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캠퍼스 프론트엔드 수강을 시작했다. 겨울에 시작해서 내년 여름에 끝나는 -심히- 긴 교육과정이다. 다른 사람이 짜놓은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게 얼마만인가? 나한테 공부 머리가 남아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번 기회에 테스트를 해봐야겠다.
일주일 동안은 2명의 강사가 Git과 Html/Css를 각각 가르쳤다. 현직 개발자 한 명은 취업을 위한 이력서 특강도 했다. 수강생들은 열의가 있어서 뭐든지 열심히 듣는 모습이었고, 정해진 학습시간 외에 더 공부를 하는 친구도 있었다.
요즘에 워낙 취업하기 힘들다고 들어서 수강생이 열심히 하는 건 예상한 일이었다. 나는 사실 현직에 있는 분들이 강의와 멘토링을 하는 게 신기했다. 라떼(!)는 정시퇴근 하는 날을 손에 꼽을만큼 개발자의 근무환경이 안좋았기 때문이다. 법적 기준으로 대기업에 속하는 회사에 다녔음에도 라떼는 그랬다.
아무튼, 52시간제 도입에 코로나로 인한 근무환경 변화로 IT 업계가 천지개벽하긴 했나보다. 개발자로 퇴근 후 투잡이 가능한 시대라니. 10년 전에는 정말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었다. 심지어 나의 지인 중 한 명은 주 4일 근무에 풀 재택으로 일하고 있어서, 요즘은 여기가 네덜란드인지 한국인지 헷갈린다.
다시 패스트캠퍼스 이야기로 돌아와서, 첫 주에는 그룹스터디를 위한 조편성을 했다. 패캠에서는 강의도 중요하지만 그룹스터디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나도 가장 기대를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각자 원하는 스터디 주제를 골라 자연스럽게 조가 짜여졌다. 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편성되었다. 다들 적당한 텐션이라 마음에 들었다.
처음엔 내가 나이가 많아서 조원들이 나를 멘토인 줄 알까봐 걱정했다. 다행히 나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여서 감사했고, 조원들 실력을 보니 나만 잘하면 그룹스터디가 잘 굴러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