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앞서 이건 일기다. 아무도 안읽었음 좋겠는데 어디다가 이 속마음은 좀 풀고 싶어서 쓰긴쓴다..
플러터 개발자과정을 시작하고 3주가 지났다.
총 6번의 수업중 5번의 수업을 받고, 이르지만 먼슬리 회고를 하자면
정말 내가 올해 한 것 중에 제일 잘한 선택인것 같다.
연초에도 부트캠프를 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그때는 구직기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고, 그당시에 4-6개월을 구직을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또 기존에 다녔던 국비지원 학원은 좀 차가웠달까? 수업만 가르쳐주셨지 취직에 관한것은 오롯이 나혼자 준비했었기에 너무 힘들었었다. 그래서 “부트캠프는 좀 에바;;” 라는 생각에 빨리 이력서 다시 써서 취직하자는 마음이 강했다.
그러다가 진짜 6월쯤.. 밥도죽도 안된 내가 너무 싫어졌다....
혼자하려니 모르는거 투성이에 어떤것부터 손을 대야할지도 모르겠고,
흔히들 말하는 물경력이 바로 나구나 싶어서 자존감은 바닥치고...
알바하는 곳에서 “그냥 여기서 직원해라” 소리 들을정도로 열심히 알바만하고...
그렇게 개발과 살짝 멀어질즈음에.. sns 알고리즘이 나를 청취사로 인도했다...
꽁짜? 내일배움카드가 없어도된다? 이게 너무 혹하는 멘트였다.
붙으면 개이득, 떨어져도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넣고 1차를 덜컥 붙을때까지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2차 면접 보러갔을때 시설이 너무 좋아서 좀 놀랬다.
약간 모랄까 너가 원하는거 여기 다있음 너는 불평불만 할 생각 하지말고 공부나해 이런 느낌의 시설이었달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임)
학원 다니기 전까지는 멘탈이 쓰레기였는데, 회사관두고 번아웃 씨게 맞고서 개발이라는 잡을 지속해야하나? 빨리 때려치고 새길 찾아야하나?라는 고민까지 했었다. 개발쪽에서는 도와주는 사람 하나없이 너무 힘든 상황이었달까...
강사님이랑 면접봤을때 그래서 좀 더 절실해졌는데, 일단 강사님 약간 고래 춤추게하는 재질이시다.. 개발업계에서 발살짝 담근 3년가까이 나는 칭찬이란걸 받아본적은 없는거 같은데..
엉망으로 답한 면접 질문에도 실력자(으아!아님!!!) 라는 칭찬을 해주신다던가..(근데 또 막 그렇게 호들갑도 아니셨음) 결이 잘 맞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설렜다.
생각보다 사회 나오면 ‘결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니까,
면접보고 돌아가는길에 그런 생각을 했다. 엇..? 나 혹시 힘숨찐?ㅋㅋㅋㅋㅋㅋ
그날부터 삶의 활력이 좀 돌았다.
나는 고래란 말이지.. 춤추는 고래... 칭찬을 들어야만 춤을 추는.......ㅋㅋㅋㅋㅋ
대망의 첫수업.. 원래는 사정이 있어서 결석하려했는데, 어찌어찌 오후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것 같아서 정말 부리나케 택시타고 학원을 갔다.
첫수업에 레벨테스트를 봤었는데 쓰면서 진짜 뭐됐다는 생각을 엄청나게함....
아니 그 맨날 쓰는 클래스 작성문제가 나왔는데
야..넌 이걸 하나 못쓰냐...
자동완성때문에 기억이 안난다는 속핑계를 뒤로하고 거의 백지로 내다시피 했는데...
솔직히 나보고 “실력 개쓰레기네요 실망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짐싸서 나가세요. ” 라고하면 울면서 나갈준비도 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니었음
그때 살짝 더 자신감이 붙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난 빵점이었겠죠...
첫 수업하고 오후 남는시간에 기획구도를 짜보라고 하셨는데, 전에 회사에서 어느정도 보고배운게 있으니 곧잘 했던것 같다.
초반의 와이어프레임이다.
강사님이 딱 보자마자 문제가 될만한 점들과 개선점들을 짚어주셨는데, 진짜 수정을 하면서도 재밌었다.
아 그래, 나 약간 이런 희열때문에 개발 공부했던건데!!!
오랜만에 집에가서 컴퓨터를 키고 공부를 했다. 너무 재밌는거야 이게...
빨리 하나라도 더 알고싶고, 하나라도 더 하고싶은 마음이 드는게 정말 오랜만이라서 매일 학원에 가고싶었다.
같이 수업을 듣는 메이트들도 나는 너무 좋았다. 다들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다 같은 취업전선에 선 동료들이라는 느낌을 받으니 막 친밀감이 뿜뿜해져나오는데.. 부담스러울까봐 너무 들이대지는 않았다.(너무 들이댔음)
밥도주고, 간식도 주고, 음료도 주고, 텀블러도 주고, 커피도 꽁짜고, 얼음도 있고, 개인사물함도 있고!!!
진짜 여기가.. 헤븐?
심지어 지난주에는 잡코디님한테 상담도 받고왔는데 여긴 심리상담소인가 싶을정도로 얘기를 잘 들어주셔서 좀 행복했다. 정말 길이 보이지 않았는데 누가 막 고속도로 뚫어주는 느낌..?
청년취업사관학교의 홍보 포스터에 "자신이 없어요..취업못할자신이.." 이 글 보고 살짝 엇, 오바. 라고 생각한 내가 부끄럽게도 지금 내가 이마인드다...ㅋㅋㅋㅋㅋㅋ
한달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까진 이렇다할 불편함은 없는것 같은데, 아! 컴퓨터를 개인 노트북을 사용하다보니 편한데 반대로 모니터가 없는게 좀 불편하다. 키보드 마우스야 개인이 편한대로 갖고와서 쓴다지만,모니터는 들고다닐수 없으니... 근데 난 들고다님ㅋㅋㅋㅋㅋ아이패드를 사이드 카 방식으로 모니터처럼 쓰고 있다.
기나긴 구직기간에는 사람이 우울해지고 사고도 좁아져서 자꾸 부정적인 생각들을 품게 되는데, 새싹 클래스 다니는 한달은 일단 햅삐했다. 나만 모르는거 아니고 다같이 모르고(?), 그래서 다같이 배우고 알아가고, 다른 친구들 첨삭해주는거 훔쳐듣다보면 그게 또 내것이 되는 것 같고, 누가 뭐 모른다고 물어봐서 그거 같이 찾아주고 알아가다보면 나도 하나 더 배우는 이게 너무 죠은것이야~ (확신의 외향형인간)
마음이 즐겁다 보니 배우는것도 재밌다. 진짜 신기하다... 내가 이렇게 바뀔줄몰랐음.. 개발 그저 어렵다고만 생각했단말이지...
확실히 서울에 살면서 복지와 혜택이 많아졌다 느끼는게 작년에는 청년수당도 받았었고, 올해는 이렇게 수업도 받을 수 있으니 나는 취업해서 돈벌면 정말 세금 열심히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능...... 취업..할수있겠지?
이렇게 종종 속마음에 있는 내용을 부끄럽지만 써보려고 한다.
나랑 비슷한 마음을 품고있는 누군가 흥미롭게 읽고서 희망을 갖게되는 계기가 된다면, 이 한몸 쪽팔리리..!
구직하는 친구들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