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고 싶은 일을 좇아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내려놓고 새로운 착수를 시작한 악어.
결국 나아가다 보면 완생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계속해서 새로운 수를 두기 시작하는데...
- 자충수 : 스스로 행한 행동이 결국에 가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됨
'따라잡는게 아니다. 그저 새로운 수를 놓으며 이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다시 수를 두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런 생각은 흐릿해져갔다.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는 새로운 과제들을 마주하니, 내가 마주한 것은 벽과 같았고, 오르지 못할 산과 같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주어진 과제들을 잘 해결해나가는, 적어도 내 눈에는 잘 해결해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동료 크루들이었다.
내게는 높은 산이었고 오르지 못할 것만 같았던 난관 앞에서, 너무 쉽게 걸음을 내딛고 어느샌가 저 앞에 멀리 나가 있는 것 같은 동료들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노력이 부족했나보다. 더 노력하면 되겠지. 더 시간을 쏟고 내 자신을 더 부어 넣으면 될거야."
그동안 노력해서 못 이뤘던 경험이 적다보니, 노력이 모든 일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코치 '왼손'의맹렬히 노력하는 파리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재능이 없는 것인가?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의문에 빠지게 되었다.
이런 고민 속에서, 노력하고 있음에도 개발을 잘하지 못하는 것 같은 내 모습에 괴리감과 좌절을 느끼게 되었다.
오히려 계속해서 들이는 노력이 더 큰 좌절감으로 인도하는 것 같았다...
- 인생에 수를 두다 보면 묘수를 발견하곤 한다.
- 때로는 나 자신을 타인으로 여길 때, 우리는 자신을 조금 더 돌볼 수 있게 된다.
'노력이 무조건 잘함의 조건이 될 수 있는가, 엄밀하게는 노력한다면 정말 개발을 잘하게 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 빠졌고,
그럼에도 내가 지금 생각하는 '잘한다'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개발이 즐겁지 않게 되었다.
아니, 우테코의 과정이 즐겁지 않게 되었다. 이런 고민 속에서 벗어나 다시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는 한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했다.
"잘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우리는 어떤 재능이 있거나 잘하는 영역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아마도 우리의 성과지향적인 생각이 그렇게 우리를 만든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잘하지 못하면 즐거움을 누릴 수 없는 것일까? 잘하지 않아도 즐거움을 누릴 수는 없을까?여러 크루들과 얘기하며, 또 많은 고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생각보다 나 자신은 칭찬할만큼 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안드로이드 프레임워크를 처음 사용하면서 여기까지 따라온 것 그 자체로 잘하지 않았는가.
어쨌거나 모든 과제를 제 시간 내에 제출했고, 늦은 적 없이 여기까지 온 것 만으로도 충분히 칭찬할만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자신을 칭찬하고, 많은 부분을 받아들였다. 코드리뷰를 많이 주고 받지 못하더라도, 코드가 조금 덜 깔끔하더라도, 구현은 이뤄내지 않았는가.그런 나에게 비난의 화살을 던졌던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였다.
그런 내가 비난의 화살을 거두고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칭찬한다면 좋지 않을까. 그렇게 나 자신을 칭찬해보기 시작했다.
'더 열심히 할 걸' 후회하기 보다는 '이번에도 잘 했어'라고 칭찬을 해보았다...
- 장고 끝에 악수(惡手) 둔다.
- 긴 고민이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고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긴 고민은 때로 불필요했을 수 있다.
"고민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해야할 것을 한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음에 집중하고 그 자체로 즐거워한다."
이제는 이런 생각으로 임하면서 주어진 시간들에 만족하게 되었다.종종 우리는 무엇이든 잘하려고 고민한다. 좋은 고민일 수 있겠지만, 그런 고민이 때로 필요한 고민인지, 아니면 그 고민 자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민으로 스스로를 고통 속에 밀어넣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한다.
필요한 고민이라면 생각외로 오랜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고민이 길어진다면, 오히려 악수를 두고 있는 것일 수 있다.이제 다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두려움보다는 다가올 미션에 기대가 생겼고, 새롭게 배운 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난관을 겪으면 비슷한 고민을 반복할 수 있겠지만, 그때는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대국을 즐기고 싶다면, 일단 이 판부터, 그리고 당신 자신부터 사랑해보면 어떨까 - 윤성현(악어)"
3편도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