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code] 1달차 회고

hangkemiii·2022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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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를 작성하기에 앞서서

사실 회고를 작성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다. 예전에 velog 글 중에 부트캠프 회고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하신 분이 계셨고 (뭐 친목이라던지, 사람만 다르고 동일한 내용의 회고가 반복해서 올라온다 라던지) 나 역시 그 당시에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글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부트캠프 수강생들이 작성한 n달차 회고, 혹은 n차 프로젝트 회고와 같은 글들은 거의 동일한 내용의 글들일 것이고, 이것들이 단순히 같은 기수의 사람들이 쓴 글이라 서로 추천을 받고 트렌딩에 무분별하게 도배가 된다면 이는 명백히 좋지 않은 현상인 것이 맞다. 그렇기에 내 기억으로는 이제 velopert님이 트렌딩에 부트캠프 관련 회고글, 혹은 저격글이 올라오지 않게 조치를 취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단지 내가 부트캠프를 듣지 않고 본인만의 노력을 통해 취업한 개발자여서, 혹은 부트캠프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있어서 그들이 쓰는 회고의 의미까지 퇴색시켜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velog라는 서비스가, 단순히 개발자들 사이에서 유용한 정보 공유나 학습 용도로 사용되는 용도라면 이러한 회고는 그 취지에 어긋나며 지양해야 하는 주제인 것은 맞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커뮤니티의 순기능으로 내가 개발자로써 성장하는 과정이나 현 상태들을 기록하는 용도로써 velog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러한 회고 역시 성장의 일부분으로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최근에 내가 Velog에 TIL이나 배운 지식들을 정리하면서, 단순히 내가 이해한 것을 나의 말로 풀어간다는 목적보다는 나중에 취업 포트폴리오 용도로 활용하려고, 혹은 이 글을 볼 다수의 타인들에게 조금 더 그럴싸한 글로 보이려고 작성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사실 이 감정을 처음 느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고, 처음에는 순수하게 내가 느끼거나 쓰고 싶었던 글을 쓰는 '창작 그 자체'의 즐거움을 느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시나 단편 소설을 쓸때도 해당 표현이 타인에게 낮은 수준으로 보이지는 않을지, 혹은 지나치게 가볍고 간단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별 생각이 안드는 글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고민을 가진적이 있었다. 이는 곧, 점점 글을 쓰는것에 대한 여러 생각과 망설임을 야기시켰고 현재는 거의 글을 쓰는 취미가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절필하여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자, 앞으로 velog에 내가 배운 것들이나 성장 과정들을 기록하면서 남의 눈치를 보기 보다는 자신 스스로에게 기록될만한 글들을 쓰려고 한다. 물론 velog에 글을 기록하는 이유에 있어서 취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만은 않겠지만, 이제는 개발자 김형겸의 키가 얼마나 컸는지 차근차근 눈금을 기록하는 용도로 블로깅을 하고자 한다.


개발자가 왜 되고 싶은데?

나는 정말 어렸을때부터 뼛속까지 문과 그 자체였다. 유치원생 꼬꼬마 시절부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고, 더 나아가 간단한 시를 쓰거나 소설을 쓰는 것을 좋아했다. 그렇기 때문에 초, 중, 고 시절 모두 내 희망 진로는 동일하게 작가, 혹은 기자와 같은 글을 쓰는 직업이었다. (물론 수학을 싫어했던 것도 한몫했다. 수학 시간에는 잠만 잤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뜬금없이 개발자? 싶겠지만 놀랍게도 정말 뜬금없이 개발자가 되기로 한 것은 맞다. 자랑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3학년 9월 모의고사까지 꽤나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나는, 수시 전형으로 최저만 맞춰서 서울의 문예창작과, 혹은 언론정보학과를 지망하고자 했다. 하지만 수능을 대차게 말아먹고서, 결국 죽어도 재수는 하기 싫었기에 그냥 성적에 맞춰서 모 대학의 경영정보학과를 들어가게 된다.

경영정보학과에서는 전공으로 HTML, CSS, JS, C, Java, Android Studio와 같이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전공 수업들이 많다. 그러면 그 수업들을 듣고서 흥미를 느껴 개발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나? 그것 역시 아니다. 물론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공부를 한 뒤에는 3 ~ 4학년에는 다 A+ 학점을 받긴 했지만, 1 ~ 2학년 때 정말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전공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C, C+과 같은 학점을 받고 나는 죽어도 코딩쪽으로 진로를 잡지 말아야지 다짐했던 순간이 있었다.

사실 정말 속물같지만, 개발을 처음 접한 순간은 동기의 권유, 그리고 그 권유속에 담긴 "돈" 때문이었다. 우리는 경영학과도 아니고, 컴공도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경영학과와 관련된 진로를 가지면 죽도 밥도 안된다고, 그러니 개발을 해야한다고, 요즘 개발자들은 수요도 많고 돈도 많이 번다고 했던 동기의 말. 생각해보니 졸업 후에 내가 뭘 해야 할지도 모른채 4학년을 맞이했던 나에게는 너무나도 달콤한 회유였고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개발자가 되어볼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동기에게 영감을 받아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동기가 빌려준 인터넷 HTML, CSS, JS로 개인 포트폴리오 만들기 강의를 들었었다. 그 뒤로, 나의 속물같은 생각은 조금은 희석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작성한 조악한 코드들이지만, 그것들이 사이트에 그대로 나타나는 순간은 과장을 보태서 첫 자신의 아이를 품에 안은 아버지의 심정과 같았다. 그렇게,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써의 내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었다.

부트캠프를 선택한 이유

그렇게 나는 첫 코딩 아이를 품에 안고 나서, 1년여 가까이 혼자서 프론트엔드 공부를 해왔었다. 각종 사이트에서 좋다는 강의들도 50만원 가까이 사보고, 책도 여러권 사보면서 정말 많은 코드들을 쳐왔었다. 그렇게해서 지금의 나는

그렇다,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좋다는 강의들은 내게는 단지 똑똑한 개발자들의 코딩 쇼를 보는것에 지나지 않았고, 책 역시 초반에는 이해가 쏙쏙 되었지만 중반부를 넘어갈 수록 하얀건 종이요 검은건 글씨일 뿐이었다.

그냥 부딪치면 되겠지? 하고 구입했던 수많은 책들, 그리고 그중에서 특히 리액트 책은 props와 state 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 당시에 1일 1커밋을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이해도 못하고 readme 파일에 책 정리를 해놨었는데, 이 부끄러운 기록들은 지금 모조리 삭제하고 다시 작성하는 중이다.

여기까지 와서 내가 내린 결론은, 혼자서는 죽어도 개발자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내가 이과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개발쪽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에 나를 키워줄 수 있는 곳으로 가자! 하는 마음과 함께 졸업을 하자마자 부트캠프를 찾아봤었다. 한국에는 정말 많은 수의 부트캠프가 있고, 정말 많은 수의 후기와 회고들을 보고 나서 '기업 협업'과 '오프라인'을 내세운 지금의 내가 다니고 있는 부트캠프에 등록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바이럴은 아니다.

이게 사람사는거지

한달여간의 사전스터디를 마치고, 처음 위코드에 앉았던 순간이 기억난다. 주변의 숨막히는 공기와 열정어린 눈빛들. 부끄럽지만 나는 여기에 다니기 전까지 밤낮이 바뀌어 새벽에 자고 오후에 일어나는 피폐한 삶을 살았었고, 위코드에 다니면서 아 이래서 사람이 일을 해야 하는구나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단지 아침에 일어나, 하루종일 코드를 치고, 밤늦게 집에 들어가 피곤에 지쳐 잠이 드는 날들의 반복인데도 요즘 여태까지 살아옴에 있어서 가장 보람찬 하루 하루를 보내는 기분이 든다. 균형잡힌 패턴을 사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1~2주차 Pre-Course

1~2주차 Pre-Course에는 JavaScript의 기본을 다지기 위해 정말 수많은 Repl.it 문제를 풀고, HTML, CSS, Vanilla JS로만 인스타그램 사이트를 코딩하는 과정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정말 나는 나에 대한 많은 실망과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1년 먼저 공부를 하고 온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스로 접근해서 풀지 못한 문제들도 많았고 클론 코딩을 할때 구현 중에 막혔던 부분들도 상당했다.

결국 난, 잘못된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해온 1년여의 시간이 산산히 흩어지는 기분이라 멘탈이 아슬아슬했지만, 이제라도 느낀게 다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정말 1~2주차에는 열심히 임했었던 것 같다. 그냥 글, 혹은 영상으로 누군가의 지식을 읽거나 본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치면서 내 코드, 내 지식으로 만들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3~4주차 Foundation

3~4주차 Foundation에는 앞서 Vanilla JS로만 만들었던 인스타그램 클론 코딩 사이트를, 리액트로 다시 Refactoring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항상 리액트의 벽에 막혀서 넘지 못했던 순간들을, 처음으로 이해하고 리액트가 왜 편한지, 어떻게 내가 활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 느끼면서 개발의 재미를 알아간 순간들이었다.

간혹, 개발자들에게 코딩의 신이 스쳐지나간다, 혹은 머리에 전구가 뜬다라는 경험이 온다고 하는데 나는 그걸 여태 느낀적이 없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의 댓글 기능을 구현함에 있어서, useState와 props의 흐름들이 이해가 되지않아 골머리를 썩고 있었는데, 어느날 선릉역에서 위워크까지 걸어오는 길에 갑자기 머릿속에 코드가 번쩍 생각이 나서 후다닥 달려와 바로 댓글 기능을 구현했던 경험이 있다.

개발을 공부함에 있어서 우선시해야 할 태도는, 아직 배우지 못한 지식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아무리 높고 무서워보이는 코드들도, 결국 뚜드려 맞다보면 미래의 조금 강해져버린 내가 이해하게 된다. 부딪히는 것을 겁내지 말자!

Code Kata

라고 썼지만 아직 코드카타 (알고리즘) 시간은 좀 두렵다. 단순히 프로그래밍 언어쪽 지식이 아니라,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머리까지 있어야 하는 분야인 것 같아서 아직은 코드 카타에 대한 감이 잘 잡히지는 않는다. 그래도 같이 푸는 동기들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혹은 정 풀지 못했을때 남의 코드를 보면서 아 이런 방식도 있구나 하며 배워가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예전의 코딩쇼 관람보다는 이제는 해석을 하며 내 머릿속에 넣는 방식들을 배워간다.


커뮤니티의 중요성

부트캠프가 친목질이 심하다는 시선들이 많지만, 나는 개발자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요새 느끼고 있다. 사실 위코드에 오고나서, 세션을 통해 성장한다는 느낌보다는 동기들과의 토론, 코드 공유등을 통해 성장한 부분이 더 많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아직 나부랭이지만, 정말 감사하고 미안하게도 나한테 본인이 코딩을 하다 막히셨을 때 질문을 하러 와주시는 동기분들이 많다. 그런 질문들을 받다보면, 어 왜 나는 저런 고민을 하지 않고 그냥 외우면서 넘어갔지? 라던가 혹은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설명하면서 내 지식들을 더 단단히 굳혀가는 경험들이 있었다. 구현 화면은 하나이지만, 사람마다 구현하는 코드는 정말 다양하고, 그 코드들과 내 코드를 비교해가며 배워야할 것은 배우고, 지양해야 할 것은 지워가며 성장한 부분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현주님이나 완영님 코드를 보고 접근 방식에 감탄했던 순간들이 많다.)

그리고,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고 멘토님들이 나에게, 혹은 내가 동기들에게 자주 말하고는 했지만 적절한 비교는 오히려 자극이 되고 성장이 되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부트캠프의 강점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건 개발 외적인 부분이지만,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는 것이 좋다. 나는 원래 몹시도 내향적인 성격이라, 누군가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이상 먼저 말을 건내지 않았고, 친해지기까지 몹시 오래 걸리는 성격이었다. 그러나 사전스터디부터 조금씩 내 성격이 바뀌어가는 걸 느꼈다. 먼저 말을 걸고, 인사를 건네면서 모두와 두루두루 친하고 편하게 지내려 노력하고 있다. (요즘 들어 내안에 잠재되어있던 E의 성격들이 나오고 있다. 정적은 너무 숨막혀..) 이건 개발자로써가 아니라 사람으로써 성장하는 모멘트가 아닐까 싶다. 정말 모두들 너무 친절하시고 착하셔서 적응하는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프로젝트다

이제 Foundation 3 ~ 4주차가 끝나고, 다음주부터는 본격적으로 1차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솔직히 첫 위코드에 들어오고 나서는 아니 한달만에 프로젝트를 한다고? 그게 가능해? 라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그 생각이 아예 버려지지는 않았지만 기분좋은 설렘으로 변했다.

위코드 첫날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았을 때 훌쩍 성장해버린 것 처럼, 지금의 나와 프로젝트가 끝난 뒤의 나 역시 성장도의 차이가 클 것이다. 아까 다짐했던 것처럼, 부딪히는 것을 겁내지 않기로 했다. 보다 성공적인 프로젝트와 성공적인 개발자로써의 성장을 위해, 다가올 새로운 프로젝트를 팔벌려 환영해 보도록 하자. 첫 회고를 주저리 주저리 너무 길게 늘여놓은 기분이지만, 아무렴 뭐 어떤가. 내 velog에 내 성장을 기록한 것 뿐인데! 33기, 그리고 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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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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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5일

글 솜씨가 어마어마하시네요!! 읽는 동안 너무 공감됐어요..!! 잘 읽었습니다 :) 형겸님과 함께 공부하게되서 영광이에요🙇🏻‍♀️ 오늘 알려주신 코드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구요!! 최고! 같이 열심히 개발해보아요👏🏻 (앞으로도 도움받으러 많이 찾아가겠습니다ㅎㅎ)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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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5일

하루하루가 보람차다니 ㅜㅠㅠㅠㅠ 너무 부럽고 좋은 마인드에요 포스트에서 진짜 글 쪽으로 진로 생각하신 게 묻어나오네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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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6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많이 상담받으러 다녔는데^^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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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8일

형겸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회고록이 마치 책한권을 읽은 것 같습니다. 작가님 앞으로도 좋은 글 연재 부탁드립니다!! 멋쟁이 형겸님 화이또~~!👩‍🏫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