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L] 2020. 05. 30.

달밤·2020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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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부쩍 여름이 다가와서 그런가. 나에겐 쭉 여름이었던 작년의 냄새가 난다. 모두가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나에게 기억은 냄새다. 기억할 만 한 순간의 온도, 분위기, 소리가 냄새로 남는다. 그리고 어쩌다 맡게 된 냄새는 다시 그 때의 상황을 기억으로 불러일으킨다. 특히 비 내린 다음 날 도로 냄새나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메마른 흙 냄새는 특히 잘 잊혀지지 않는 냄새 중 하나다.

나는 겨울의 마지막에 내린 비 냄새를 종종 봄 냄새라고 생각하곤 한다. 계절의 변화는 기후변화를 동반하곤 하니까.

2019년은 의심의 여지 없이 뜨거운 여름의 태양 냄새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한 낮의 열기에서 고통받는 열대야 속에 있는 것 같다. 겨울이 찾아오면 따뜻했던 여름 밤이 그리워질 것을 알기에 완전히 잊고 싶지는 않지만, 바람 없는 열대야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지금도 그리 유쾌하지는 않네. 에어컨을 달던가, 아니면 가을의 비 냄새를 기다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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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늦은 밤, 달밤의 개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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