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 코드스테이츠 수료 (IM 26기)

새로운 것을 계속 찾아다녔다.

대략 1년 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걸 좋아하는 나는 그날도 어김없이 뭘 배울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중국어를 공부하며 HSK 4급도 따보고, 골프를 배워서 필드에도 몇 번 나가보고, 건설 분양 쪽에서 일해서 부동산 자격증도 땄다. 그리고 또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그림을 배울지, 소설 쓰는걸 배울지, 주짓수를 새로 배울지 고민하다가 중학 수학부터 복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EBS 중학 수학 강의를 들으며 연습문제들을 풀기도 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새로운 정보에 관한 기사를 보는 걸 좋아해서, 챙겨봤는데 어느 순간 IT 쪽으로 기사를 많이 보게 됐다. 그러다 보니 코딩이라는 걸 접하고, 요즘 초등학교에서도 코딩을 기본적으로 배운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배우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이걸 배워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맛보기를 해볼까 ?

코딩에 관한 영상들을 찾아보며,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개발자 하지 말라는 영상이 많아서 신기했다. 도대체 왜 하지 말라는 걸까? 대부분의 의견은 적성을 많이 탄다는 이야기였다. 부정적인 의견을 보면 볼수록 내 적성일 거 같다는 근자감이 들었다. 남들이 못하는 걸 해내고 싶은 욕망도 있었다. 그렇게 초보자들이 시작하기 좋다는 파이썬을 독학하게 되었다.

주로 나도코딩 파이썬 강의로 공부했다. 처음 시작한 기초강의가 6시간짜리였는데, 실제 코드들을 따라서 적고 실행해보고 그와 관련된 내용을 노트에 적어가면서 진행하니 거의 1달이 걸렸다. 재미가 있다 보니 다음 영상을 따라서 GUI, 오락실 게임, 웹 스크래핑 강의를 모두 완강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꾸 잊어버리는 개념이 생겨 기초강의는 2번 더 들어 총 3번 강의를 반복했다.

4~5개월 회사생활과 병행하며 공부를 했고, 내 적성과 맞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교육기관을 알아보게 되었다. 강의를 보며 따라 하는 건 한계가 당연히 있다. 그건 내 코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막히는 경우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지도 몰랐고, 네트워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었다.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튜브 영상을 볼 때마다 광고로 뜬 코드스테이츠 홈페이지에 자연스럽게 방문하게 되었다. 5개월 같은 회사 이름을 보다 보니 이미 친근감이 있었다. 비용 생각하지 말고 일단 공부하라는 메시지도 의심스러웠지만 듣기 너무 좋았다.

진입장벽 : 환경설정

공부를 위해 세팅하는 게 정말 귀찮고 힘들었다. 원도우환경보다는 우분투로 진행하는 걸 선호한다고 해서, 주로 사용하는 게이밍 컴퓨터에다가 우분투를 설치하기는 싫었고, 다행히 그 전에 사용하던 컴퓨터를 창고에서 꺼내와서 사용했다. 우분투 설치하고 한글 설정을 했다. 그런데 자꾸 먹통이 돼서 내 성격이 점점 나빠졌다.

나중에 코스 진행 중에 코드스테이츠 엔지니어분이 지나가는 말로 그래픽카드 문제일 수도 있다고 해서, 관련 글을 찾아 새로운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를 다운받아 해결하였다. 화상으로 진행하니까 캠도 구매하고, 지금은 디스코드를 쓰지만 그 당시에는 슬랙을 써서 다운받고 회원 가입했다.

성장에 가속도가 붙는다.

코스를 시작한 첫날 정말 멘붕이었다. 이건 아마 모든 수료생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첫 페어 명단이 뜨고, 해당 페어와 줌으로 만나서 코딩 문제를 풀라고 하는데, 정말 허허벌판에 페어와 나 단둘만 휑하게 있는 느낌이다. 이건 겪어보면 안다. 물음표 가득한 시간을 하루 이틀 보내다 보면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해야 할지 감이 잡힌다. 함께하던 페어와 헤어지는 게 아쉽고, 또 새로운 페어를 만나서 공부할 생각 하면 정말 걱정이 됐다. 그런데 막상 또 같이 공부하면서 즐겁게 지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일주일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나 자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주일까지 안 가더라도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성장하고 있다는 걸 다들 느꼈고, 초반 어리숙한 모습을 보였던 페어가 능숙하게 해내고 있는 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또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는 어느새 팀을 이뤄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이 밑바닥부터 모든 걸 만들어내고 있었다. 처음 코드스테이츠를 등록할 때 나 자신이 지금의 모습을 봤다면 정말 놀랐을 것이다. 시간으로 보면 4개월가량 공부를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 시간 만에 엄청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1년 전의 나는 강의화면에 떠 있는 코드를 똑같이 따라 쓰다가 막히면 네이버에 검색해보는 그런 사람이었다.

솔직히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나만 알고 싶다. 내가 왜 이렇게 좋은 걸 다른 사람한테 알려야 하는가. 잘하는 동기들을 보면 정말 질투 난다. 똑같은 걸 공부했는데 퀄리티가 다른 과제물을 제출하는 걸 보면서 저런 실력자가 왜 여기 있는 걸까 의문도 들었다. 아마 내 후배 기수 중에도 내 개발실력을 가뿐하게 즈려 밟는 수강생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좋은 건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장을 위한 커리큘럼이 짜져 있다. 본인이 노력하면 할수록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그렇지만 멘탈약하면 진짜 비추한다. 나는 타인을 부러워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성장 속도가 차이 나는 동기들을 보면서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몇 번 시험을 보는데, 정말 두렵고 문제를 풀지 못할까봐 우울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멘탈이 단단한 사람이기에 다 이겨냈다. 나도 해냈으니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나니까 해낸 것이다^^ 쓰고 보니 약간 제정신 아닌 느낌이다. 너그럽게 봐주길 바란다. 사실 20주 동안 마라톤이 아닌 전력 질주를 한 상태라서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아무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도전을 좋아하면 오길 바란다. 행복한 지옥이 뭔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