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근무한 스타트업은 대표와도 막역한 사이이고
별로 다른 회사를 생각했던 것도 아니어서
있는 동안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들을 해왔다.
그러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나도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내막을 일일이 이야기할 수 없지만 나는 회사 운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키지 않는 일을 해야할 때가 많았다.
내키지 않는 일들이란 주로 사람 사이의 일들이었다.
그것들은 답이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생산적 결론을 도출해 내려고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사과를 해야 한다던가,
다른 쪽에 가서는 반대 쪽으로부터의 메시지를 순화하는데 힘을 뺀다던가 하는 일들이었다.
이런 일들은 이력서에 채울 수도 없었다.
이러다 이력도 없이 큰일 나겠다 싶어 두어 개 업종을 정하여 지원도 해봤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렇듯 스타트업에서 비개발 인력으로 살아가는 건 내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일을 할 때 겪었던 개발자 분들에 대한 인상은 좋았다.
어쩌다 회의를 하더라도 노션에 꼬박꼬박 기록을 남기고 (때론 공유도 하고)
좋은 글이 있으면 전파하고,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다들 강해 보였다.
마침 일을 하면서 기술을 몰라서 답답한 것도 컸기 때문에 전직을 결심했다.
그렇게 나는 코드스테이츠에 왔다.
아직 Pre 코스라 그런지 나 스스로 체계가 잡혔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수강생 분들 대다수가 열심히 하는 것 같다.
교육 과정 구성은 대략 이렇다.
자바스크립트, HTML, CSS를 정해진 일정에 따라 조금씩 번갈아가면서 배우고 있다.
내용 상 가끔 어려운 게 있지만 이걸 깊게 파기 보다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게 더 유리할 것 같다.
프로그래밍 언어 또한 언어이기 때문에 사전식 서술로 된 MDN 문서를 보는 것보다
예문을 보는 게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토글 리스트로 단어장도 만들었다 ㅋㅋ
다만 아직 실습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예문을 찾을만한 구글링 실력이 부족하다.
페어로 만난 분들은 다양했다.
페어 과제를 하다보면 보통 4~5시간 씩 만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분들이 얼마나 다양한 곳에서 왔는지 실감하게 된다.
노션, 슬랙에 남긴 수강생들의 글을 보면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사람, 새벽 2시에 자는 사람,
동료 수강생의 질문에 꾸준히 답변해주는 사람 등 활기가 넘친다.
나는 장기 레이스를 지나치게 의식하여 체력적으로 힘들 정도로 공부하지는 않았다.
하루 종일 집에 있다보니 월수금 정도는 7~8km을 달리고,
뛰지 않을 땐 같은 코스로 한 시간~ 한 시간 반 정도를 걷는다.
그럴 땐 아까 공부할 때 풀지 못한 문제, 어려웠던 개념들을 생각거리 삼아 들고 나간다.
이후에 내용이 조금 더 어려워지면 아마 그럴 여유를 줄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