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짜 오랜만에 블로그를 다시 쓰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사실 그동안 블로그를 거의 안 못 썼다.
정확히 말하면, 코드를 안 짠 게 아니라 ‘개발자로 살아가는 미래’를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개발자로 계속 커리어를 이어가야 하는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더 현실적인 선택인지,
AI가 점점 빨라지는 시대에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잠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결국 돌아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냐하면 결국 제일 재밌는 게 개발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끝까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느낌이 계속 마음에 남아있었다.
1년 정도 다녔던 스타트업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이유는 사실 많은 스타트업 개발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개발자는 회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불안해진다.
서비스 방향이 바뀌고, 투자 상황이 흔들리고, 인력이 줄어들고, 우선순위가 계속 바뀐다.
그렇게 퇴사를 하게 되었다.
사실 새로운 시작 이었던 것.
어쩌다 보니 지금은 코딩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에는 개발자가 너무 불안정하게 느껴졌다. 특히 요즘처럼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기라 더 그랬던 것 같다.
때 마침 코딩학원 강사 제안(?)이 들어왔다.
위의 이유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막상 시작해보니, 생각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정말 재밌었다. 원래도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걸 좋아했다. (부트캠프 중독자였던 이유와 일맥상통하다.)
영재교육원에 합격하고, 대회에서 입상하고, 학생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한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정말 많은 것들을 맡게 되었다.
내가 맡고 가르쳤던 것들
- Python
- C언어
- 알고리즘
- 화성시 영재교육원 준비반
- 사고력올림피아드
- AI 활용대회
- AI 활용 수업
- 블록코딩
- 자기소개서 / 면접반
- 디미고 준비반
학원을 다니면서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 특히 “어떻게 설명해야 상대가 이해할까?”를 계속 고민하게 되면서,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개념들도 다시 처음부터 뜯어보게 됐다.
이게 진짜 신기했다.
처음에는 “개발 말고 다른 길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개발을 잠시 떠나 있으니까 더 명확하게 느껴졌다.
나는 결국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무언가를 설계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계속 개선하고, 왜 터졌는지 끝까지 원인을 파고드는 과정 자체를 좋아했다.
특히 에러 하나 잡겠다고 몇 시간을 붙잡고 있다가, 원인 찾고 해결했을 때 그 쾌감은 아직도 못 잊겠다.
남들은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나는 이상하게 그 과정이 재미있다.
물론 새벽까지 디버깅만 하고 있을때는 재미없을때도 있다,,,
요즘 개발 시장은 솔직히 쉽지 않다. 특히 웹 개발 시장은 더 그런 것 같다.
올해 4월 상생 채용박람회도 직접 다녀왔는데,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도 꽤 현실적이었다.
예전에는 며칠 걸리던 작업을, 이제는 AI가 몇 분 만에 초안을 만들어내는 비현실적인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시장에서 나는 화려한 학벌도 없고, 대기업 경력도 없는 주니어 개발자이다.
그래서 더 불안했던 것 같다.

'내가 지금 다시 시작해도 경쟁력이 있을까?'
이 생각을 진짜 수도 없이 했다.
그럼에도, 내가 다시 개발자를 준비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단순했다. 개발 말고 진짜 하고 싶은게 없었기 때문이다.

돌고 돌아 다시 개발이다. 물론 지금 당장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다. 아직 계약도 남아있고, 다시 웹 개발 감각도 끌어올려야 하고, 정리해야 할 것들도 많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두렵기는하다. AI는 앞으로 더 빨라질 거고, 시장은 더 치열해질 거다.
근데 이제는 예전이랑 조금 다르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개발 잘하고 싶다.'였다면, 이제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방향을 고민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코딩학원 강사도 나름 재미있지만,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내가 더 훌륭한 개발자가 되어 좋은 커리어를 다시 이어간 이후에, 다시 도전해도 늦지 않을 직업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항상 응원합니다 ~!