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보는 당신은 개발자로써 글쓰기에 조금은 관심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나 자신도 옛날부터 개발자 글쓰기에 꾸준히 관심이 있던 한명이었다.
새해가 되면 올해는 꾸준히 글을 써보자 다짐해보지만 한달도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도 새해를 맞아 글을 써보자! 라는 마음으로 사내 글쓰기 스터디를 시작하게되었는데 글쓰기가 어려운 당신에게 라는 글을 추천받아 읽으면서 그동안의 글쓰기 역사를 돌아보았다.
해당 포스트에서는 글쓰기에 관해 다음과 같이 두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경험을 공유해주셨다.
- 글을 써야 하는 이유와 계속 쓰기 위한 마인드셋
- 구체적인 글쓰기 방법
포스트를 읽고 해당 내용을 내 입장에서 정리해보는 것이 꾸준한 글쓰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내 얘기를 돌아보는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본 글에서는 원글을 참고하여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나누어 개인의 경험을 회고해보고자 한다.
개발이라는 것을 아주 최초에 시작하던 2004년에는 사실 국내에 ‘블로그’라는 개념조차 희박하던 시기로 인터넷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자료는 전혀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 출범이 2003년 10월이니 이 시기의 인터넷 자료수는 수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기에 이 시기에는 개발자로서의 글쓰기에는 전혀 생각도 없었고 블로그란 일상 얘기를 올리는 일종의 SNS였을 뿐이다.
(2004년 올렸던 글들을 돌아보니 어렸던 내 말투에 소름이 쫙 돋았다)
시간이 아주 조금 흐른 후 특성화고에 진학하여 처음으로 '개발자의 글'을 작성하게되었다.
아주 처음 작성한 글은 데이터베이스 수업 내용을 정리한 글이었다.
(처음으로 배웠던 DB는 MSSQL)
2007년에도 고등학생이던 내가 작성한 네이버 블로그의 C언어, 자바 기초 요약글에 나름 조회수가 나올 정도로, 인터넷 상 특히 국내에는 아직 정보 자체가 많진않았다.
대학에 입학하고는 음주가무(?)를 즐기느라 바빴다.
블로그는 주로 취미생활을 기록하는데 쓰여졌다.
당시에 취미로 하던 것은 밴드 합주와 라이브클럽 이용이었다.
당시 좋아하던 밴드들의 정보를 취합해서 올리고, 라이브 감상 후기를 올리는 등 내용을 올리곤 했었다.
시간이 꽤 흘러, 내가 대학에 입학해 술먹고 노는동안 세상이 많이 바꼈다. 넷상엔 이제 너무 많은 기초정보들이 있었고 그렇기에 그저 그런 수준의 글들은 힘을 잃었다. 당시에는 신기술 소개 및 아키텍처 소개에 대한 글들이 인기가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내에 한창 신기술들이 많이 유행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시간이 더 흐르고 이제 사람들은 신기술에도 익숙해졌고, 각종 개발언어 및 프레임워크의 문서들도 상당히 견고해졌다.
해당 시기에는 당시 하던 대외활동때문에 반기마다 프로젝트 진행을 했었는데 할때마다 신기술을 이용했기 때문에 뭔가를 정리할 틈 없이 새 언어, 새 프레임워크를 익히는 데에 집중했기에 취미 포스팅도 거의 하지 않고 드물게 의무적 포스팅을 작성하곤 했다.
그 후엔 개발자로서 실력에 도움이 된다 생각해서 꾸준히 글쓰기를 해보자 생각하고 티스토리도 개설했다가, Github 블로그도 개설했다가, 네이버 블로그를 개발용으로 따로 팠다가 하면서 글 몇 개 작성하고 그만두기의 반복이었다.
(그나마 가장 글을 많이 작성했던 개발용 네이버 블로그)
글쓰기 스터디를 시작하고, "일주일에 한개이상 꾸준히 뭐라도 글을 쓰자" 는 목표가 있었는데 목표에 턱걸이로 일주일에 단 하나, 맛집리뷰만 적었다 (아직은...?)
그동안의 세월을 회상해봤을 때 꾸준히 글을 쓰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글을 쓰려는 이유와 목적이 불분명했다는 것 같다.
취미생활 기록이나 리뷰 글은 "기록"이라는 명확한 이유와 목적이 있었으나, 개발블로그의 경우 단순히 '개발실력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으로 시작했던 부분이라 글을 쓸 유인이 부족했던 것 같다.
시기별로 살펴봤을때 목적별로 글 작성의 난이도가 달랐다.
개인 SNS - 쉬움
수업 정리 - 쉬움
취미생활 기록 + SNS - 쉬움
(게으른) 개발블로그 - 어려움
(더 게으른) 개발블로그 - 어려움
리뷰블로그 + 개발블로그 (예정) - 쉬움 + 어려움
취미생활 기록이나 리뷰 글은 작성시 사진이 많이 들어가고 사진을 바탕으로 글을 붙이는 구조이기에 쉽게 작성 가능했으나, 개발블로그는 형식이 자유롭고 내용물의 자유도도 높아 쉽게 글을 완성하지 못했다.
글을 적는 것이 다른 업무나 취미생활에 우선순위가 밀리다보니까 글 작성이 하루 이틀 한달 두달 미뤄지고 점점 안쓰게 되었던 것 같다.
과거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개발실력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은 사실 기술설명 포스트를 작성하면 조사하는 과정에서 어느정도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소하거나 신기술이 아닐 경우엔 수요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개발실력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은 너무 모호한 내용으로 이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리뷰블로그가 개발블로그에 비해 작성시간이 짧으므로, 주마다 글쓰기에 특정 시간을 할당할 경우 개발블로그를 쓰는데 집중하고, 리뷰블로그는 여가시간에 작성할 수 있도록 조정하려한다.
왜 글쓰기가 계속 이어지지 않았을까? - 우선순위 낮음 에서 깨달았던 것 처럼, 글쓰기를 여가시간에 수행하는 여가활동의 일부로 여길 경우 우선순위를 계속 낮추게 되어 점점 미루게 된다. 이에 블로그 작성에 사내 글쓰기 스터디를 통해 확보한 업무시간을 사용하였다. 또한 사내 위키 문서 등을 꾸준히 작성 / 업데이트하며 글쓰는 습관을 강화하도록 한다.
원글의 "글쓰기도 일의 일부다"와도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원글에서는 "의도적으로 피드백을 만든다" 를 권장했다.
해당 부분은 이미 글쓰기 스터디를 통해 어느정도 충족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나는 나아가서 좋은 글은 많은 독자의 선택을 받는다고 생각하기에, 통계기능을 적극 활용하여 글의 주제나 짜임새와 통계를 결부지어 어느정도 자체 피드백을 얻으려고 한다.
원글을 보며 글을 꾸준히 쓰기 위한 자아성찰과 목표 설정을 해보았는데,
사실 목표를 세운다는게 항상 실천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터라 올해도 꾸준한 글쓰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작심삼일도 3일마다 반복하면 3일에 한번은 실천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중꺾마로 올해 조금 더 발전된 스스로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