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그래의 미생 🐊 (Final Episode)

윤성현·2024년 12월 13일

악그래의 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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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고민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해야할 것을 한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음에 집중하고 그 자체로 즐거워한다.
발목을 잡던 고민을 멈추고, 다시 시작하게 되는데...

제 8국. 반복되는 패착

  • 패착 : 그 곳에 돌을 놓았기 때문에 패하게 된 악수(惡手)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새로운 팀을 만나며 새로운 기분과 감정에 즐거웠다.
새로운 팀과 함께 좋은 분위기 속에서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고 싶었고,
유연성 강화 목표로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며 협업 능력을 성장시킨다" 라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즐겁지 않은 상황과 감정이 조금씩 생겨났다.
아니 어쩌면 그러한 상황과 감정이 돌아왔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주어진 일을 잘 해내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다른 동료들과 비교하게 되었고, 주말을 지나면 돌아오는 월요일에 고통스러워 했다.
다들 빠르게 주어진 일을 처리하고 내가 해결해야하는 일들이 쌓여가는 상황 앞에서 마음의 부담감은 커져만 갔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아니, 어디서부터 문제였던 것일까.
돌아보니, 나는 여전히 "잘하는 것"에 집착하고 있었다.
레벨2를 마치면서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음에 집중하고 그 자체로 즐거워한다. 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난 똑같았다.
내가 적당히 잘하는 것에 그치며, 그저 그런 목표를 세웠던 것이다.
새로운 성장에 도전하지 않았기에, 비슷한 상황 앞에서 여전히 똑같은 수를 놓고 있었고 다시금 패착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었다.

제 9국. 다시 묘수

  • 시도하라. 도전하라. 고민 대신 생각을 하고, 수를 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 펠리컨은 자신보다 큰 동물을 먹지 못해도 일단 입에 넣어보려고 한다. 저래서 먹는게 있나 싶지만, 놀랍게도 멸종되지 않았다.

주어진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시간은 어제와 똑같이 흐르고 있고, 주어진 상황은 여전히 그대로다.
문제가 없어지길 바라며, 두려워하거나 소극적으로 움츠러든다 한들, 주어진 문제는 없어지지 않는다.
문제를 마주하니, 주어진 일을 너무 잘 해보려고 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개발 실력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코드를 작성하고 고쳐도 되었을텐데, 나는 완벽함에 집착하고 있었다.

악순환이었다. 실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 하나만으로 완성된 악순환이었다.
개발 수준이 높지 않아 완벽한 코드를 작성하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한 로직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못해 코드 작성을 하는 것을 머뭇거리게 되었다.

문제를 마주하니, 생각보다 해결책은 쉬웠다.
"해보자. 머뭇거릴 시간에 코드를 작성해보고, 모르는 것은 빠르게 물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도중심주의를 도입했다.
마침 유튜브로 보게된 펠리컨의 영상을 보면서 일단 시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주어진 일들을 시도해보고, 이후엔 일을 더 잘게 쪼개서 시도해보았다.
점차 하나씩 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고,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제 10국. 대국에 관하여

  • 대국(對局) : 바둑이나 장기에서 선수들 간의 대결; 일의 어떤 국면에 마주한다.

당신은 어떤 수를 두고 있는가?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몇 가지 작은 시도에 성공해봤을 뿐이다.
미래의 나는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은 적어도 두려움에 마주하고 있다.
잘하지 못해도 도전해보고, 그런 도전 속에서 새로운 자신감을 찾아나가고 있을 뿐이다.

협업은 무엇일까. 종국적으로 "우리"라고 하는 "팀"이 즐거운 과정과 공동의 목표하는 결과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가 협업이 아닐까.
그런 지점에서 이런 작은 시도 역시 협업의 관점에 얼추 맞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 두려운거지, 안 무서운 사람이 어디있겠어. 두려워도 마주하는거지. 바둑판 앞에서 돌 하나 못 놓고 대국을 마치는 것보다 뭐라도 두고 나오면 후회가 덜 남잖아" - 악어(윤성현)

"넌 잘 모르겠지만 바둑엔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 드라마 `미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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