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젠 결심했어!

고은정·2021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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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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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에 벨로그?

너무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이젠 맥북 키보드가 어색해서 글이 안써지네요.
벨로그의 마지막 글로부터 딱 4개월이 지났네요. 엥 별로 안놀았네
다시 개발을,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저의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벨로그에 글을 씁니다.

그동안 무슨일이?

지난 7월 초에 퇴사했습니다.ㅎㅎ 개발자로 첫 발걸음을 걷게 된 회사에서 약 1년 5개월의 시간동안 일하고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출근을 하는 모든날 친구에게 하소연하고 싶은 사건사고들이 생기는데, 이상하게 퇴사를 한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말문이 턱 막혀버리네요. 어쩌면 너무 많은 이유들이 결국 나를 퇴사라는 길로 보내준거 같습니다.

떠나요 혼자서!

퇴사 일주일 후에 제주도로 한 달 살기하러 갔습니다. 한 달 동안 제주도의 바다와 노을만 보면서 살았으면 좋았겠지만,,생각보다 월급이 없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참 불편하게 하는 일이라서,,,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지원해서 다녀왔습니다. 맨날 개발에 대한 강박속에서 살다가,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서 멀리 떠난건데 빨래도 청소도 해야해서 매일 오전에 일어나야 하더라구요.ㅎㅎ 그래도 정말 좋았습니다. 하루에도 10시간씩 바라보던 코드를 보지않는게 행복했고, 새로 사귄 어린 친구들이랑 바다보면서 맥주마시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아니 내가 젤 나이많아,,나 26살 아기인데,, 회사에서는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까지 너무 많이 해버려서 스스로를 동굴속으로 보내곤 했는데, 몸쓰는 일 하면서 밥 얻어먹으니 생각도 없어지고 잠도 잘자서 좋았습니다.호호

칭찬지옥

잠시 저를 칭찬지옥에 가두었습니다. 백수가 인생의 목표였는데, 매일 출근하는 친구들을 보면 스스로가 조금 창피하기도 하더라구요. 이제 곧 연말이라 한살 더 먹는것도 겁나구요. 그런데 지금 어찌저찌 저를 돌아보지 않고 새로운 회사를 가면 금방 넘어질까봐 너무너무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소설책 하나를 다 읽으면 나의 책 고르는 능력을 칭찬해주고, 중간에 포기하면 나의 결단력을 칭찬해줬습니다. 넷플릭스 한 시즌을 하루에 다 보면 저의 끈기있는 엉덩이에 칭찬해줬습니다. 생각보다 기분이가 좋은게 효과가 있네요.

큰물에서 놀고싶당

퇴사하고 남은 돈 다 끌어모아서 서울로 이사왔습니다. 서울이라는 물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커보이는데, 큰물에서 놀아보고 싶어서 올라왔습니다. 취직을 서울에서 하고싶은 마음도 분명 있었지만, 뮤지컬, 연극, 전시회를 기차비 생각 안하고 맘껏 즐기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던거 같습니다. 이제 곧 이사온지 한달이 되어가는데, 집순이라서 큰물에 사는 물고기들은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독립하니 신납니다.호호

너 개발이 하고싶어?

퇴사 후에 저에게 자주 물어본 질문입니다. 지난 3개월동안은 '아니, 나 지금은 넷플릭스 보고싶어'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 '좀,,하고싶은거 같기도 하구'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은 '응,,,이상하게 하고싶네,,'라고 대답하네요. 이제 다시 개발자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저는 벨로그에서 많은 지식을 남겨주시는 멋진분들처럼 개발을 너무 사랑하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조금은 성장하고 싶었고, 많이는 창피하기 싫어서 공부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몇개월이라도 놀아보니 공부하던 저도, 내가 만들던 코드도 그리운거 같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한 저의 취업준비가 몇개월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조금씩 공부해가려고 합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합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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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 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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