류를 읽고 접하고 쓰게될줄 알았지만 자리를 안내받고 몇가지 컴퓨터 세팅을 하고는 바로 전임자가 만들었던 앱의 코드 수정을 요청받았다.
문서는 쓸것도 없었고 읽을것도 없었기에 코드를 읽고 쓰기 시작했다.
에러를 위해 타입스크립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들은 이야기다. 이 회사의 개발문화는 두사람이 신입인 만큼 연차가 오래되신 백엔드 개발자분이 최종 결정권자 라고 봐도 무방한데, 그분께서 타입스크립트는 귀찮다 라고 일축하신 덕분에 타입스크립트는 강의로만 보고 묻어두게 되었다.
물론 내가 그 분을 설득할정도로 타입스크립트에 대한 장점을 논리있게 정리하지 못한 탓도 있기 때문에 꾸준히 기회를 노리고 있다. 타입스크립트의 필요성에 대한 어필을.
기획자가 없다. 웹디자이너가 없다. 퍼블리셔가 없다. 보통 프로덕트에 대한 아이디어는 대표님이 내신다. 회사안에 개발자로만 되어있는 또다른 회사가 있고 대표님이 클라이언트인 격이다. 대표님은 야망이 크시다. 아이디어도 수시로 떠오르시고 추진력도 좋으시다. 문제는 아이디어를 말하고 나면 이미 개발이 완료된 취급을 하고 개발이 완료되었다 말해드리면 테스트 과정없이 프로덕트 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기존 코드의 리펙토링에 눈이 돌아갈 시간이 없다.
그저 앞으로 앞으로.
처음엔 경력을 위해 1년만 버티자 하는 마음이었다. 물론 1년을 오롯이 버티는게 아닌 조금만 수틀려도 나와버려야지 하는 위태로움 버팀이었다. 위에 내가 느낀 저 단점들은 이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회사를 나와 다른 회사로 가게 되었을때 개발팀에 어울리지 못하는 안하무인 개발자가 되어있을까봐 하는 두려움을 주는 단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1년째가 되어간 지금 연봉협상또한 협상이 아닌 통보를 받은 이 시점에서 나는 이직을 선택하지 않았다. 많은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서 이직 타이밍에 대해 임금, 개발문화, 사람 등등 여러가지를 꼽았지만 그중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와닿았던것이 내가 더 성장할 수 없을때 였기 때문이다.
난 아직 여기서 줏어먹을게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설명하듯 초소규모 개발팀 (3명이라 했지만 사실 신입 백엔드분 내가 4개월차 쯤에 나가셔서 두명임), 잦은 이직으로 인해 팀내에 약속이 정해지기 어려운 환경, 시간 부족등으로 개발문화및 규칙이 거의 없다시피 한 조직이다.
이것은 신입 개발자에게 안좋은 환경이면서도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지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만큼 마음대로 그려갈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일하는 1년간 API DOC, 디자인 패턴 (중간 중간 찌그러진), 웹 앱 운영자와 디자이너등 타 팀원들을 위한 공유용 노션 페이지 등을 도입해보았다. 중간중간 이건 기능이 별로라서, 이건 일이 더 늘어나서, 이건 더 귀찮고 번거로워서 여러번 교체를 해온 탓에 정석에서, 잘한것에서 거리가 꽤나 있어 보이는 엉성한 형태지만 조금씩이나마 형성되어가는 무언가를 보며 다음엔 좀더 좋게, 쓰기 편하게, 공유할맛 나게 라는 욕심과 의욕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 경험은 개발문화가 잘 자리잡은 팀에 들어간 신입은 잘 하지 못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회사는 IT 회사가 아니라 자체 서비스와 파는 물품을 보유하고 있디. 때문에 개발팀은 회사의 자체 서비스 운영 및 그를 위한 웹앱 및 하이브리드앱 개발이 주된 업무라고 볼수 있다. 만, SI 가 하듯 하이브리드앱의 외주를 받기도 하고 백엔드 분 하는일을 보면 IT 솔루션도 진행하는 듯 했다.
덕분에 단순히 소개를 위한 웹페이지 부터 웹 기반의 하이브리드앱, 동영상 및 사운드 플레이가 가능한 데스크탑 웹앱, 클라이언트가 외국인이며 전략시장이 세계라 다국어가 들어간 하이브리드앱 까지 다양한 서비스 빌딩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또한 클라이언트라 할 수 있는 대표님이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뛰어나셔서 앱에 여러가지 기능을 추가하시길 좋아하시니 점점 무겁고 다양해지는 앱과 비례하여 내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 앱에 점점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는것은 중구난방이 되는것이 아닌가하는 걱정과, 뭘 자꾸 추가하는거지 하는 짜증과, 묘한 재미가 있는 일이었다.
혼자서 하는 사이드프로젝트 보다 개발문화를 잘 경험하지 못한 날 위해 여러사람과 협업을 하는 사이드프로젝트를 이번년도에도 꾸준히 시도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시작해볼까 하면 디자인 단계에서 펑, 기획단계에서 도주, 이제는 한이 되고 오기가 되었다. 이번년도에는 반드시 할 것이다. 사이드프로젝트.
혼자서 할 사이드 프로젝트도 구상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아직 프론트엔드가 필수로 적어야할, 잘 적어야 할 문서들이 뭔지 모른다. 대강 인터넷에서 눈대중으로 가져와서 작성해보고 필요없다 싶으면 버리고를 반복하고 있다.
진짜로 실무에서 필요한 문서화가 무엇인지, 회사내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편하게 해줄 문서화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작성하고 싶다.
어떻게든 이번년도 알차게 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나태했다. 여러 사람들의 개발방법을 듣고 보고싶다. 수도권이 아니라 많이 있을지 모르지만 컨퍼런스, 모임 등에 참석해보고 싶다.
2년간 사용해가며 이제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자바스크립트도 최근에 기본적인걸 모르고 있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truthy falsy 에 대해 반만 알고 있었던 것..! if문에 잘못 써놓고 아니 이게 왜 안되냐고 혼자 승질을 승질을 내다가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졌다. 다시해야지 계속해야지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