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계기: 교보문고에서 순위권이기도 하고 1983년?에 큰 인기를 끌었던 책이 최근까지도 양장본이 발행됐다길래 궁금해서 읽어봄
줄거리: 안진진이 살아가며 겪는 어머니와 이모, 아버지, 동생 진모, 나영규와 김장우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어머니와 부유한 남편을 만나 귀티나는 쌍둥이인 이모를 어머니인 척 하기도 한다.
내 생각: 설날 할머니댁이라 짧게만 작성해보면 꽤 많이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뒤에 작가의 말에도 나오는데 한 페이지도 술술 풀린적이 없고 독자로 하여금 엄청난 몰입감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책이기에 한장 한장 천천히 읽어줬으면 한다는 취지 그대로 웬만한 영화보다도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또 작자가 기대한 독후감이나 후기 줄거리 등의 노출 없이 책으로 처음 접한 독자이기에 나만의 해석이 가능할 듯 하다.
사실 책 자체는 특별한 해석이 필요할 정도로 엄청난 난이도가 있는 책이 아니다. 이제 하나하나 생각해보자.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어머니가 부끄러워 쌍둥이 이모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 김장우를 만나게 된다. 그 때 이모도 안진진도 서로 모녀관계인 것 처럼 행동한다. 이모는 이모부로 인한 결핍을, 안진진은 어머니로 인한 결핍을 서로 해소하는 관계이기에. 시간이 지나며 이모의 자식이라던지 아버지의 귀가라던지 하는 이벤트들이 일어나진만 이모와 안진진의 사이가 각별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에 이모가 자살을 선택하며 안진진에게 편지를 보내게되는데 그 이유는 새로운 걸 좋아하는 이모에게 너무나도 한결같은 이모부가 감옥처럼 느껴졌을 것 같다. 안진진도 아버지가 말한, 그리고 이모가 느낀 감옥을 인지하지만 그 감옥에 갇혀있지 않고 적응 혹은 극복했기에 아머지나 이모와 달리 안진진만의 삶을 개척할 수 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때 안진진은 계획적인 나영규와 사람다운 김장우 사이에서 김장우를 선택하려 했지만 이모의 죽음으로 인해 삶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게 아닐까 너무 고통이 없다고 하면 내가 성장하는게 있을까 애초에 사랑이란 고통이 아닐까 하며 자기와 반대되는 사람을 선택하는 모순을 발견하고 김장우가 아닌 나영규를 선택하게 된다. 이모는 계획적인 이모부 때문에 죽음을 선택했기에 안진진은 김장우를 선택할 것 같았지만 이모는 시장 속 어머니를 보며 행복을 꿈꾸고 이모는 자식보다도 안진진을 보며 행복을 꿈꾼 것을 보아 결정을 비틀어버린 것이다.
이 책을 보며 어머니와 자식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아졌는데 자식이 편히 해외에서 자리잡기 위해 한국에 대한 연을 끊도록 자살을 택한 이모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이모부로 인해 힘들어하는 이모가 유일하게 행복을 꿈꿀 수 있던게 자식이었을 듯 한데 그 자식이 한국으로 들어올 생각이 없다는 부분에서 많은 상처를 또 희망이 사라져버렸을 듯 하다.
앞으로 나도 많은 선택을 하게 될 텐데 나는 위의 내용에서 이모와 닮은 편이다. 새로운걸 좋아하는? 이 책의 마지막에 "인생은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나온다. 탐구하며 살아가기 보다 살아가며 탐구하는. 당연한 말 아닌가? 당장 1분 뒤에 내 모습도 예측 불가능한 현실에서 미래를 설계하거나 과거를 회상하는 일이 어느정도의 도움이 될 순 있어도 결국은 나는 현재에 머물어있다. 너무 많은 생각과 걱정을 하기보단 현재의 오늘, 오늘의 이 순간 지금을 난 열심히 살고 쉬기도 하며 현재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나에게 1분 뒤를 브리핑해줄 것도 아니고 결국은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경험의 폭과 다양함이 내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나영규보다는 김장우같은 삶을 살고싶다. 이모부보다는 이모같은 삶. 나 역시 안진진처럼 감옥에 갇히지 않고 살아갈 자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