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SEB 29기 (2021/04/05~2021/09/03)

EenSung Kim·2021년 9월 3일
8

끝났다는 마음에 재미로 만든 짤인데 실제로 제가 이러고 있네요...

04/05~09/03

지난 4월 5일 시작된 코드스테이츠 Software Engineering Bootcamp 29기의 대장정이 오늘(9월 3일) 끝이 났습니다. 만 5개월동안 온전히 프로그래밍에만 집중했던 시간들입니다. 비축했던 체력이 바닥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그 덕에 최소한 개발자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초를 닦을 수 있었습니다.

수료식까지 마치고 나니 참 묘한 기분입니다. 끝난거 같지 않은 기분이 드네요. SEB 활동은 끝이 났다고 해도 공부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취업 준비는 이제부터 시작이구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더니 정말 그런가 봅니다.


프로젝트와 잡서칭

아예 없던 것에서부터 출발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프로젝트 과정은 그 자체로 엄청난 자산이 되었습니다. 인품이 뛰어나고 실력은 더 말할 것도 없는 팀원들 덕분에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당연히 있지만 이 지점은 앞으로 리팩토링을 통해 개선하고 보충해야겠죠. 개인적으로 프로젝트가 끝나고 따로 회고를 남기기도 했던 터라 이쯤에서 감상은 짧게 마무리하겠습니다.

3일 간의 잡서칭 과정은 느슨해질 수 있는 마음을 단단하게 부여잡는 시간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경각심과 함께, 험난한 상황에서도 의지할 수 있는 피난처가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쉽지 않은 취업 과정일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여러 안내와 도움들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페어로 진행되는 코딩테스트 및 기술 면접 모의 과정은 조금 더 상세한(특별히 어떻게 면접관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안내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3일 차에 접어들어서야 조금은 익숙해지고 이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지가 분명해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모의로라도 면접을 해보니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준비한 것을 말로 잘 풀어내는 법, 돌발적인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법, 혼자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과정까지도 풀어내어 코딩하는 법 등등. 특히 기술 면접을 위해서는 이제까지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이제 개발자라고?

인생에서 가장 쉬운 코스가 끝난 것이라는 SEB 총괄 크루분의 인사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5개월만에 개발자가 된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여기에서 멈추게 되면 그냥 코딩 좀 할 줄 아는 사람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작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성장했지만, 성장했기 때문에 현재의 나를 조금 더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섹션을 배울 때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면 그래도 조금 더 개발자에 가까워져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니 '취업이 확정되면 조금 더 개발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은 마음입니다. (취업하고 나면 그래도 1~2년은 겪어봐야..라고 생각할지도)


총평

섹션 별로 후기를 남겼었고, 감사하게도 매번 유어클래스에 선발되었습니다. 어떤 후기를 남겼었는지 다시 살펴보니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역시나 페어 프로그래밍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경험이야말로 코드스테이츠에서 얻을 수 있는 큰 자산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돌아보면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도 기억에 남습니다. 취업이 잘 될 수 있을까, 해야할 공부들이 많은데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등등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가이드 없이 공부를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지는 않습니다. 코드스테이츠에서의 시간을 통해서 이미 충분히 그 과정을 겪어왔기 때문입니다.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은 사실 달리 해석하면 불친절하다는 느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그렇게 느낀 적이 있었으니까요. 수료식이 끝난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과정 덕분에 최소한 뭘 해야 할지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부트캠프는 끝이 났지만 코드스테이츠와의 관계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수료 후 6년까지 지원되는 커리어 코칭부터 수료생들의 모임인 알럼나이, 조금 더 몰입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CSE(인턴십 프로그램)까지. 수강생의 성공이 곧 코드스테이츠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만큼 수료했다고 끝난 것이 아닌,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일찍 방향성을 잡은 동기들과는 달리 끝까지도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사이에서 고민했습니다. 두 번의 프로젝트에서 모두 백엔드를 담당하게 되었는데도 말이죠. 취업을 준비하는 시점이 되어서야 프론트엔드로 방향성을 잡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에서 백엔드를 맡았던 이유는 크게 2 가지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백엔드를 공부해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았고, 팀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밸런스를 맞춰서 진행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애초부터 만약 프론트 지망생이 너무 많다면 백엔드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겠다 마음을 먹었더랬죠.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교만한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택 자체에는 지금도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당장에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 다 백엔드의 결과물이라는 점, 보다 심층적으로 공부를 했던 스택들이 백엔드의 스택이라는 점이 조금 아쉬울 뿐이죠. 이 부분은 앞으로도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쌓아가야 하는 만큼 내일의 나에게 맡겨야할 것 같네요.


그래서 코드스테이츠, 추천하십니까?

누구나 코드스테이츠를 거쳐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코드스테이츠는 최고의 결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객관적으로 코드스테이츠에서의 경험을 돌아본 결과, 누군가가 개발자가 되고 싶다며 조언을 구한다면 코드스테이츠에 지원해보라고 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 수료생으로서 제가 생각해본 몇 가지 중요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코드스테이츠에서 안내하고 있는 문구에도 있는 내용들이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쉽게 지나칠 수 있을 법한 내용들입니다.

수강생의 환경, 경제적 제약에 상관없이 학습의지와 목표가 뚜렷한 누구에게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감 있는 교육 환경과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항상 고민합니다.

홈페이지에서 따온 코드스테이츠의 소개 문구 일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저 '학습의지와 목표가 뚜렷한' 이라는 부분입니다.

어느 때보다도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지금, 개발자가 되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은 사실 누구나 해봄직한 생각입니다. 그러나 5개월의 밀도 높은 교육과정은 절대로 만만한 과정이 아닙니다. 때로는 따라가기만도 벅찬 수업들과 나보다 한참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진 페어와 동기들을 마주할때면,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들기도 하거든요.

학습에 대한 강렬한 의지와 뚜렷한 목표가 없다면 이 과정들이 너무 힘들고 지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개발자의 길을 고민해보라고 먼저 조언하고, 그래도 개발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 때 코드스테이츠에서 공부를 시작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수강생의 환경 및 경제적 제약이라는 부분입니다. 코드스테이츠의 위윈 과정은 절대 짧지 않습니다. 5개월 동안 수업은 9 to 6 로 진행되고, 그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개인 공부를 이어가야 합니다. 개인 공부 없이 9 to 6 만으로는 절대 진행할 수 있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문제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환경(장비 + 공간 등)을 갖춰야 합니다.

환경에는 재정적인 문제도 포함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코드스테이츠가 제공하는 가장 매력적인 카드가 바로 위윈 과정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저도 코드스테이츠의 위윈 과정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만, 위윈 과정(과 추가적인 생활비 지원 프로그램)을 감안하더라도 5개월에 더해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까지를 버텨낼 수 있는 자금(또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다른 상황들이 없더라도 5개월의 부트캠프 과정은 충분히 힘들고 어렵습니다.

최소한 이 두 가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준비하셨다면 얼마든지 코드스테이츠의 SEB 과정에 지원해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개발자라는 직업과 그 과정의 매력을 충분히 경험하고 한 사람의 개발자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개발자가 된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여러분의 삶이 좋아지고, 연봉이 상승하진 않을 겁니다...)


Outro

수료식을 마치고 밀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들었다가 11시가 되어 깨어버렸습니다. 늦은 시간에 작성하다 보니 그 동안의 과정을 돌아보는 일이 조금 더 감성적이 된 것 같네요.

최근에 블로그를 잘 보는 중이라며 인사를 건네주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글이 도움이 될 수 있었다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블로그를 접하는 대부분이 아마 수강생이실텐데 남은 모든 과정들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profile
iOS 개발자로 전직하기 위해 공부 중입니다.

1개의 댓글

comment-user-thumbnail
2023년 9월 7일

2년이 지난 지금 코드스테이츠에 대한 생각이 아직도 변함 없으신가요?

답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