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유치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숲과 나무를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려고 하는 것은 눈 앞에 있는 지표 몇 개가 아니라 '고객'에 대한 폭넓은 이해라는 점을 기억하자
신규 서비스 혹은 신규 기능을 만들게 되면, 고객들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첫번째이다. 그렇기 때문에 Acquisition은 AARRR에서 첫 번째 A를 담당하고 있다. 이전 회사에서 신규 서비스를 담당했었는데, 신규 유입이 거의 없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회의 때마다 어떻게 알릴 것인지, 왜 신규 유저가 늘지 않는 지에 대한 많은 가설을 세웠고 토론해 보았지만, 그 때는 구성원 모두가 서비스 자체의 기능적인 부분에서 문제점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어떤 기능이 메인으로 내세울지, 어떤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등에 대해 경영진, 중간 관리자, 실무자, 마케팅/영업, 사내 사용자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지만 하나로 모아지지 않아 계속 갈팡질팡 했던 것 같다.
답답하게 구름 속을 헤메이던 중, 경영진 설득을 위해 검색 로그를 확인해서 사용자들이 어떤 검색어를 입력하고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검색 로그 통계를 정리하면서, 두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을 파악했고 이걸 좀 더 파보기로 했다.
유저 플로우에 따라 각 기능/메뉴들을 4가지 정도의 카테고리로 나누었고, 검색어 입력 유형에 따라 이후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퍼널 분석을 진행했다. 퍼널별 지표도 만들어보고, 그에 따른 핵심 사용자도 뽑아보면서 나름의 그로스해킹을 진행했던 것 같다. 다행히 사용자 로그 데이터가 잘 정리되어 있는 편이어서, 카테고리만 잘 나누었더니 분석이 어렵지는 않았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여러 관계자들과의 치열한 토론을 바탕으로 서비스 전면 개편을 진행했고,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었지만, 회사 경영 악화 및 우리 서비스가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 지금은 나도 퇴사했고 손을 뗀 상황이지만, 이 때의 경험이 데이터분석가로 성장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개선된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은 여전히 아쉽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가보자. 고객 유치의 마지막 부분에 '고객 유치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숲과 나무를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라는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위의 경험처럼, 세세한 부분보다는 전체적인 플로우에서 바라보는 것이 데이터 기반 서비스 개선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 어떤 세부적인 지표를 트래킹 해야하고, 어떤 채널에 집중해야하고 이런 부분들이 정해지는 것 같다.
너무나도 어려운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데이터만 보는 것보다는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야 숲을 바라볼 수 있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흔히 말하는 도메인 지식이 중요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나도 주어진 일을 쳐내기에도 바쁘지만 너무 매몰되지 않고, 좀 더 넓은 시야로 나의 일과 나의 서비스를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