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 ~ 2023.02
길고 길었던 1년간의 삼성 드림클래스 활동을 마쳤다. 1년동안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기 때문에 이 경험을 꼭 글로 남기고 싶었다.
드림클래스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대외활동이었다.(나머지 하나는 소마였다는 것은 안비밀..😢)
시기는 2021년 12월 초였다.. 친한 고등학교 친구가 이번에 현대에서 운영하는 점프스쿨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야말로 드림클래스에 꼭 도전해보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다.
드림클래스는 삼성복지재단에서 지원하는 중학생 대상 교육봉사 활동이고, 드림클래스가 만들어진 계기는 아래와 같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그런데, 청소년들이 장래의 꿈이 부족하고,
교육 환경에 따라 꿈의 크기도 격차가 커지는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만
혼자 힘으로 꿈을 찾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사회가 작은 꿈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작은 꿈을 점점 키우도록 함께 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한층 더 밝아질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교육의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도 양질의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봉사 활동을 진행한다.
중학교 때 나의 모습을 돌아보았을 때, 나의 성장을 함께 응원해주고 아낌없는 격려와 관심을 주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나의 진로를 적극적으로 설계하고, 높은 자존감을 바탕으로 많은 활동들을 용기 있게 도전해보았던 것 같아
나 또한 누군가의 든든한 응원단이 되어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경험을 나누면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힘에 대하여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지원서와 면접은 난이도가 높았다.
현재 컴퓨터를 바꾸면서 드림클래스 지원 시 작성했던 지원서는 날아갔기 때문에 없어졌지만, 내가 학생들에게 나눌 수 있는 경험은 어떤 것인지를 위주로 물어보았고, 봉사정신과 학업능력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아무래도,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교과 소양을 가르쳐주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이 학업능력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대학교 학점 포함)
면접에서 가장 당황했던 질문은 아직도 기억이 아는데,
내가 중학교 때로 다시 돌아갔다고 가정하고 그 때의 하루 일과를 말해보세요 라는 질문이었다.
ㅎㅎ...ㅎ...ㅎ 사실 이 대답은 솔직담백하게 대답했어야 하는데, 면접관님의 질문 의도를 곰곰히 생각하다가 한참 멍을 때리기도 했고 횡설수설 답변했던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면접까지 붙어서 잘 될 줄 알았지...
결국, 결과 발표 날 받은 통보는 불합격이었다.
면접도 한 질문 빼고는 나름 잘 봤다고 생각했고, 지원서도 정말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깜짝 놀랄 일이 며칠 뒤에 벌어졌다.
멋사 리쿠르팅 관련한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발신자표시제한
으로 전화가 와서 "뭐여..스팸전화여 ..." 하고 끊었는데 자꾸 전화가 와서 궁금해서 받아봤다.
알고 보니까 추가합격 전화였고, 내일 멘토 교육이 시작하니까 내일부터 줌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거였다.
허걱..넘너무 기쁘고 지원기간동안 고생했던 게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활동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라포 형성
이다!
라포를 형성하지 못하면 1년간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생들과 정말 친구같이 지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우리반 학생들은 총 7명이었다. 10명으로 시작하였지만 3명의 친구들은 나를 만나기도 전에 활동 포기를 해서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다. 🥲
그래서 3월 내내 자기소개 빙고, 나의 프라임 세포 찾기, 나의 취향 공유하기 등등 나를 소개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 진행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4월에 학생들과 중간고사를 같이 준비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약간 잔소리 하는 포지션으로(아래 그림 같은 느낌..)
학생들 공부를 엄청 챙겨주니까 그 때 제일 많이 친해졌던 것 같다.ㅎㅎ
뒤돌아보는 잔소리하는 쌤이 되었었던 것 같지만 그런 친근한 모습에 친구들이 많이 마음을 열어서 정말 기뻤다. 그리고 생각보다 시험공부에 대하여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계획한대로 잘 따라와서 너무 고마웠다.
여기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학생들을 이끌고 하나의 컨텐츠를 끌어 가려면 정말 철저하게 준비된 상태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간에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컨텐츠의 구성을 바꾸어 가는 것도 재미있다.
그러나 정해진 폼이 어느정도 있어야 처음 시작할 때 어렵지 않은 것은 맞는 것 같다. ㅎㅎ
친해지는 데 있어 마지막으로 남았던 어려운 숙제가 있었다면, 바로 중학교 2학년 남학생들과 친해지는 미션이다...
나는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축구나 야구 관련된 이야기도 일부러 찾아오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였으나.
학생들 특유의 무뚝뚝함과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이야기가 항상 "네" 하나로 끝났던 것 같아서 진땀을 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헤헤
그래도 마지막에는 많이 친해져서 잡담도 나누고 일상 얘기도 많이 했다. 남학생들도 로제 떡볶이를 즐겨 먹는다는 소식이 너무 귀여웠다.
가장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멘토들 대상으로 삼성에서 근무하시는 임직원분들이 진로나 취업에 대한 고민을 코칭해주신다는 것이었다.
나를 코칭해주신 분은 모바일 팀에서 PM을 담당하시는 분이었는데,
개발자와 기획자에서 갈팡질팡 고민하고 있었던 나의 고민을 정말 진지하게 경청해주셨다.
그리고 정말 감사드렸던 것은 자신의 업무 경험이나 신념을 바탕으로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온전히 나의 마음과 생각을 바탕으로 고민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신 것이다.
공유해주신 소중한 경험들은 나의 진로 결정에 있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 정말 감사드렸다.
드림클래스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컸기 때문에 멘토들을 오프라인에서 멘티를 만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연말이 되갈수록 규제가 점점 완화되고, 멘티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멘토분들도 점점 늘어났다.
나도 멘티를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우리반 학생과 함께 리움미술관 견학을 갔다. 리움미술관에서는 드림클래스 멘토/멘티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정말 재미있게 다녀올 수 있었다.
학생이 찍어준 나!! 😊
리움미술관 구경을 한참 재미있게 하고, 한남동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피자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온라인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까 소심한 성격인 줄 알았던 학생은 정말 외향적이고 귀여운 학생이었다. ㅎㅎ 학교 생활 이야기도 하고, 학원 숙제 이야기도 하구... 나도 재미있는 썰을 잔뜩 풀고 나니까 더욱 친해진 것 같았다.
역시 실제로 만나는 게 최고당!! 🥺
드림클래스 활동을 하면서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빠짐없이 학생들과 멘토링을 진행하였다.
1년간 토요일이라는 요일을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보냈기 때문에 토요일이 빈 시간이 된 지금 가끔은 허전하기도 하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정이 굉장히 많이 들어서 학생 인수인계서를 쓰는데 눈물이 똑똑 떨어지드라잉 ..🥲
담당 프로님에게 1년 연장 제의를 받았었는데, 이제 취준을 위한 공부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게 되었지만 배운 점도 정말 많고 학생들에게 정이 많이 들어서 아쉬웠던 것 같다.
내가 담당했던 학생의 80%가 자신의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였다.
1년동안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탐구를 하기도 하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과목을 탐색하여 적성을 찾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멘토링을 마무리 지을 때 우리 반의 70%의 학생이 진로를 정하였고, 그를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게 되었다.
열정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 자신이 주어진 상황을 더욱 나아지게 하기 위해서 환경을 개선하고 학습을 하는 학생들을 보니까 , 까먹고 있었던 나의 꿈에 대한 열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최근 나의 모습을 솔직한 마음으로 돌아보자면 될대로 되어라.. 식으로 너무 바쁘고 어려운 공부와 학교생활에 지쳐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진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마음 상태로 멘토링을 진행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중학교 때 나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었다.
중학교 때 나의 모습은 정말 잘났었다.
동네에서도 공부 잘한다고 유명했었고 전교 1등을 한번도 놓친 적이 없다. 그리고 전교 회장을 했으며,, 졸업할때는 광명시 대표로 청소년 표창도 받았다. 학원에서는 내 이름을 걸고 홍보하기도 했다.
그 때는 내가 제일 성공할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어 부딪히는 현실은 생각보다 너무 막막하고 어려웠다. 잘난 사람들은 어딜 가든 항상 있고,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중학교 때 꿈을 향한 열정은 완전히 잊어버리고 추억으로만 넣어놨었는데, 멘티 친구들 덕분에 그 때 내가 가졌던 마음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나는 중학교 때의 경험처럼 가장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을 수도 있고, 못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중학생 때 가졌던 나의 진로에 대한 소중함, 나의 길을 개척해나가고자 하는 열정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았던 경험을 지금도 이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멘토링이 끝난 지금, 나는 이 다짐을 가지고 조금씩 성장하며 언젠가 우리 멘티들을 사회에서 다시 마주하였을 때 따뜻한 조언과 함께 자신감 있게 나의 소중한 인생 경험을 다시 들려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학생들과 마지막 날 멘토/멘티에게 편지쓰기 활동을 하였다.
학생들이 나에게 가장 고마웠던 점을 적어 주었는데, 공통된 문장이 있었다.
나의 이야기를 항상 재미있게 들어 줘서 고마웠어요!! 항상 밝게 웃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학교에서 슬픈 일이 있든, 좋은 일이 있든, 항상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에 맞는 리액션과 가끔은 해결 방법을 내주는 모습을 학생들이 매우 좋아해주었다.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멘탈 관리가 잘 되었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나의 이야기를 옆에서 항상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인하여 기분이 나빴던 일들도 좋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문장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학생들이 나의 장점이라고 뽑아 준 긍정적인 성격과 밝은 미소를!!!
항상 함께하여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할 걳이다. 나의 좋은 점을 발견해주고 좋아해준 학생들에게 너무너무 고마웠다.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경험은 정말 소중하다.
이맘때가 되면 정말 멋있고 성공한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중학생의 나에게 항상 미안했던 마음이 있었다. 늘 나보다 앞서 있는 사람들을 따라잡기 위해 시간에 쫓겨 살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즐겁고 행복하냐라고 묻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멘티들과 함께 좋은 인연을 만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나의 긍정 에너지가 증폭되고 나누면서 커졌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 성장을 응원하던 나의 중학교 시절을 다시 돌아보면서 인생에 대한 즐거움과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열정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즐거웠던 1년 활동,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