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난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단지 인턴십을 하고 있는 학생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글을 적게 되었는지에 대해 잠시 이야기해볼까 한다.
언젠가 우리 팀 리드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인턴십 기간동안 기술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일하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부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사람들과 소통하고 일하는 법은 회사에서밖에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개발이 아무리 컴퓨터로 하는 일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사람들과 부딪혀야만 하는 직종이다.
개발자끼리도, 기획자와도, 디자이너와도...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난 그 소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부족해서든, 나에게 주어진 정보가 부족해서든 질문할 일은 계속해서 생긴다.
사실 나는 인턴십이 세 번째이지만 그동안은 인턴 동기 외의 사람들과 소통할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지금 회사에서는 나를 평범한 한 명의 개발자로 취급해주고 있어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뿐 아니라 기획자, 디자이너, 백엔드 개발자 등 정말 많은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조언받은 것들과 경험한 것들을 모아 글을 써보려 한다.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정말 당연한 내용일 수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면 좋겠다.
난 도대체 언제 질문을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정말 많았다.
나에게 주어진 무언가가 잘 안되는 일은 종종 있었다.
이해가 잘 되지 않든 동작이 잘 되지 않든 말이다.
그 문제의 고민 시간이 길어지면,
'이거 내가 더 고민한다고 될 문제인가?'
'한번 질문을 해볼까?'
'근데 이런 사소한 것조차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근데 이거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는데 이래도 되나?'
'시간 낭비 더 하지 말고 질문해보는게 나을까?'
등등 상당히 생각이 많아졌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우린 고민할 시간을 정해둬야 한다.
얼마나 고민해야 할지는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를 것 같다.
중요한건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놓는 것이다.
스스로 고민하고 질문하는 경험을 많이 해보면 나에게 맞는 시간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해둔 시간에 너무 얽매이지는 말자.
내가 고민 시간을 3시간으로 정해뒀더라도, 당장 몇 시간 뒤에 기능 개발을 마치고 배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바로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내가 평소에 고민 시간을 30분으로 정해뒀더라도, 시간이 여유로운 인턴 기간이라면 고민을 조금 더 할 수도 있는 거니까.
가장 안좋은 상황은 혼자 오랫동안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기한이 임박해서야 뒤늦게 질문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된다면 주어진 이슈를 기간 안에 끝내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본인만의 적당한 고민 시간을 정해두자.
이건 기획자/디자이너분과 소통할 때보다는, 같은 개발자들에게 기술적인 질문을 할 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무작정 "이 ~~ 부분 잘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 ~~ 부분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 것들을 해봤는데, 첫 번째로 해본 건 ~~ 이고, 두 번째로 해본 건 ~~ 입니다. 근데 ~~ 한 부분에서 막혀서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처럼 고민한 과정을 함께 말하는 것이 좋다.
내가 질문하기 전까지 어떠한 고민과 시도를 했고, 어디까지 생각이 도달했으며 어디에서 막혔는지 그 맥락을 이야기한다면 훨씬 좋은 질문이 될 것이다.
꼭 그 과정을 논리정연하게 모두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시도했던 과정들을 조금이라도 메모해두었다면 그것을 보여주거나, 그러한 흔적이 없다면 말로 직접 설명해도 좋다.
어떤 방법이 되었든 고민의 맥락과 내 현재 상황을 상대에게 알려주자.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상대방의 시간을 뺏는 일이긴 하나...
되도록이면 상대방의 최소한의 시간만을 가져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아래 내용은 현재 인턴 중인 회사에서 데일리 회고 때 공유받은 글을 참고했다.
당시 이 글을 읽고 내 질문 방식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요지는 한 번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제공하여, 상대방이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악의 슬랙 시나리오의 예시는 아래와 같다.
나: 안녕하세요! 질문 드려도 될까요?
상대: 넵!
나: GET 요청 시 백엔드에서 잘못된 값이 오고 있는 것 같은데 확인 부탁드려도 될까요?
상대: 넵 혹시 요청 URL이 어떻게 될까요?
나: ~~입니다.
상대: 혹시 request값이 어떻게 될까요?
나: ~~ 입니다.
상대: response값은 어떻게 되나요?
나: ~~ 입니다.
상대: 혹시 어떤 데이터가 잘못 가고 있는 걸까요?
나: 아, ~~ 부분이 A로 와야 하는데 B로 오고 있어요.
상대: A로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는 전달받은 적이 없는데 혹시 PM님과 논의된 사항이 맞을까요?
나: 아... 그런가요? 제가 다시 여쭤보겠습니다... ㅜㅜ
나: 앗 PM님 10분 전에 퇴근하셨네요... 내일 다시 여쭤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대: 넵 알겠습니다. 확인 후에 멘션 부탁드립니다.
불필요하게 소통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이정도까지 과하게 소통이 이뤄지는 경우는 잘 없겠지만,
나도 모든 내용을 명확히 말하지 않아 상대가 재질문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아래와 같이 상대가 필요한 정보를 한 번에 이야기해준다면 불필요한 핑퐁을 막을 수 있다.
나: 안녕하세요, 현재 ~~ 로 GET 요청 시 response값이 잘못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request값은 ~~ 이고, response값은 ~~ 입니다. ~~ 필드의 값이 A 형태로 와야 하는데 B 형태로 오고 있습니다. 해당 response 필드 관련 논의 내용이 작성된 문서 전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상대: 넵, 확인해보겠습니다.
코드나 데이터가 너무 방대할 경우 아래와 같이 코드나 이미지에 별도의 표시를 해주는 것도 좋다.
소통이 많아질수록 상대방의 업무 집중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최대한 상대방의 시간과 집중력을 뺏지 않도록 해보자.
이건 비단 질문에만 해당되는 내용일뿐 아니라, 일 전반에 적용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요지를 가장 첫 부분에 제시하고 그 이후에 부차적인 내용들을 나열하는 것이 좋다.
어떠한 것이 궁금한지 먼저 명확하게 이야기한 후에 관련 내용들을 덧붙이자.
간단한 예시를 살펴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 부분을 작업하고 있는데요, ~~로 request를 보냈을 때 response가 ~~로 오고 있습니다. response값의 ~~ 필드가 A가 아니라 B로 와야하는데요, 확인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 때 response값이 잘못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request값이 ~~일 때 response값의 ~~ 필드가 A가 아니라 B로 와야 합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사소한 차이이지만 두 번째 상황에서 질문의 핵심을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번에 인턴십을 하며 팀 리드님께 '질문을 무서워하는 것 같다'는 말을 몇 번 들었다.
특히 PM이나 백엔드 개발자 등 다른 직군과의 소통 측면에서 말이다.
'이게 상대방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인거면 어떡하지?'
'내가 이해력이 떨어져서 모르는 거면 어떡하지?'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다 하는데 나만 적응을 못하고 있는건가?'
같은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에게 이슈가 전달되었을 때, 관련 정보가 부족하더라도 혼자 붙잡고 오랜 시간 고민한 적도 많았다.
무언가 나에게 전달될 때 그것들이 완벽한 상태로 전달되는 일은 잘 없다.
이때 잘 이해하지 못한 채로 얼레벌레 진행했다가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질문을 통해 나에게 주어진 일을 제대로 이해한 채로 진행하는 것이 훨씬 좋다.
게다가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상대방의 실수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질문 한 번으로 해결될 일에 몇 시간을 써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무언가 이상하거나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사실 이렇게 글을 적긴 했지만, 나도 항상 이 모든 것들을 적용한 멋진 질문을 하고 있지는 않다.
아무 생각 없이 질문하고 나서 '아 이런 식으로 질문하면 안됐는데...' 라고 반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이전에 비해 다른 직군과의 소통이 훨씬 원활해졌지만, 아직도 질문할 때 큰 결심이 필요해보이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
하루아침에 우리의 질문 습관이 개선되지는 못하겠지만
계속해서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 고민한다면 분명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Don't ask to ask, just ask" 가 떠오르는 글이네요. 내가 궁금한 내용을 얼마나 스스로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잘 배워갑니다 :)
research question generators are pivotal in automating and enhancing the question-creation process across various fields, making them a valuable tool in both academic and practical applications. see
https://www.knowledgie.com/tools/research-question-generator
'두괄식으로 이야기하자' 잘 배워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