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캠프 특히 이번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내가 말이 되게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이리저리 사적인 얘기는 잘 안 하지만, 주어진 과제에 대한 내 생각은 말 해야겠다는 충동이 든다.
내가 나에 대해 오해했던 게, 사적인 말이 적다는 것이지 말 자체는 의외로 많다는 거다. 후에 밝히겠지만 참지 못할 정도로.
위 내용과 연결된다. 나는 나 자신을 적당히 유하게 넘어갈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특히 상대방의 제안보다 더 좋은 해결책이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그리고 그 의견에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있을 때, 내 의견을 말하고 싶다.
최대한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게 내 의견을 말하지만 생각보다 어렵다. 아무리 예의를 갖춘다고 해도 결국 내가 답답해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 의견이 상대방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굳이 하지 않는다. 만약 내 의도와 달리 불편한 기색을 보이거나 내가 스스로 과했다는 생각이 들면 빠르게 사과한다.
두 가지 다른 의견이 있을 때, 적당히 타협을 봐서 어느 쪽으로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끝나면 괜히 하루 종일 찝찝하다.
예를 들어 "A는 어떠세요?" 라는 안건에 "음.. B나 C를 고려해야 해서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정도로 끝나면 생각보다 답답하다. '그래서 언제 고민해보고 언제 답해준다는 거야?' 나는 내가 이런 거에 답답해 하는 줄 몰랐다.
이전까지 나는 제대로 끝맺은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적당히 이 정도면 돼' 라는 생각이 들면 거기서 딱 마무리한다. 그리고 그 적당히의 기준이 다른 사람보다 낮았다고 생각한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 적당히가 내 기준 '끝' 이었다. 그래서 내가 정한 앞으로의 방향은 닿지 못할 것 같은 목표를 잡자이다. 아둥바둥 끝까지 가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이번에 출퇴근 모달을 만들면서 아주 많은 오류를 마주했다. 내가 실제 출퇴근 할 때 사용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더니 A를 만들면 B가 필요하고 B를 만들면 C가 필요했다. 그러다보면 A를 다시 고쳐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통 출근을 하면 카드를 찍고, 퇴근할 때 다시 카드를 찍는다.
즉, 사용자는 출근, 퇴근 버튼 이외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소한의 클릭으로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이 외에 더 있었던 것 같지만.. 이 중에 단 하나라도 완성되지 않은 채로 마감하면 되게 찝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 기능을 구현하고도 더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그것도 꼭 마무리 지어야 겠다는 압박감이 있다.
이 끝없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싫고 사실 벗어날 수도 없다. 의외로 느껴본 적 없는 이 압박감이 좋다.
팀플하면서 진짜 깊이 느낀 점 하나만 꼽으라면,
각자 본인만의 근거가 있다는 점이다. 내가 맞아 니가 맞아 가려내는 게 큰 의미가 없는게 '내' 생각에는 '내' 근거가 있고 '니' 생각에는 '니' 근거가 때문이다. 그 근거들이 나름 합리적이라면 어느 쪽으로 선택해도 될 거라는 생각이다.
여담인데 욕 먹는 거 엄청 싫어한다. 나는 욕 먹어도 괜찮아라는 마인드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피해다녀서 욕 먹어본 적이 없는 거였다. 욕 먹을 짓을 안하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