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가족센터에서 건강가정사 실습을 하며 느낀 점을 포스팅해 보려고 한다. 인터넷에 건강가정사 실습 후기는 없길래 쓰고 싶었다.
사실 건강가정사 자격을 따기 위해서 현장 실습은 필요 없기 때문에 실습 후기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원하면 따로 지원해서 할 수 있음) 건강가정사는 현장 실습 없이 12과목만 이수하면 그 자격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자격증도 따로 없음)
하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실습이 졸업 요건이기 때문에 올해 2022년 8월에 8일(9 to 6)에 걸쳐 64시간의 실습을 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후기를 쓰려고 한다.
건강가정사란 ‘건강가정기본법’에 규정된 건강가정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관련 분야에 대한 학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이다.
건강가정사 자격은 대학 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학교에서 사회복지학·가정학·여성학 등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한 자에게 주어진다.
(건강가정기본법 제35조 제2,3항)
건강가정사가 하는 일은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과 비슷한데(실제로 가족센터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대부분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다. 건강가정사 자격만으로는 일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사회복지사는 주로 선별적 복지, 건강가정사는 보편적 복지를 위한 일을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자격 요건은 다음과 같다.
핵심 과목에서 5과목 이상, 기초이론과목에서 4과목 이상, 상담, 교육 등 실제에서 3과목 이상 총 12과목 이상을 수료해야 한다.
건강가정사가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실습 첫날에는 현장 실습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나 포함 실습생 네 명은 실습을 담당하실 팀장님과 인사 및 자기소개를 했고, 센터의 관장님도 뵙고 인사드렸다. 그리고 팀장님과 함께 기관을 돌아다니며 각 부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센터의 홈페이지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분석 후에는 타 가족센터와 비교하여 실습 기관과의 장단점을 찾는 과제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2일차에는 1일차에 제출한 홈페이지 분석 과제에 대한 리뷰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프로포절 작성법 교육이 있었는데, 여기서 프로포절이란 사업 계획서를 의미한다. 실습생들이 써야 할 것은 가족센터에서 진행되는 연단위 사업에 대한 프로포절이었는데, 모든 사업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한 주제의 사업을 정하고 필요하다면 동일한 주제의 다른 프로그램들을 기획할 수 있었다.
모든 실습생은 실습 마지막 날에 직접 프로포절을 작성해 보고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센터의 실제 프로포절들을 보며 교육을 들었다. (이번 실습에서는 센터의 사정으로 발표는 하지 않았다. 원래는 PPT를 만들고 직원들 앞에서 발표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센터에서 하는 홍보사업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생각보다 많은 수단으로 홍보하고 있어서 놀랐는데 그 수단에는 홈페이지, 카카오톡 채널, 인스타그램, 유튜브, 인터넷 보도자료, 지역 온라인 카페(맘 카페 등), 관내 홍보물 배치 등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이돌보미교육에 참관했는데 실제로 아이돌보미가 되기 위한 교육을 듣는 분들과 함께했다. 아이돌봄 서비스란 부모의 맞벌이 등 양육공백이 발생한 가정의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찾아가는 돌봄 서비스인데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과 높은 수요로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는 사업이라고 한다.
사실 아이돌보미가 하는 일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센터와 계약을 맺기 전에 근로계약 등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여서 아이돌봄 서비스에 대해 배우지 못해서 아쉬웠다.
아이돌보미교육에 참관한 후에는 운영일지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3일차에는 특정 행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를 홍보하는 홍보지를 각자 제작해 보았다.
홍보지 하나를 제작하는 데 총 6시간이 걸렸고, 이날 실습 시간의 대부분을 여기에 쏟아부었다.
홍보지에 실을 설문지와 QR코드 등을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팀장님은 센터에 실제로 입사한다면 홍보지 제작은 자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야 할 거라고 말씀하셨다.
4일차에는 회계 교육을 듣고 공동육아나눔터 사업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회계 교육에서는 가족 센터에서 회계 업무를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셨다. 회계에 대한 내용이 어려워서 들어도 이해가 잘 안됐다.
마지막으로는 공동육아나눔터에 대한 소개를 듣고 직접 센터의 공동육아나눔터에 방문하였다. 공동육아나눔터란 자녀돌봄 및 아동양육에 대한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함께 나누고 다양한 교육과 모임의 장소로 이용되는 공동돌봄 공간이다. 공동육아나눔터에 방문했을 때 여러 양육자들이 모여 아이들이 사용할 놀이감을 만들고 계셔서 공동육아나눔터가 공동돌봄 공간이라는 말을 체감할 수 있었다.
5일차에는 대면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에 참관하고 운영일지를 작성하였으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사업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만들어진 이유가 농촌 총각의 국제결혼 때문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현재에는 매매혼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예전에는 정부에서 지원해 줄 만큼 흔한 일이어서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6일차에는 비대면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에 참관하고 운영일지를 작성했다. 비슷한 연령대의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었는데, 참가자들이 익명으로 작성한 고민거리의 내용이 비슷한 것을 보고 부모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머지 시간에는 프로포절을 작성했다.
7일차에는 하루종일 프로포절을 작성하고 마지막에 팀장님께 슈퍼비전을 받았다.
나는 한 프로그램에 배정된 참가자의 수가 너무 많고 이렇게 적은 회기의 교육으로는 참가자들 간의 '관계 개선'은 어려우니 목적을 변경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였다.
실습 마지막 날인 8일차는 정말 바빠서 하루 종일 뛰어다닌 것 같다.
일단 두 차례에 걸쳐 대면 홍보를 진행했다. 첫번째 홍보 장소는 센터 앞 공원, 두번째는 센터 내 어린이집 앞이었다.
아래는 공원에서 홍보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점심을 먹었는데, 마지막 날이라서 팀장님께서 부대찌개를 사주셨다. 정말 맛있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센터 내 어린이집 앞으로 장소를 옮겨 홍보를 이어갔다.
그 후에는 실습생들과 팀장님이 모여 각자 작성한 프로포절을 나누고, 마지막 슈퍼비전을 받았다. 시간이 없어서 이 과정은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관장님을 뵙고 실습이 끝난 소감을 나눴다. 관장님께서는 그분이 가진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에 대해 큰 애정과 신념을 갖고 계셨는데 타인에 대한 사랑과 애정, 관심이 나에게까지도 느껴져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고 나도 관장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팀장님께서 카드를 주시고 실습 기간에 나눠먹을 과자를 사라고 하셨다. 프로포절 쓰면서 스트레스 받아서 과자 찾게 될 거라고 덧붙이시면서😂(맞았다..)
실습 도중에 실습생 한 명이 코로나 확진을 받아 센터가 뒤집혔다.
소식을 접한 당일에 나도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음성이었다.
실습 마지막 날, 우리는 센터 굿즈를 선물로 받았다.
종이봉투 안에는 센터의 이름이 적힌 양말과 손 세정제, 책자 등이 있었다.
그동안 교육해 주신 직원분들과 관장님, 팀장님께 너무 감사해서 각 부서에 드릴 롤케익을 준비했는데 그때 팀장님께서 뭐라도 챙겨주고 싶어서 급하게 챙겨서 넣으셨다고 한다.
특히 팀장님은 실습 기간 내내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셨고 실습생들을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실습생 모두 큰 감사를 느끼고 있었고, 그래서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한 건데 정말 좋아해 주셔서 우리가 더 감사했다.
어떤 센터에서는 청소 등의 잡무를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교수님이 해주신 오티에서도 실습을 할 때 잡무를 많이 할 수 있다고 들었다), 내가 실습한 기관에서는 잡무 하나 없이 유익한 교육만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리고 관장님으로부터 직업을 대하는 가치관을 배울 수 있어 좋았고, 팀장님과 실시간으로 질의응답하고 피드백 받으며 실습을 진행할 수 있어 좋았다.
실습 전에 건강가정론 수업만 들었을 때는 건강가정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실습을 하고 나니 마음이 바뀌었다. 실습 후 건강가정사라는 직업은 나에게 어떨까?라는 고민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고 이 직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관장님은 우리는 섬기는 마음으로 애정과 신념을 가지고 일한다고 하셨고, 팀장님은 우리가 하는 일은 명확하게 선한 일이라고 하셨는데 이러한 말씀을 듣고 더욱 매력을 느낀 것 같다.
실습을 나가기 전에는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는데, 지각 한번 없이 실습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다행이다(왕복 세 시간이어서..). 다음 학기에는 건강가정현장실습
수업을 들으며 실습한 내용을 복기하고 다른 학우들과 나누게 될 것 같은데, 벌써 다른 학우들의 경험이 궁금하다.
이 주간 실습하며 고생 많았다!!! 건강가정 현장실습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