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부트캠프를 다니는 분들과 상담을 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부트캠프 끝나고 뭘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많이 나와요.
부트캠프는 커리큘럼 대로 하면 되는데 이제 끝난다고 바로 취업이 되는 건 아니니까, 그때부터 이제 뭘 해야 되는지 막막한 거죠.
그땐 뭘 해야 할까요? 생각해 보면 기술 면접, 코딩 테스트, 프로젝트 준비 이런 걸 해야겠죠. 이런 걸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조금 다른 관점의 생각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부트캠프 끝나면 뭘 해야 하냐? 저는 '거절을 당해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일부러 거절을 당하려고 해봐야, 여러분의 취업이 더 빨라질 겁니다.
제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냐면, 생각보다 이런 분들이 많더라고요.
부트캠프가 끝났는데 실제로 회사에 지원을 하지 않는 거예요.
왜 지원 안 하는지? 물었어요.
"나는 아직 부족해서 지원 할 수가 없다",
"모집 공고에 A도 필요하고 B도 필요하다고 써있는데 저는 다 몰라서 안될 것 같다"
"이력서 쓰는 중인데 너무 쓸 게 없어서 이걸 다 채우고 지원을 해야 될 것 같다"
"아직 해본 프로젝트가 없어서 지원 못할 것 같다"
공통적으로 담겨있는 마인드가 뭐냐면 '부족하니까 준비하자'예요.
나는 아직 부족하니까 나대지 말고 일단 혼자 준비하자, 그리고 아예 시도 자체를 안 해버리는 거죠.
저는 반대로 생각해요. 부족하니까 오히려 더 시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파거든요.
'부족하니까 준비하자'라는 마인드를 들여다보면, 어차피 내가 시도를 안 해봐도 내가 이게 부족하고, 지금 이게 안 되는 걸 뻔히 아니까, 굳이 시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개발자 채용은 막 수능이나 자격증 시험 같은 게 아니에요. 회사마다 뽑는 기준이 다 다르고, 채용 공고에 적혀있는 것도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3년 이상 경력 개발자'라고 써놓는다고 해서 3년 미만이면 무조건 탈락? 이런 건 아니에요. 'TDD에 대한 이해'라고 써놓는다고 해서 TDD 안 해봤으면 무조건 떨어뜨린다? 이런 것도 아니고요.
여러분이 진짜로 떨어질지, 안 떨어질지, 어디가 어떻게 부족할지는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일단 한번 부딪히고 거절을 당해보면서 감을 익혀야 됩니다.
특히 신입 개발자 채용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고 생각해요. 신입은 '포텐셜'을 보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내가 못해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절대적으로 내가 잘해서 붙는 것도 아니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분들이 부족하더라도 일부러 더 지원도 하고, 떨어져도 봐야 훨씬 더 빨리 붙는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게 말이 쉽지 실천은 쉽지 않은데요, 그 이유는 '두려움'입니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죠.
'부족하니까 준비하자'라는 마인드셋이 되는 이유는 부족하니까 나는 거절당할 거고, 부정적인 반응을 받으면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자꾸 실감하게 되니까 그게 싫은 거거든요.
이거는 저도 너무 공감을 합니다. 지난 영상에서 말했다시피 저도 수없이 떨어져 본 사람으로서 멘탈이 진짜 힘들었거든요.
그럴 때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된 영상이 있습니다.
지아 장의 TED 영상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지아 장은 어릴 때부터 꿈이 사업가였어요. 근데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니 투자도 거절당하고, 고객한테도 거절당하는 일이 많았어요. 거절당하는 게 무서웠던 그는, 어떻게 했을까요?
지아 장은 일부러 거절당하는 연습을 하기로 합니다. 모르는 사람한테 갑자기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를 리필해 달라고 하는 등, 당연히 안 될 것 같은 시도를 100일 동안 챌린지로 해요.
그 과정에서 많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한번 봐보시길 추천해요.
아무튼 이 '거절당하기 연습'을 통해, 지아 장은 거절이 나의 부족함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이라는 걸 배우게 됩니다. 부정적인 반응을 당해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체력을 기르게 되죠.
저는 '일부러 거절당하기'가 우리한테도 되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부족하니까 방에서 열심히 준비하자가 아니라,
'내가 부족한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서 시도를 해보자는 거죠.
여러분의 첫 이력서, 첫 면접, 첫 프로젝트는 사실 무조건 구릴 수밖에 없어요. 아무리 방에서 혼자 준비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전을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단 말이죠.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부트캠프가 끝나셨다면 일부러 거절당할 만한 시도를 열심히 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회사를 지원해 보세요. 부족하다고 느껴도, 일단 한번 가서 거절당해 보세요.
코딩테스트 떨어질 것 같으면 일단 지원해보세요.
면접 준비 제대로 못 했으면, 그래도 일단 봐 보세요.
하다 보면 점점 더 잘해지게 돼요. 실전을 해 보면서 느는 거죠. 저도 제가 처음에 봤던 면접보다 세 번째, 네 번째 보는 면접이 훨씬 더 잘 보더라고요. 연습 게임, 모의고사라고 생각하고 일단 지원은 꼭 해보세요.
여기서 팁은, 내가 '가고 싶지 않은 회사'부터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잘 못 하니까 일단 가고 싶지 않은 회사를 상대로 연습을 하는 거죠. 혹시라도 붙으면 그때 가서 갈지 안 갈지는 여러분이 결정하면 되는 거고요.
일부러 거절 당해야 되는 곳이 또 하나 있어요. 바로 주변에 개발자를 같이 준비하는 동기나 부트캠프 선후배들입니다.
그 중에서 내가 보기에 잘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 사람들한테 내 이력서나 내 프로젝트를 보여주고 피드백을 해달라고 꼭 부탁하세요.
회사를 지원해서 그냥 서류 탈락을 했다고 하면 왜 떨어졌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피드백을 받을 수가 없죠. 그럴 때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게 좋아요.
제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한테 생각보다 이런 피드백 요청을 잘 못 하더라고요.
'일부러 거절 당하기'를 여기다 적용해보면, 여러분이 엄청 친한 관계가 아니더라도 거절 당할 것 같더라도 일단 한 번 부탁을 해보는 거예요.
장담하는데 여러분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훌륭한 피드백을 받으실 거예요.
도움을 일방적으로 요청하는 게 아니라 서로 도와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더 좋겠죠? 제가 예전에 올렸던 '뎁스터디'가 약간 그런 건데요.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7mBU3GeOI8M?si=shA7jilRpXLh-NJS
저도 부트캠프 동기들과 함께 했던 건데, 서로 면접관이 되어서 질문을 해주고 서로서로 피드백 해주면서 되게 많이 늘었었어요.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기회를 어떻게든 만들어 냅니다. 피드백을 받고 그걸 개선해서 다음에 또 만나고, 이런 사이클을 만들어 보셔야 해요.
혼자서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는 것보다 이게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제 글에도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어떤 콘텐츠를 보고 싶었는지 많은 피드백 주세요. 조금씩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2.29일에
부트캠프를 마치고 저한테 꼭 필요한 시기의
글이라서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