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펠 후기 (AIFFEL 인공지능 혁신학교 과정 수료 후기) - 강남캠퍼스 2기 (모두연, 국비교육)

안 형준·2021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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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13시 경 일부 내용 수정했습니다. 해커톤 단락

프롤로그 - 글을 쓰게 된 이유

AIFFEL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실무 경험을 가지는 게 인공지능 리서치/엔지니어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SOCAR가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상태였고, AIFFEL에서 SOCAR와 협업하여 실제 기업에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경험을 얻는다면 가장 의미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AIFFEL 과정 동안 총 27개의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SOCAR의 정비 메모 데이터로 5주 간 해커톤을 수행하였습니다. 6개월 간 성실하게 AIFFEL 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들을 아이펠 강남 후기로서 남기고자 합니다.

0. 배경

  • 물리학과 학부 졸업
    • 인공지능 관련 수업 들은 적 있음 (YOLOv3 사용, customize)
    • 데이터 구조 관련 수업 들은 적 있음(다른 컴퓨터공학 전공은 듣지 않음)
    • 파이썬 관련 수업 들은 적 있음(전산물리학-SciPy이용, 지구에서 달로 위성 쏘아 충돌시키기)
    • 수학적 배경지식 있음(다변량확률변수 등)
  • 파이썬 사용 2년

1. 미니 프로젝트와 비대면

AIFFEL에서 첫 2주가 지난 후 Exploration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이 때부터 최종 프로젝트(5주 해커톤) 전 까지는 매주 두 개 씩 기한이 일주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프로젝트의 주제는 ML/DL 을 이용해 CV, NLP, RecSys, 데이터분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AIFFEL의 클라우드 LMS에서 데이터와 개발 환경이 주어져 5년이나 쓰고있는 제 랩탑으로도 장비 문제는 없었습니다. AIFFEL은 원래 각 캠퍼스별로 오프라인으로 모여서 서로 의견을 나누며 해결하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고, 교육생 역시 그러한 환경에서 함께 공부하는 것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사적 모임이 제한되어 결국 끝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해커톤 조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료들은 과정이 모두 끝난 졸업식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뒤에서 추가 서술), 이러한 환경이 AIFFEL의 학습 방식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AIFFEL은 코딩 테스트를 보지 않고 선발하고, 실제로 코딩과 인공지능, 수학 중 하나에 익숙하지 않은 교육생도 교육에 참여하게 됩니다. 하지만 Exploration 노드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결코 쉽지 않습니다. 프로젝트마다 성과를 평가하는 루브릭(절대평가입니다)이 존재하는데, 이 루브릭을 맞추기 위해 제출 전날 밤 새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저 뿐만 아니라 개더타운 자습실에서 많은 교육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하거나 답을 알려주는 강사가 없기 때문에 서로 묻거나 여의치 않다면 혼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자기주도적인 학습 방법은 분명히 길러집니다. 그러나 비대면 환경에서는 대면 환경보다 질문을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친근감의 문제일수도 있고, 서로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려워서일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개더타운에서 빨간 /가 쳐진 마이크와 캠을 보면 누구라도 질문할 의욕이 떨어지는 만큼, 교육생 중 같이보다는 혼자 AIFFEL 과정을 진행한다고 느낀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원래부터 혼자서도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들어있는 사람, 질문을 부끄럼없이 하는 사람이 성과를 얻기에 더욱 유리합니다. 그렇지 않은 분이라면 어색하더라도 한 사람이라도 붙잡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과정 수료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니 프로젝트를 모두가 같은 일정에 맞춰 진행하면 함께 특정한 문제를 도전하면서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동기부여를 느끼는 부분은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같은 문제를 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보람찼습니다. 이전에도 개인 프로젝트를 한 경험은 여러 번 있었지만 해당 프로젝트에서 생기는 버그를 해결했다거나 개선사항을 만들어도 솔직하게 아무도 안 알아주기 때문에 성취를 느끼기 어려웠는데 AIFFEL에서는 성능개선을 위한 제안이나 팁, 노하우에 대하여 공유하면 같은 교육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 마지막 미니 프로젝트까지 의욕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퍼실리테이터와 풀잎스쿨

AIFFEL 캠퍼스마다 퍼실리테이터(이하 퍼실) 4분과 담임 1분이 있습니다. AIFFEL 과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로AIFFEL에는 강사가 없으며 퍼실은 토론형 수업인 풀잎스쿨을 담당하며 평소 교육생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담임은 훈련과정을 총괄하여 심리적 상담이나 진로 상담등의 업무를 합니다. 퍼실들은 보통 AIFFEL을 수료한 졸업생들로, 질문을 명쾌하게 해결해 줄 사람보다는 교육생의 입장에서 AIFFEL 과정을 잘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심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퍼실을 만난다면 훨씬 즐거운 교육과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남 2기 퍼실들은 딥러닝 이론에 대해 엄청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한 분 한 분이 관심 분야에서 능력자시라 많이 배울 수 있었고, AIFFEL 교육을 다채롭게 하기 위해 정규 풀잎스쿨 외에도 "딥러닝 명작 상영관", "밀린 (미리) 노드 뿌수기", "두더지 잡기(pandas)", "슬로우 페이퍼", "논문구현 라이브 코딩", "통계학 원포인트 레슨" 과 같은 활동을 기획하여 스터디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환경과 학습 의지를 고취시켰습니다. 특히 점심 직전 10~20분간 진행했던 "근황 토크"를 통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고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기회가 되어 즐겁게 오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만두를 좋아하는 이미지를 밀어서 아마 만두하면 제가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농담을 좋아하는 제겐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풀잎스쿨의 경우, 모두의 연구소에서 계속 진행하고 있는 강사 없는 연구/스터디 모임을 말하는데, AIFFEL에서도 여러 주제로 풀잎스쿨이 진행됩니다. 전반기/후반기로 크게 나누면 전반기에는 모두 같은 풀잎을 듣고, 후반기에는 나눠서 선택을 했습니다. AIFFEL에서 가장 말을 많이 하게 되는(해커톤 제외) 활동으로, 서로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됩니다. 방식이 익숙하지 않다면 처음에는 상당히 부담되는데, 특히 딥러닝 수업을 함께 듣는 DeepML의 경우 수학적 기초 없이 이해가 쉽지 않고, 발표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려움을 느끼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풀잎스쿨을 퍼실들이 아무리 준비를 열심히 해도 그만큼 만족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만, 돌이켜 보면 익힌게 많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 해커톤

해커톤이 여러 개 있었고 분명 다 열심히 한 것 같은데 마지막에 한 5주 해커톤만 기억에 남습니다. 가장 위에서 말했듯이, SOCAR의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팀들의 발표가 좋아서 놀랍고 감명 깊었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습니다. 해커톤 초반 SOCAR 관리자 측의 이상한 방식의 멘토링, 실무진과 관리자 간 시각 차이 등이 있었고, 특히 어떤 데이터를 넘겼는지 잘 모르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했는데, 후반에는 의사소통도 잘 된다고 느꼈고 전반과 매우 다른 분위기여서 개선이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과정에서 AIFFEL과 SOCAR가 처음 협업했었던 만큼 발생한 이슈에 대해 고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이 들고, 교육생과 멘토진과의 관계를 개선한 다음 기수의 AIFFEL 강남캠퍼스도 기대가 됩니다.

해커톤은 미니 프로젝트와는 다르게, 정말 이게 답이 있는 문제인가라는 생각을 오래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팀원들과 함께 파트를 나누고, 서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아이디어를 검증받고 하는 과정은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제가 담당한 파트가 꽤 긴 시간동안 적은 성과만 얻은 채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을 때에는 팀에 민폐를 끼치는 것 같고, 당장에라도 그만두고 다른 파트로 옮겨야 하는지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바스러져 가는 멘탈을 붙잡고 격려하고 같이 해주신 아이카센터 팀 혜림님, 관수님, 세휘님, 영협님, 그리고 병학 퍼실님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해커톤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https://github.com/hjkornn-phys/AIFFELxSOCAR_MemoProject/tree/main

4. AIFFEL 과정 동안 얻은 것

  • 글쓰기 습관: 시작은 TF-KR에서 신간 나눔에 당첨되어 리뷰를 남겨야 하는데, 너무 빈 블로그면 부끄럽겠다는 생각에 Exploration node를 진행하며 얻은 팁과 노하우를 정리하면서부터였습니다. 원래 글 쓰는 걸 매우 어려워하던 저였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자는 마음가짐이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글을 TF-KR에 공유하며 많은 호응도 받고, AIFFEL에서 공유를 꾸준히 하여 "그저 빛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를 인정받아 함께 오픈소스 컨텐츠를 제작하는 소모임 COCRE에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기술/지식 관련 글을 꾸준히 쓸 계힉입니다.
  • 프로젝트 경험/온전히 교육에 몰입하는 경험
  • 좋은 사람들: 마지막 해커톤 기간에 팀별로 종종 모이면서 늘 나왔던 이야기가 처음부터 대면이었다면 더 많이 배우고 진짜 많이 달랐을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서로 많이 친해졌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AIFFEL 강남 2기에는 저보다 인생 경험이 많은 분들도 많으셨는데, 사회에서 이렇게 깊고 순수하게 친해질 수 있을 줄 몰랐다, 거의 가족이다 등의 말씀을 듣고, 정말 좋은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AIFFEL 과정이 끝나도, 취업을 하더라도 함께하는 스터디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시야의 확장: 교육과정 동안 취업하는 교육생이 많아집니다. 다양한 회사(외국 기업, 대기업, 스타트업)로 실제 입사하는 것을 보며 도움을 얻거나, 저런 길도 있다는 것을 직접 보게 되어 시야가 넓어집니다.

5. AIFFEL 과정 동안 아쉬웠던 것, 단점

  • 동기부여를 얻기가 어려움: 비대면 상황이라면 풀어지기 쉬운 상황이 됩니다. 답을 바로바로 쉽게 얻을 수도 있지만(누군가 이미 그 부분을 공부한 상황 등)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더욱 빨리 지칠 수 있습니다.
  • 결국 취업은 그냥 되지 않는다: 모든 교육과정이 그렇겠지만, AIFFEL을 졸업한다고 해서 원하는 기업에 프리패스로 입사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이 과정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정 중에도 이력서를 작성해 여러 기업에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과정 중 취업하신 분들 존경합니다) 그러나 AIFFEL과 병행하기엔 시간이 녹록치 않습니다. 앞으로 AIFFEL에서 했던 미니 프로젝트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생각들을 정리하여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커리어 플래너님의 취업특강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6. 마무리하며

지난 6개월간 많은 일이 있었고, 이제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디딤발을 내딛을 차례입니다. AIFFEL 덕분에 많이 즐거웠고,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강남 2기에서 가장 많은 스터디 그룹을 만드신 분께서 그전까진 스터디를 만들어 본 적이 없으셨다는 놀라운 소식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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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졸업/ 인공지능 개발자로의 한 걸음

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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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2일

6개월동안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아이펠 졸업하고 새로운 시작 응원합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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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2일

안녕하세요 저는 다른 캠퍼스 교육생이었지만 가끔 아지트 게시글을 통해
형준님의 블로그에 종종 왔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이펠 장점, 단점도 똑같이 다 공감이 가요.
해커톤도 멋있게 하셨네요
강남캠은 포스터를 만들었다고 들어서 궁금했는데 멋있어요👏
승승장구하시길 바라요! 파이팅입니다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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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2일

저는 이번에 양재에서 3기 아이펠 프로그램을 시작하는데, 시작하기 전에 아이펠 프로그램의 장단을 잘 알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