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by Ouch.pics
올 해는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는데, 개발 관련 활동들에 대해 회고해보려 한다.
작년부터 일 주일에 한 번 블로그 쓰는 모임인 Post-a-Week를 운영하고 있다. 이어서 진행하던 Season 2를 마무리하고 Season 3를 시작했다. Season 2는 12주 동안 한 주에 1개 이상 쓰는 것이였는데, 매주 쓰는 것이 정말이지 힘들어서 Season 3 에서는 2주에 한 번으로 부담을 줄여보았다.
매주 토요일마다 나가는 기술 스터디 모임이다. 사실 작년에 했던 일 중 가장 잘했던 것이 여기에 참여한 게 아닌가 싶다. 이 자리를 빌어 모임을 이끌어주신 DoonDoony님께 감사드린다. 올 해도 꾸준히 참여했는데, 상반기에는 JS를 주제로 자유 세미나 시간을 가졌고 하반기에 진행했던 토픽 중에서는 Git 을 끝장나게 파보았던 게 가장 직접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개인 프로젝트로 Banner Maker를 만들었다. 관련 포스트도 작성했고, 회사에서 못 해보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서 나에게는 일종의 플레이그라운드와 같은 프로젝트다. 블로그 썸네일을 만드는 것 외에도 다양한 방면에 유용해서 일년 내내 계속 잘 쓰고 있다.
KCD 2019 행사로 MS 한국 지사에 방문했다. 워크샵에서 도커와 쿠버네티스를 처음 다뤄보았는데 기초를 다지는 데 매우 훌륭한 세션이었다. 또한, 블로그와 테크니컬 라이팅을 주제로 하는 Write the Doc에도 참여했다. Post-a-Week의 진행과 방향을 잡아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Women Tech Makers 에 스태프로 참여했다. 커뮤니티 행사에서 스태프로 일한 것은 처음이어서, 개인적인 소감을 블로그 후기로 남겼다.
스터디 모임중에 그냥 던져본 제안이었던 것이 어쩌다보니 일사천리로 성사된, 이름하야 근로자의 날 해커톤. 개인적으로 체력이 달려 더 이상 밤샘 해커톤은 무리인 탓에 오전부터 진행하는 해커톤인 것이 참으로 다행이었다. 다양한 주제로 각자 코딩을 했는데, 나는 스터디모임의 아카이브 사이트를 만들었다. 동일 주제로 만들어진 사이트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 하나에 도메인이라는 합격 목걸이(?)가 주어졌는데, 요즘은 거의 업데이트가 없어 리뉴얼이 필요한 상태다. 어쨌거나 근로자의 날인데도 쉬지도 않는 열정을 가진, 도무지 제정신이 아닌 분들 덕에 지치지 않고 종일 달릴 수 있었다.
베를린에서 열리는 Github Satellite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기대 없이 Github 장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컨퍼런스 참여 티켓을 지원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블랙홀을 사진으로 촬영한 팀이 직접 깜짝 방문하기도 했는데, 이들이 말하길 블랙홀을 촬영하는데 사용한 수많은 오픈소스를 만든 모든 분들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코드가 거대한 프로젝트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세션이 끝난 후의 파티에서, 그리스나 호주 등 다양한 곳에서 온 개발자들이 베를린의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얘기를 듣는 것도 생경한 느낌이었다.
Github 프로필로 쓰고 있는 옥토캣은 이 행사에서 만들었다.
9XD의 유림님 주최로 판교 페이스북 캠퍼스에서 열렸던 DevC 🍕피맥🍺 번개. 이직, 퇴사, 취직,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협업하기 등 다양한 주제가 미리 준비되어 있었고, 숨가쁘게 테이블을 바꿔가는 신박한 네트워킹 방식 덕에 어색할 틈도 없이 재미있게 얘기했다. 근래 참여했던 네트워킹 모임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다.
TDD로 Go를 배우는 스터디를 진행했다. Swift 스터디 이후에 오랜만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라 즐겁게 공부했다. 가끔씩 새로운 언어나 기술을 배우는 것은 이를 바로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타성에 젖어 작성하던 기존의 언어를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거나 이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현대적인 방법을 차용했는지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겸사겸사 TDD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요즘은 Rust에 관심이 간다.
JS Conf Korea 를 함께 준비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 스태프로 오퍼레이션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관련 스태프분들과 거의 매주 모이고 2개월 내내 열심히 준비하여 9월 초에 무사히 개최를 마쳤다. 애프터 파티에서 스피커 분들, JS Japan 오거나이저와도 컨퍼런스를 주제로 얘기를 나누었는데, 알코올 한 방울 없이도 열띤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굉장히 유쾌했던 기억이 난다. 한편으론 영어 공부가 아직 부족하구나 싶기도 했다.
Post-a-Week 멤버들 위주로 내집 마련 해커톤을 열었다. 올 해 여러가지를 함께 많이 진행했던 Chris 님이 도움을 주셔서 같이 준비했는데, 정작 나와 Chris님은 해커톤 관리가 바빠 정작 블로그 마련에 쓸 시간이 거의 없었다. 엉성하게나마 Gatsby로 만든 결과물이 나왔지만 내 거처로 삼기엔 너무나 기능이 미비하여 당분간은 velog에 계속 신세를 질 것 같다. 또한, 정말 감사하게도 하이퍼커넥트에서 장소나 식비 등을 지원받아서 행사 내용 준비 외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2회를 꼭 주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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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a-Week가 Season 3까지 이어져 어느샌가 1주년을 맞이했다. 남은 시즌을 짧게 한 달 간 진행하고 올해는 이 포스트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모임 운영에 필요한 관리 포인트를 줄여서 지속가능한 느슨한 모임을 지향했기 때문에 1년 넘게 지속이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한다. 오프라인 모임 주최의 수고로움이나, 일요일마다 포스트를 어떻게든 써 내야한다는 마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 모임이 활성화되지 않을 때는 놀랍도록 단 하나의 포스트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나에게 소중한 모임이다.
그간의 여러 활동으로 지친 탓인지 번 아웃이 와서 스터디나 대외적인 활동을 줄이고 취미나 휴식에 집중했다.
주로 기술적인 경험이나 활동에 대한 회고를 적었지만, 그 외에도 독서나 영어 공부를 어떤 형태로든 꾸준히 했는데 그것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스스로 1년 전의 내 자신과 비교했을 때 많은 면에서 달라졌다고 느낀다.
전체적으로 되돌아보면 올해는 다양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손을 뻗어나가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활동 영역을 넓혀나갔다. 한 마디로 Broaden에 집중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항상 깊이에 대한 갈증이 있기에, 내년에는 한 가지에 끈덕지게 매달려 만족할만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갓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