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삶에 관하여 feat.권고사직, 코딩테스트

Ethan·2024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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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권고사직이야.

벌써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다니지 못한 지 4개월이 되었다.
나는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 중이었고, 군 복무가 6개월 남은 상황에서 권고사직을 받았는데.

어떻게 보면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할 수도 있다. 뭐, 나는 어떻게든 재취업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권고사직을 수락했고,
산업기능요원 복무를 계속하기 위해 3개월의 무급휴가를 받고 구직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취업이 쉽지 않았다. 내 스펙은 아래와 같다.

  • 6년 차 프론트엔드 개발자 (인턴 제외)
  • 고등학교 졸업 후 인턴 포함 6년간 SI 업체에서 근무, 1년 3개월 정도 스타트업에서 근무
  • 특성화고 재직자로 전문대 2년 졸업 후 방송통신대학교 편입
  • 코딩테스트 할 줄 모름, 영어 할 줄 모름, React, JavaScript 등의 라이브러리 언어만 사용함
  • 3년 전쯤 형 사업 포트폴리오 사이트 제작

이 정도인 것 같은데.

내가 가고 싶고 어느 정도 안정적인 회사는 모두 코딩테스트를 기본적으로 거름망으로 사용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풀 줄 몰랐다. 정말로 백지 상태였다.
또한 전역까지 6개월 남은 산업기능요원이라 너무 불리했고, 또한 불경기로 인력을 구하는 병역특례 회사가 별로 없었다.

난 될줄 알았다고 아 ㅋㅋ

코테 Tlqkf

나는 코딩테스트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이 있었는데, 고등학생 시절 삼성에 취업하고 싶어 삼성 코딩테스트 책을 샀었다.
자바스크립트도 얼추 조금 아는 수준이었고, 그때 개발자는 내 길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랐다.

책을 아무리 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때 당시 좋아하던 컴퓨터 조립하면서 살거나 UDT에 지원하거나 암튼 군인이나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때 당시 내가 맨몸운동과 러닝을 곧잘 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잘 알아보지도 않고 진짜 무식하게 책부터 산 것이 어폐였다.

조금 시간을 가지고 사색하면서 느낀 건 '내가 개발이라는 걸 진심으로 한 적이 있던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삼성은 아직 내가 갈 만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좀 더 자바스크립트를 공부해 웹 개발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요즘 공부를 하고 있지만 너무 이해가 안 되고 내가 이렇게 멍청한가 싶을 정도로 문제가 잘 안 풀린다. 시간을 들여서 문제를 이해하는 시간도 너무 길고, 비슷한 문제인 것 같은데도 잘 못 풀고 있는 상황이 오니 내 자신에 대한 무력감이 과거와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게 단순히 시간을 갈아넣고 머리를 박아서 안 되는 게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적어도 나한테는 현재 가장 높은 벽인 것은 맞다.

언제나 내가 막힐 때마다 이 생각을 한다. 내가 진심으로 해 본 것인가? 내가 어느 정도 해 보고 포기하는 건가? 라는 생각과 일념으로 모든 것을 해 본다.
이 마인드는 생각보다 나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생각하면 내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더 찾게 된다.

결국 나는 이직하지 못했고, 내 인생의 가장 긴 휴식기를 강제로 가지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나는 현재 권고사직으로 실업급여를 받는 상황이다. 게다가 군대도 해결하지 못한 채로 나왔기 때문에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해야 하는데, 서울은 과포화로 인해 짧으면 반년, 길면 1년 반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즉, 내 커리어가 2년 정도 빌 수 있다는 것이다.

어 그래 형이야 ㅋㅋ 자랑스러운 대한의 건아 어서오고

아쉽다. 사실 나는 집안형편이 좋지 못해 어떻게든 돈을 벌기 위해 바로 사회로 진출했고, 곧잘 사회에 적응했다.
이전에도 알바도 해봤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는 게 별로 어렵지 않은 성격이다. 그렇기에 나는 돈을 벌고 동료들과 직장을 다니는 게 즐거웠다. 퇴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었으니. 하지만 이게 내가 권고사직을 피해갈 이유는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사회의 잔인함이라 할 수 있지만, 회사의 생존이 먼저라는 것, 나도 이해한다. 그렇기에 내가 나온 것이었고, 이에 대해 아직까지는 후회하지 않고 있고, 나중에도 그럴 것 같진 않다. 내가 선택한 것이었고, 나는 다시 취업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뭐하고 사는데

퇴사 후 한 달 정도는 늦게까지 안 자고 게임하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정말 비생산적인 일상을 보냈다.
운동을 즐겨 하는 나는 5개월 정도 벌크업을 했었는데, 밥도 제대로 안 먹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체중이 빠져서, 웨이트하던 무게가 들리지도 않는 상황이 됐다.

스쿼드 160이 어렵나 애송이? 난 이제 어려워 ㅋㅋ

이대로라면 진짜 답이 없을 것 같아서, 요즘은 7시에 일어나 운동을 가고, 대학 개강과 맞물려 대학 공부와 코딩테스트 공부, 개인 프로젝트 개발을 하고 있다.

포스팅한 F1 Info, LeetCode 자바스크립트로 풀어보기를 올리는 이유다.

아. 대학 같은 경우는 더더욱 나와 맞지 않다.
학창 시절에도 나는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 아니, 어떻게 보면 하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영어와 수학을 포기하고 자격증만 주구장창 땄었다.

그럼에도 내가 대학에 진학한 이유는 어떻게 보면 남들과 비슷한 스펙을 가지고 싶음이 크다. 또한 4년제를 나오지 못하면 지원하지 못하는 곳도 더러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다니고 있는데, 전문대에서는 과수석을 하고 나왔지만 지금 상황은 학점 하나하나 듣기도 너무 힘든 상황이다. 그래도 칼을 뽑았다면 무라도 썰어야지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하고 있다.

나는 정말로 '하는 것'과 '하는 척' 하는 것에 대해 항상 나 자신에게 경고를 하려고 한다. 할 거면 제대로 하자고. 시작이 반이라고 하던가. 맞다, 시작이 반이다. 하지만 시작만 하고 시간을 허송세월 보내는 건 더 좋지 않다. 차라리 놀 거면 재밌게 놀기라도 하지, 어물쩡어물쩡하지 말자고 계속해서 생각한다.

그럼에도 대학 공부는 나에게 너무 힘들다. 직장 다니면서도 계속 이 공부를 했었지만 너무나도 하기 싫었다.

그럼에도 적당한 때, 언젠가는 한번. 표현으로만 존재하고 실제론 의미 없는 말을 하고싶지않다. 성을 짓고싶다면 터를 찾고 하루에 돌맹이 한 개라도 모아야한다. 단 하나라도 뭔가를 해야한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 적당한 시기는 오지않는다. 내가 시작한 순간이 최고의 타이밍이고, 하루에 단 한 가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 글을 적는 이유는 그저 내 생각을 누구에게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어딘가에 말하고 싶고, 나와 비슷한 고뇌와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푸념은 이만.
다들 즐거운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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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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