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을 안 해본 이제인에게 인적성검사는 너무 먼 세상 이야기였다. 게다가 캠을 키고 AI가 평가한다니.. 무서웠다.
근데 다 끝나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이거 좀 재밌다 였다.
소마 선발에서 AI면접은 웬만하면 붙는다고 한다. (근데 떨어지는 경우도 있긴 하다더라.)
부담갖지 말고 그냥 차분히 하란대로 하면 된다.
소마를 같이 준비하던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었다. (무려 새벽 네시에..)
유튜브에 "AI면접", "AI역량검사" 등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이다.
(혹시 필요할까봐 링크 걸긴 하는데 검색하면 진짜 바로 나와요 광고 아님)
→ 영상1 영상2
만점으로 통과해야지!라는 마음은 전혀 없었고 이런 면접이 너무 낯서니까 대충 훑어만보자 싶어서 면접보려고 한 날 아침에 나갈 준비할 때 틀어놓고 슬슬 봤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직접 영상 참고하면 될 것 같고 중요한 건 진행 방식이다.
크게 보면 이렇다. (중간에 짜자른 것도 더 있다.)
사실 내 성격에 이게 제일 어려웠다...
어떤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든 머리 굴려서 대답할 수 있겠지만 나에 대한 이야기를 힘들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부분은 유일하게 미리 연습했다. 연습이라기 보다는 대본을 구상했다.
질문 리스트
1. 자기 소개
2. 나의 장/단점
3. 지원 동기
각 질문에 대해 어떤 내용을 말하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이에 대한 키워드를 미리 적어봤다.
이 키워드들을 기반으로 어떤 순서로 어떤 말을 할지 머릿속으로 대본을 써보면 된다.
키워드를 적는 이유는 내가 구상했던 전체 스토리가 틀어지지 않도록 중간 이야기를 안 빠지고 다 얘기하기 위함이다.
내가 자기소개에서 말하고 싶었던 내용
나는 누구고, 내 전공이 뭐고, 코딩을 이렇게 시작했고, 그래서 이런 걸 해보고 싶고, 앞으로 이런 걸 하고 싶다.
내가 적어뒀던 글
이제인 → 컴소 전공 → 대학 와서 코딩 처음. 알고리즘 동아리 → 코딩 교육 흥미
키워드를 메모장 같은 데에 띄워놓고 큐카드 보듯이 살짝씩 보면서 얘기하면 된다.
오히려 대본을 적어두면 줄글을 읽다가 카메라에서 시선이 많이 벗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건 사람by사람일 것 같기도 하다.)
어떤 내용을 말할지는 지원서를 읽다보면 생각이 날 거라고 본다.
핵심 내용을 잘 짜집기하면 스토리가 나온다. 대놓고는 없더라도, 나도 지원서 읽어보면서 내 장점은 이런 거, 단점은 이런 거를 어필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 얘기를 쓴 건데 뭐라도 뽑아내면 된다.
(지원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1편으로)
그리고 내 생각이지만 완전 이상한 말을 하지 않는 이상 내용이 그렇게 중요하진 않지 않을까? AI가 뭘 안다고..?
어떤 상황을 설명해주고 나라면 어떤 말을 할지 그냥 얘기하는 거다.
내 생각에 제일 중요한 건 차분한 표정과 차분한 말투이다.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회사에서 일어날 법한데 정말 난처해서 나한테 안 일어났으면 좋겠는 상황들이 제시되었었다. (의견 충돌 중인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을 때라던가, 잘못한 사람한테 위로해줘야 한다던가..)
내가 여기서 당황한 티를 내거나, 화를 내거나 한다면 실제 상황이었어도 나는 이 사람들에게 좋은 점수를 못 받을 테니까 최대한 돌려돌려서 이쁜 말, 적어도 눈꼬리가 올라가있지 않는 얼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종류의 사고력 혹은 순발력 혹은 운빨 등등을 체크하는 게임들을 해야한다. 솔직히 재밌었다. 근데 힘들었다.
내가 힘들었던 부분들은
그치만 높은 점수를 받는 게 중요하진 않다. (영상에서 했던 말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게임을 즐기고 재밌어하려고 노력했다. 화가 나거나 지쳐도 표정을 안 들키려고 신경 썼다.
약간 현타올 때도 있다.
맞으면 왼쪽방향키, 틀리면 오른쪽방향키를 눌렀는데 다 끝나고 나서야 왼쪽 오른쪽을 바꿔서 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좀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점수가 안 중요해도 억울하고 내가 멍청한 걸 티낸 느낌이고 그랬다...
그치만 다 이겨내야 한다. 카메라는 항상 돌아가기 때문에..
안내 메일에 나와있는 사항이다.
이어폰을 안 쓰면 어떻게 될지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혹시 모르니 하란대로 하자.
그리고 게임할 때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일 일이 생각보다 많아서 터치패드보다 마우스를 추천한다.
면접 보기 전에 이어폰과 마우스를 챙겨놓자.
그리고 이건 소마 AI면접 때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예전에 화상으로 인턴 면접을 봤을 때다.
면접 한 시간 전쯤 노트북 캠을 키고 머리 좀 정리하려 했는데 화면이 흐릿했다. 왜 이럴까 싶어서 껐다 켰더니 화면이 까맣게 아무 것도 안 나왔다.
이따가는 되겠지 뭐 하고 면접을 보려는데 면접관님이 화면 안 보인다고 카메라 켜달라 했다....
너무 당황해서 아이패드 주섬주섬 꺼내서 했다. 근데 이게 잘 안 세워지고 각도도 마음에 안 들어서 고생 좀 했다.
세팅 미리미리 확인해두자.
이거도 앞에서 언급했던 인턴 면접 때 일이다.
자주 가던 꽤 조용한 카페에서 면접을 봤었는데 그날 따라 너무 시끄러워서 내 마이크로 소음이 엄청나게 들어갔다.
떨어진 건 둘째치고 (왜냐면 아는 거 하나도 없는데 일단 지원했던 거라 대답을 제대로 못했다) 면접관님한테 너무 미안했었다.
소마 AI면접은 스터디룸을 빌려서 봤었다.
집에 마땅한 배경과 책상이 없다면 스터디룸 추천한다. 단 안정된 와이파이, 책상과 가까운 콘센트, 소음 차단이 보장돼야 한다.
옷은 입고 합시다! ^^
(이 친구는 다행히 합격했습니다)
소마 선발 과정에서 AI 면접이 그닥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아서 2.5로 했는데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다. 시리즈를 쓸 수록 말이 많아지는 것 같다.
이 긴 글을 읽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안전하게 합격했으면 좋겠다.
마지막 팬티 때문에 앞 내용이 기억이 안나요ㅋㅋㅋ쿠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